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오후 5시쯤 집으로 돌아가다가 하늘을 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탄성을 지르면서
"와아~~~~ 불 새가 날아 간다.
저 큰 날개 좀봐. 저 머리 좀 봐. 아주 빠른 속도 인가 봐.
우리 오늘 불새 봤다. 그치?"
엄마도 큰 딸도 작은 딸도 한 번씩 카메라 돌려 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구름을 보다가 옛일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였었던 것 같다.
그때 큰 이모가 군산에서 올라오셔서 우리와 함께 살 때였다.
어느 토요일 오후 큰 이모랑 함께 목욕탕을 갔다가 나왔는데,
그때 어스름 저녁 하늘에 노을이 희한했었다.
한쪽 하늘이 열린 것처럼, 빛이 황금빛 커튼이 하늘에서
부터 흘러 내린 것 처럼 보였다.
그 언젠가 미술시간에 보았던 그림의 한 장면 같았다.
천사들이 나팔을 불고 그 열린 하늘에서 주님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때 큰 이모가 하늘을 보시면서 말씀하셨다.
" 선미야, 우리 주님이 오실 때 하늘이 저렇지 않을까,
꼭 주님이 오실 것 같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그날이 떠오른다.
정말 그런 하늘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주님이 고난 중에 계시는 큰 이모에게
무언가 말씀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큰 이모는 삶이 참으로 고달픈 분이셨다.
큰 이모님이 혈액암으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남동생이
전하면서 그런 표현을 했었다.
"누나, 큰 이모 돌아가셨어. 참 기구한 분이셔. 무슨 베스트셀러
극장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삶이지."
맞다.
그랬다.
평생이 힘들고 한이었고, 억울하고, 고달파서 죽고 싶으나
죽을 수 없는 그런 삶 말이다.
그리고 며칠 뒤,
언제나처럼 난 아침 10시에 혼자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때 놀라운 경험을 했다.
예배 중 혼자 찬양을 하다가 문득 지금 이모는 천국에 있구나. 하는....
이모가 지금 천국에 있구나.
예수님이랑 함께.
그리고 확실한 어떤 것이 마음에 그려졌다.
이모가 천국 문 앞에 섰을 때 예수님께서 반갑게 뛰어나와
맞아 주시며 안아 주시고
내가 언제나 네 옆에 있었단다.
힘들었지? 고생 많았다. 잘했다.....
그리고 내 안에 천국에 대한 소망이 생겼다.
맞아.
우리 주님은 그런 분이야.
분명히 그러셨을 거야.
그전에는 천국을 생각하면 꼭 가야 하는 곳이지만 두려움이 있었다.
어려서 부흥회 갔을 때 어떤 강사 목사님께서 천국 문 앞에는
큰 저울이 있어서
모두들 그 저울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달아보아 부족하면 그 만큼 '
혼나고 들어 간다고 했었다.
그 뒤에 언제나 난 천국 문 앞에 있을 저울이 두려웠었다.
물론 대학교 때나 그 이후에 많은 세미나나 교사 강습회,
책을 통해서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두려움이 있었다.
하나님도 몇 번 참다가는 혼내 주시는 분으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도 마음에는 밑바닥에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날 예배 때 이모님이 천국에 계시지..... 한 이후에는
두려움이 완전히 없어졌다.
그리고 소망이 생겼다.
언젠가 내가 천국 문 앞에 갔을 때도
우리 주님은 날 만나기 위해 문 앞까지 나와서 안아 주실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잘했다 말씀해 주실 것이다.
언젠가 구역 예배 때에 상급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다들 천국의 상급에 대하여 어떤 것일까, 그리고 꼭 상급이 중요한가 등등등...
그때 나는 그렇게 말했다.
만약 주님이 내가 천국에 갔을 때 나에게 상급을 준다면 난
면류관도 싫고 황금 집도 싫다.
천국의 길이 황금길이요 진주 문이며 12가지 보석으로
만들어졌다 하는데
무슨 보석이 필요하고 면류관이 필요하겠는가.
난 내가 천국에 갔을 때 우리 주님이 날 안아 주시며
잘했다. 힘들었지? 내가 다 안다.
한 마디면 난 제일 큰 상급일 것 같다고 말했다.
주님이 안다는데 주님이 잘했다 한다면 아마도 난 울어버리지 않을까.
우리 주님이 다 안다잖아.
난 천국을 소망한다.
주님 만날 날을.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다짐을 한다.
딸들은 나처럼 무서운 하나님, 참다가 혼내시는 하나님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이다.
천국도 나처럼 왜곡된 이미지로 각인되지 않도록 잘 도와주어야겠다고....
오해받는 예수님, 잘못 이해하는 하나님 아버지가 안 되도록.
그래서 주님과 동행하는 참 기쁨을 누리는 우리 딸들이 되기를
새벽이면 에미는 기도한다.
두려움이 아닌 참 사랑의 관계를 맺는 딸들이 되기를....
'하은,하빈이네 믿음의 여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실 수를 보다가.... (0) | 2008.04.08 |
---|---|
착하고 충성 된 종이 아니라면? (0) | 2008.03.04 |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0) | 2008.02.01 |
일 년에 한 번가는 양로원 (0) | 2007.12.24 |
떠나 보내는 준비. (0) | 2007.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