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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믿음의 여정

일 년에 한 번가는 양로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12. 24.

올해도 신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양로원을 다녀왔다.

도움은 안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일 년에 딱 한번 크리스마스에만 선교사님을 따라서

성탄예배를 함께 드리고  선물을 전달하고 온다.

양로원 방문은 선교사님의 사역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딸들을 위해서,

딸들이 외로운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에미의 마음으로 가는 곳이다.

하은이 2학년 때 가기 시작했으니 올 해로 4번째인 가보다. 작작

은 아이는 방학을 하지 않아서 함께 가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작은 아이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

 

갈 때마다 미안하고 좀 더 준비를 못한 것이 또 죄송스럽고....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좋겠지만 다들 연말에는 바빠서

함께하기가 쉽지 않다.

 

언제나 똑같은 모습의 선교사님 내외분과 의젓하고

듬직한 바울이.

유치원 때 개구쟁이 모습의 바울이는 온데간데없고

의젓한 청년이 되었다.

이슬이도 동생과 함께 와서 악기로 찬양을 하고.

실수를 많이 했다며 하은이는 시무룩했다.

그래도 이렇게 배운 바이올린으로 할아버지, 할머님들 앞에서

연주를 하니참으로 대견하다.

내년에는 유리랑, 하빈이랑 다 같이 함께 크리스마스 캐럴과 찬양을

연주하면 좋겠다.

 

 

대호는 헝가리 전통악기로 헝가리 크리스마스 노래와

"소나무야 소나무야"를 연주했다.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앞의 할머니께서는 감동으로 우신다.

아마도 저 악기에 연관된 사연이 있는 듯.

너무나 가슴저리게 슬피 우셔서 간호사 두 분이 모시고 잠시 나가셨다.

듣는 이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준 연주였다.

(악기 이름을 기억하려 애썼는데 또 잊었다.)

 헝가리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내 귀에 선교사님의

설교 말씀 중한 부분이 내 가슴에 남는다.

" 오늘 여러분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드립니다.

제가 드리는 선물은 너무나 작은 선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주시는 선물은 큰 선물입니다."

외로운 이 분들 모두가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의 선물,

정말 귀하고 큰 선물을 다 받으시길 기도드린다.

 선물은 선교사님께서 다 준비를 해 오셨다.

우린 그저 선물을 들고 방을 찾아가서 드리기만 하는 것이다.

이 많은 선물을 다 준비하고 포장하고 얼마나 애쓰셨을까......

헝가리말 잘하는 혜린이, 유리, 하은이는

할머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선물을 전달했다.

 하은이에게 몇 년 동안 이곳에 있었는지, 가족은 누가 누가 있는지,

얼마나 보고 싶은지....  

정말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할머니. 시간이 많다면

차 한잔 놓고 하고 싶으신 말씀 다 들어 주련만은...

하은이는 낯선 자기에게 쉬지 않고 많은 말씀을 하시는

할머니가 좀 어색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하며 듣는다.

하은,

삶은 참 다양하단다.

하은이가 많은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기를 엄마는 바란단다.

이 분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일 침묵 속의 건물 안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손주가 보고 싶다고 우시는 할머니.

그분을 안아드리며 유리 엄마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허공에 대고 외치고 싶다.

자녀분들, 일 년에 1-2번만이라도 찾아와 주시고

연락이라도 해주시고, 사진이라도 보내주시고 그러면 안 될까요....?

 

에고~~~ 남의 말할 때가 아니지요.

어른들께 제대로 자식 노릇도 못하는 나를 돌아보며

부끄러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