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와 축복의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교장선생님의 기도로
식사가 시작되었다.
하은이는 담임선생님께 한국음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고 있다.
이것은 무엇으로 만들었고 어떤 맛인지.....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는 한국음식을 무지 좋아하신다.
고등학교 교장선생님과 귀여운 딸.
중국 여자아이를 입양하셨다.
2 년 전에는 아가 더니 참 많이 컸다.
열심히 김밥을 말아 보시는 선생님들.
본인이 좋아하는 야채를 직접 골라서 넣고 김밥을 만다.
칼로 잘라서 안을 들여다 보고는 감탄사가 연발이다.
밥 안에 야채가 예쁘게 들어가 있는 것이 무지 신기한가 보다.
다들 만들어서는 가지고 가셨다.
하빈이 한복을 벗겨서는 원하는 아이들에게 입히고 사진 촬영을 했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아빠가 손을 얌전히 모아서 무릎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설명을 하신다.
우리 아이들의 몸가짐을 유심히 보셨던가 보다.
난 개인적으로 전통적인 한복을 좋아한다.
요즘 유행하는 한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단체복 같아서....
하빈이 저 한복은 남대문시장을 다 뒤져서 창고 정리한다는 구석진
가게에서 아주 싸게 샀다.
난 오히려 저런 옛날 한복이 더 좋다.
전통놀이 체험으로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하은이 한복도 그때 함께 구입을 했는데 가슴 아프게도
사온 한복이 작다.
다행히 몇 년 전에 서울로 돌아가신 집사님 딸의 한복을 물려받아서
참 고맙게도 잘 입는다.
한복을 받을 때는 하은이가 어려서 언제 크나 했는데 벌써 입는다니....
세월 참 빠르다.
나중에 서울 가면 색동 한복으로 맞춰줘야겠다.
아니면 노랑 저고리로....
남자아이들은 제기차기에 열심이다.
옆에서 지켜보니 맘처럼 안되니까 안달들이다.
젓가락으로 콩 옮기기를 했다.
하은이는 옆에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잘하게 되면 둘씩 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이 옮기나 시간을 잰다.
그리고 수도 세어서 어느 쪽이 이겼나 심판도 봐준다.
윷놀이도 준비를 했지만 시간상 생략했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다른 국제학교에 비하면 한국 가정이 적다.
다 모여 봐야 11 가정이다.
한 분은 주일 준비로 일찍 가셔서 10명이 모여 사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다들 뒷정리로 바쁘신데 미안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나도 먼저 나와야 했다.
내일 주일 식사 준비가 있어서....
이래저래 미안해서 언제 점심식사나 집에서 대접해야겠다.
다들 오시라고 해서....
참 고마운 선생님들.
하은이가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모두가 선교사이다.
학교에서 월급이 안 나간다.
다들 이 학교로 올 때 후원을 개인적으로 받아서 오셔서는
2-3년을 열심히 아이들을 사랑하며 가르치시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서 본업에 충실하신다.
이 학교의 아이들은 정말 큰 사랑을 받으며 공부를 한다.
선생님들은 한 아이 한 아이를 위하여 기도하시며 가르치신다.
오늘은 아이들이 선생님께 고맙다고 절을 올렸다.
엄마들은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고 따뜻한 밥을
준비해 대접했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 선생님들.
난 이 학교 선생님들이 참 좋다.
그리고 우리 딸이 정말 신나게 이 학교를 다녀서 더 좋다.
가을에 작은 녀석도 함께 다니면 참 좋겠다.
집에 돌아오니 부엌이 폭탄 맞았다.
치우고 나니 벌써 밤 9시를 훌쩍 넘기고, 안 입던 한복 입고
고무신을 신었더니 발은 얼마나 아프던지.....
일 년에 한 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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