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부터 주일까지 4일의 연휴 중 토요일 아침 간단히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여권 챙겨 비엔나에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자연사 박물관.
아직 딸들은 자연사 박물관을 가본 적이 없다.
엄마, 아빠만 손님 접대로 몇 번 가봤고....
오늘은 온전히 딸들을 위한 발걸음이라서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딸들 무지 신나나 보다.
어찌 어찌 준비하고 출발을 하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첫 번째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고속도로 티켓을 미리 샀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벌써~~~? 해바라기가?"
자세히 보니 해바라기가 아니라 유채였다.
창문을 열고 사진을 찍고 소음에 바로 문을 닫았는데
그 사이 들어온 유채향이 참으로 오래 간다.
딸들 냄새가 너무 좋단다.
"엄마, 냄새가 너무 좋아요. 아직도 냄새가 나요."
처음이다. 유채향을 느껴본 것이.
7월에는 이 길이 또 노랗게 물든다.
바로 해바라기로....
그런데 정말 유채는 그동안 못 봤었다.
예전에 케츠케밋에서는 보았지만....
아마도 이 시기에 내가 안 지나갔었나 보다.
아니면 보고도 못 느꼈던지......
비엔나 가는 길에 끝이 없이 유채꽃이 펼쳐져 있다.
노랑에 현기증 날 만큼.
바람개비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국경이 가까워진 것이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은 바람골이라 이렇게 바람개비가 많다.
이 강이 부다페스트 두나강까지 흘러간다.
아이들이 "엄마, 저것 좀 보세요!" 한다.
"어? 저거 굴뚝 청소부인데?" 간판치고는 이상하다.
오페라 하우스를 그냥 지나치고...... 우리의 목적지로 곧바로 갔다.
자연사 박물관 앞에 마주 보고 있는 미술사 박물관.
여긴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하루에 두 곳을 보기에는 아이들이 힘들어서....
박물관에 들어가자마자 딸들이 하는 말.
"엄마, 박물관이 살아 있다에서 나오는 것 하고 똑같아요."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에미 눈에도.....
의자들도 이렇게 나무의 굴곡 그대로 여기저기 다양하게
놓여 있는데 앉아보니 생각보다 편안하다.
지붕을 보니 자연사 박물관이 아니라 미술관 같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박물관을 다 돌아보자니 벌써 1시가 되어 간다.
배가 고파 일단 박물관 안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을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좀 아쉬웠다.
슈테판 성당옆 식당을 가고 싶었었는데.....
그래도 딸들을 위한 박물관 견학이 더 중요하니까 양보하고....
그리고 사실 배가 고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