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장을 보다가 계란을 많이 샀다.
계란을 살 때면 난 항상 계란과 위의 사진을 꼭 확인한다.
그리고 값도 확인한다.
그런 나를 남편은 항상 놀리곤 한다.
그걸 믿냐고..... 난 믿는다.
무엇이냐 하면, 계란 상자 위에 닭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사진이 있으면 난 정말 그런 닭이 낳은 계란처럼 느껴진다.
또 사진에 예쁜 아이가 닭과 함께 즐겁게 노는 사진이면
난 그 사진이 믿어진다.
정말 그렇게 농장에서 자유롭게 자란 닭일 거라고.
좁은 닭장 속에서 밤에도 불이 켜진 그런 곳에서
성장촉진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고 낳은 계란이 아닐 거라고.
또 BIO라고 쓰여 있으면 정말 BIO일거라고 난 믿는다.
그래서 항상 그 앞에서 고민을 한다.
멋진 사진이 붙은 계란을 살까 BIO계란을 살까.
그리고는 언제나 결정을 못 하고 두 가지 계란을 다 사 가지고 온다.
그런 날 보며 남편은 어이없어 웃으며
"정말 믿냐? 그냥 사진이야~~~~ 계란은 다 똑같아요." 한다.
어쩌다 남편 혼자 장을 봐가지고 올 때는 항상
가장 저렴한 테스코 계란을 사 가지고 온다.
그럼 그때부터 내 심기가 불편해진다.
이걸 먹어, 말아.....
그리고는 거의 삶거나 찜을 해서 빠른 시일에 먹어 없앤다.
왠지 시간이 지나면 안 될 것 같아서....
내 표정만 보고도 남편은 벌써 안다.
그리고 어이없어 웃으며 "어쩜 그런 것을 믿냐. 그건 그냥 상술이야." 한다.
그래도 어쩌냐고요~~~~~~ 난 계란곽에 붙은 사진이 믿어지는 것을.
그리고 BIO라고 쓰여 있으면 정말 좋은 계란처럼 믿어지는 것을.
그리고 테스코 계란은 상자도 후줄근하고 좁은 닭장 속의 닭의
낳은 계란처럼 느껴지는 것을 어쩌냐고요~~~~~
오늘도 계란 진열장 앞에서 고민을 했다.
일일이 뚜껑을 열고 속의 계란을 비교도 해 보고 살짝 들어
흔들어 보기도 하고 손바닥 위에 놓고 무게도 가늠해 보지만
그래도 안 되겠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어쩔 수 없이 오늘도 내 결정을 똑같다.
비싼 계란으로 샀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는 가격을 보고 색을 살피고 산다.
절대로 비싼 BIO를 사지 않는다.
햄도.... 그런데 이상하게 왜 계란만 그러는지 내가 생각을 해도
잘 모르겠다.
속이 안 보여서 그러나? 아님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 가격이 500원 정도의 차이니까 그 정도는 괜찮다 싶어서
이왕이면 좋은 것을 사야지 하는 단순한 이유인가?
오늘도 계란을 사다가 갑자기 다른 아줌마들은 어떤가 궁금해졌다.
나만 그러나?
다른 분들은 가격과 날짜만 보고 사나?
유독 나만 비싼 가격과 사진에 집착하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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