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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세상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4. 27.

 

 

                                                             사진에 있는 토닉과 치약은 요즘 사용하는 것이다.

 

어제 테스코에 가서 치약과 후추를 샀다.

치약을 사다가 몇 년 전 어이없는 실수가 생각이 나서

이야기하며 함께 많이 웃었다.

헝가리에 살면서 제일 무서운 것이 치과에 가는 것이다.

일단 부분마취가 안 되니 겁이 나고 또 치과라는 곳이

언제나 사람 긴장시키고, 겁을 먹게 만드는 곳이라서

웬만하면 참고 또 참는다.

그래서 난 치약을 살 때면 열심히 가격을 비교하고, 이리저리 관찰을 한다.

좋은 치약을 쓰면 이가 튼튼해서 치과에 안 갈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날도 열심히 치약을 들고 이리저리 살피는데 옆에 다른 치약보다

작으면서 가격은 두 배인 치약이 눈에 띈다.

어.....? 처음 보는 치약인데?

와아~~~ 비싸다. 작은 것이 다른 것보다 비싸네? 오잉~~~~?

24시간 프레쉬하다고? 그럼..... 좋다는 이야기인데......

오늘은 과감히 이 비싼 치약을 사봐?

음...... 양이 적으니까 일단 2개를 사고. 나중에 좋으면 더 사야지!!!!

그렇게 2개를 사 가지고 집에 왔다.

다음날 아침. 이를 닦으려다가 어제 산 치약이 생각이 나서

일단 써보기로 했다.

칫솔에 치약을 짜서 입에 넣고  2-3번 왔다 갔다 하는데 이상하다.

입안이 텁텁하고, 치약이 본드처럼 이빨에 다 들러붙었다.

그리고 입을 열 수가 없다.

혓바닥도 이도 모두 고무 본드에 들러붙은 것처럼 답답하고

모래를 씹는 것 같으면서 안에서 구역질이 올라온다.

이상하다......

일단 치약 제거 작업에 들어갔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리 칫솔로 해도 떨어지지를 않는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해도 잘 안 되어서 결국에는 이쑤시개

여러 개를 부러트리면서 제거 작업을 했는데 하루가 꼬박 걸렸다.

내가 24시간 프레쉬한 좋은 치약이라 생각하고 산 치약은

틀니용 접착제였다.

다음 날 나의 무용담을 들은 남편은 숨이 넘어간다.

너무 웃겨서....

그리고 어디 있냐고 묻는다.

사실 화가 나서 하나는 버렸고 아직 새것 하나가 있어서

남편에게 보여주니 헝가리 말을 읽으면서 계속 웃는다.

"역시.... 우리 마누라야!!!"  하면서....

우 씨~~~~ 모른 척 신랑도 써 보게 할 것을.

지금 생각해도 아까워 죽겠다.

 

유럽이 모두 그런 것처럼 헝가리도 화장품에 로션이라고 쓰여 있는 것은

우리식 스킨이고, 우리식 로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내가 썼던 로션은 여기서는 대부분이 클렌징 로션이다.

화장을 지울 때 쓰는 클렌징.

그런데 헝가리 말을 잘 모르는 나는 스킨을 사고 나서 

로션을 산다고 산 것이 클렌징 로션이었다.

그것을 1년을 사용했다.

그러니까 스킨(헝가리식 로션)을 바르고 클렌징 로션을 바르고

영양크림을 바르고.

그때는 아이들 키울 때라서 화장을 하지 않고 맨 얼굴이었다.

선크림도 안 바르고 (사실 그때는 선크림은 수영장에서만 바르는 줄 알았었다.) 

화장을 하면 아이를 안 올 때 아이 옷에, 얼굴에 화장이 묻을 까 봐서

거의 맨 얼굴로 살 때 클렌징 로션을 아침, 저녁 바르고 다녔으니

피부가 버텨내겠나.

지금은 잡티에, 기미에 장난이 아니다.

나중에 헝가리 말을 좀 하게 되어서 약국에 가서

토닉(로션)을 달라 하고, 클렌징을 달라고 하니

내가 열심히 바른 로션을 준다.

다시 재차 확인을 하니 바디랭귀지로 직접 표현을 해주며 맞다고 한다.

세상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더니 내가 바로 그랬다.

요즘은 토닉(스킨) 바르고, 크림 바르고, 선크림도 열심히 발라 준다.

화장은 지금도 싫어해서 잘 안 하지만 그래도 선크림은

안 잊고 바르려고 노력 중이다.

내 피부에게 미안해서......

 

한 5년 전에 구역 식구들과 중국집엘 갔다.

송별식사로.....다들 헝가리에 오래 살았으니 내가 잘 알 것이라면서

나 보고 주문을 하란다.

사실 나도 잘 모르는데....

그래도 어쩌랴.

짠 밥이 있으니 그래도 내가 낫지 싶어서 주문을 한 것이 실수였다.

탕수육, 볶음밥, 국수, 마파두부 등은 쉽게 했다.

돼지고기, 닭고기도 성공적이 었는데 쇠고기에서 실수를 했다.

무조건 머르허(쇠고기)에서 보는데, 마늘 소스? 그럼 괜찮겠는데?

그리고는 마늘소스가 들어간 머르허(쇠고기) 요리를 주문했는데

뜨악~~~~~////

쇠고기 내장 중 양이 나왔다.

게다가 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손도 안 대고 그냥 두고 나왔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어째 나를 믿고들 맡겼는지......

헝가리어로 양이라는 단어를 몰랐으니.....

 

요즘은 괜찮으냐?

결코 아니다.

매일매일 왜 이리 새로운 것이 나오는지.....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너무 많이 쓰면 딸들에게 에미 체면이 말이 아니니까.

어쩌다 한 편씩만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