작은 아이 학교에서 작년에도 댄스를 배우고 발표회를 했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댄스 대회에 나가도 돼요?"
"언제인데?" " 아직 몰라요." 한다.
작년에는 주일 오후 4시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그럼 나가도 되지" 했는데
웬걸~~~ 주일 아침이란다.
그런데 의상도 맞추었고 하은이와 하빈이의 역할이 있기에
갑자기 주일이라서 출전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하여
올해 출전하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오늘 댄스 대회에 출전을 했다.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 3시-5시까지 작은 아이학교
지하실에서 연습을 했는데 언제나 내 눈에는 노는 것으로 보였었다.
우리네처럼 스파르타 식으로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책 읽다가
시간 되어 내려가 보면 언제나 게임하며 노는 것만 보았기에
그저 아이들 격려 차원에서 소규모로 하는 대회려니 했다.
어제 핸드폰에 아침 7시 30분까지 도착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는
무슨~~~ 새벽부터 오라고 하나.... 그리 생각하고
아침에 아이들 태우고 30분 늦게 8시에 도착을 했는데
너무나 놀라서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차를 주차할 곳이 없다.
갑자기 불안이 밀려들면서 내가 뭘 잘못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히 아이들을 먼저 내려주고 돌아도 주차자리가 없어서
한쪽에 바짝 붙여서 차를 주차하고 서둘러 뛰어갔다.
안에 들어가서는 더 놀랐다.
작년의 발표회 분위기가 아니다.
의상과 화장, 그리고 머리까지 다들 완벽하다.
이상하다~~~ 이건 아닌데......
내가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고 있었구나!!!!
아침에 하은이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이모가 보내주신 화장 가방을
챙기더니 다들 모여서는 구경을 한다.
아마도 안에서 화장을 하려나 보다.
그런데 주변을 보니 전문가의 솜씨로 다들 얼굴을 댄스의 분위기에
맞게 꾸몄다.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이 젤리를 사달란다.
꼬마 손님이 많으니 오늘이 대목이지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무지 비싸다.
긴 것을 사달라 하여 하나씩 샀는데 우리 돈으로 긴 젤리하나가
2,500원이나 한다.
젤리 두 개에 5,000원을 주고 사면서 속이 쓰리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선물이라 생각하고 인심 쓰자 하며 속을 달랬다.
아침 7시 30분부터 모였고 방송 안내를 들으니 밤 11시까지 한다니
다들 여기에서 아침, 점심을 그리고 저녁까지 해결하지 싶다.
미리 알았으면 맥도널드 안 들렸을 것을...
입구에서는 대회 신청과 음악 CD를 전달하고 순서를 배정받는다.
입장요 3,500원을 내고 들어가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계를 보니 8시 15분이다. 대회 시작은 9시이고 고등학교까지
대회가 다 끝나면 밤 11시란다.
세상에.... 무슨 대회가 오밤중까지...
옆에 앉으신 헝가리 할머니께서 놀라서나를 보신다.
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이니 오후 2시 정도면 끝날 거라고 하는데
오후 2시?
무대 위에는 이번 댄스 대회에 협찬한 기업을 소개하는 현수막이 있다.
어느 학교인지 미리 무대 위에서 리허설을 한다.
우리 애들 학교는 어디 있나 목을 길게 빼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에미라고 자꾸 저 학교는 너무 오래 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우리 애 학교도 무대 위에서 연습 한번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드디어 시작을 했다.
한쪽에 테이블을 놓고 사회자가 앉아서 사회를 본다.
이상하지도 않다.
작년에는 이상했는데....
대회이니 심사위원을 소개하는데 그제사 상황판단이 된다.
심사위원 5분이 장난이 아니다.
EU댄스 협회 대표, 헝가리 댄스 협회 대표.....
그리고.... 드디어 시작. 그런데 정말 잘한다.
표정도 어찌 저리 방글방글 웃으면서 몸놀림도 어찌 저리 힘있게
예쁘게 잘하던지.....
저 팀은 본선 진출을 했다.
모두 다 올릴 수가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모든 팀이 다 발표를 하고 예선을 통과하면 다시 한번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결과를 기다린다.
그러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9시에 시작했는데 딸들은 오후 1시 15분에 무대 위에서 춤을 추었다.
에미는 지쳤고......
이 팀도 본선 진출을 했다.
벌써 시간은 11시가 지나가는데 딸들은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조금씩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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