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오랜만에 화창하고 바람도 선선히 불고 참 좋다.
두 녀석이 모두 바이올린 레슨이 있고, 큰 아이는 플루트,
작은 녀석은 피아노가 있는 날이다.
두 녀석을 바이올린 선생님 꺼띠 집과 플루트,
피아노 선생님 율리아 니니 집을 계속 오가며 바꾸어야 하기에
두번 왔다 갔다 하고는 마지막은 꺼띠 집 앞에 차를 두고 걸어서
율리아 니니 집으로 가서 하은이를 기다렸다.
5분쯤 기다리니 하은이가 나온다.
둘이 손 잡고 하빈이가 바이올린을 하는 꺼띠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내가 걸어 보니 내 걸음은 15분쯤인데 천천히 같이 걸으면 20분쯤 걸릴 것 같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하은이랑 걸으며 이야기도 하고
여기저기 꽃사진, 개 사진도 찍으며 많이 웃은 기분 좋은 날이었다.
이런 산책 참 기분좋다~~~~~~
하은이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
벽에 붙어서 해바라기 하는 달팽이를 발견하고는
손등에 올려놓은 하은이.
그런데 그만 하은이 손등에서 달팽이가 긴장을 했는지 실례를 했다.
"엄마! 신발 좀 봐!"
"신발? 무슨 신발이 있어?"
처음에는 누가 잠깐 벗어 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밑창이 없다.
너무 낡아서 버린 것인데 어쩜 저리 얌전히 벗어 놓았는지......
짜식들~~~ 짓기는..... 계속 담장 따라 엄청 짓어 댄다.
까불고 있어~~~!!!!
차로 다닐 때에는 이 길로 못 갔었다.
걸으니 이런 좁은 길도 가고 참 좋다.
하은이는 너무 예쁘다며 감탄 감탄이다.
그런데 부스럭부스럭 이상한 소리가 난다.
"하은아, 개다. 우릴 놀라게 하려고 숨어서 살살 오는 거야."
"무슨~~~"
"진짜야!"
옆으로 살짝 돌자마자 커다란 셰퍼드가 큰소리로 짓으며 담장을
뛰어넘을 듯
분명히 알고 준비를 했건만 어찌나 놀랬던지
,"아아아~~~ 악"
비명을 지르면서 저만치 도망갔다가 분해서 다시 와보니
잔디 깎을 준비를 하던 주인아저씨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개에게 한 마디 해주려다가 주인아저씨가 있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나도 피식 웃고 말았다.
꽃은 그냥 그만큼 이쁜데 꽃대가 빨간 것이 신기하다며 하은이가 찍으란다.
호두 꽃이 벌써 피었다.
처음에 저것이 호두 꽃인 줄 몰랐었다.
우리 마당의 5그루 호두 꽃이 지기 시작하면.....
벌써 허리가 아파온다.
저걸 다 쓸어서 버릴 생각을 하면 현기증이 난다.
너무 예쁜 작은 강아지가 문 앞에 나와 있다.
하은이 예뻐서 어쩔 줄 모른다.
그런데 문이 활짝 열렸는데 어째 가출을 안 하네?
한국은 벚꽃이 길거리마다 한창이라면 헝가리는 라일락이다.
집집마다 길거리 마다 라일락이 활짝 피고, 지나는 사람들 마다
라일락 가지 꺾어 손마다 들려 있다.
어쩜 이리 텃밭을 잘 가꾸었을까....
앞에 당근과 무 그림도 꽂아 표시를 해놓았다.
나이 드신 노인 3분이 협력해서 가지치기를 하고 계신다.
사다리도 짧아 톱에 나무 막대를 묶어 열심히 톱질하는 것을 보던
하은이또 감탄이다.
"엄마, 정말 아이디어가 좋네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셨을까?"
이 집은 일 년 열두 달 이렇게 헝가리 국기가 걸려 있다. 왜 그렇지?
그런데 이렇게 가정집에 국기를 달아 놓는 집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새도 보고... 하늘이 맑았었는데 사진에는 그런 게 맑게 나오질 않았다.
꺼띠 선생님 댁에 도착을 하니 하빈이가 끝나고 문을 열고 나온다.
하마터면 늦을 뻔했다.
나왔을 때 엄마가 없으면 입이 댓 발은 나오는 작은 녀석... *^ ^*
꺼띠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케이크라며 세 쪽을 주셨단다.
아이들 배고플까 봐 이렇게 쿠키나 빵을 한쪽씩 준비했다가
주시는 자상한 선생님이시다.
이 사진은 며칠 전에 찍은 사진이다.
플루트 선생님 댁 옆길에 있는 큰 나무인데 얼마 전부터 저렇게
나무에 빈 쥬스곽, 우유갑, 자전거 타이어 등등등 쓰레기를
가지마다 매달아 놓았다.
사진을 찍어서 플루트 선생님께 여쭈어 보니 자신도 잘 모르겠단다.
본인도 볼 때마다 궁금했었단다.
왜 그랬을까?
아이들끼리 장난을 한 것일까?
오늘도 저 나무를 보면서 아이들이랑 의견이 분분하다.
내기를 걸은 걸 거야....
여자 친구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려는 것일 거야....
고등학생들의 장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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