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은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다.
아침 9시 전에 작은 꽃다발을 준비해서 학교로 갔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도 함께.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하기가 좀 그럴 정도로 조용하다.
다른 학교는 6학년이 졸업인데 하은이가 다니는 I.C.S.B는
5학년을마치면 중학교로 올라간다.
하은이는 기대가 컸었다.
중학교에 올라간다는 것에 대해서.
그런데 아쉽게도 학교를 전학하면 그 학교는 6학년까지
초등학교이고, 6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한 뒤에 중학교에 올라가니
어쩔 수 없이 초등학교를 두 번 졸업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미세스 마틴의 기도로 종업식과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학교의 일 년을 사진으로 정리해서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보여주었다.
1-5학년의 사진이 나오니 아이들 여기저기 웃고 떠들고 재미있단다.
초등학교 선생님들. 하은이 선생님인 미스터 윈터는 청일점이다.
5학년 하은이 반의 밴드다.
드럼은 제펄슨, 베이스 기타는 아이잭, 헤더는 피아노,
그리고 클레이어가 싱어였다.
피아노도 잘 치고 드럼도 정말 잘 연주를 했는데, 놀란 것은 베이스 기타였다.
정말 어찌나 연주를 잘하는지.....
하은이도 하려고 했었는데 한글학교 때문에 함께 할 수 없었다며 투정을 한다.
5학년의 수준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참 잘한다.
멋지다.
연주에 맞추어 신나게 찬양을 하는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
정말 신나고 멋진 찬양이었다.
교장선생님의 설교 말씀.
쵸코 우유를 마시고 안 씻은 컵을 준비하셨다.
그리고는 깨끗이 씻는 다면서 겉을 스프레이로 뿌리고 행주로 열심히 닦는다.
그리고 묻는다.
깨끗해졌나요? 이제 마실수 있을 까요?
겉이 아무리 깨끗해도 안이 더러우면 사용할 수 없다고.
우리도 똑같다고.
속이 깨끗해야 한다고....
참 쉽고도 알아듣기 쉬운 설교다.
어디나 아이들은 딴짓을 한다.
자기 신발을 벗고 오빠 신발을 신는 아가.
알고 보니 하은이 담임선생님 막내 아기란다.
혼자 정말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아가.
5학년이 모두 나가서 서고.
교장선생님이 우신다.
본인이 이 학생들 3학년 때 가르치셨기에 감회가 새롭기 때문이고
또 3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나기 때문이다.(하은이까지....)
한 명씩 이름을 부르고, 그 아이에 대한 추억과 장점을
일일이 말씀해 주신다.
하은이에게는 3학년 때 헝가리 학교에서 전학을 와서는
영어를 하나도 못했는데 지금은 아주 잘하고 있고,
잘 도와주는 아이라고.
메리 그레이스는 1학년 때부터 다녔고,
메리 그레이스로 인해 기쁨이 컸었다고.
메리 그레이스가 운다.
14명의 아이들 하나하나를 어쩌면 저리 잘 기억하고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 하나하나를 축복해 주신다.
난 개인적으로 고맙다.
헝가리 학교에서 많이 힘들게 다니다가 급히 옮겼을 때
지금 교장선생님이 하은이 담임이셨는데
정말 하은이를 따뜻하게 잘 대해주셨다.
덕분에 하은이는 학교가 즐거워졌고
매일매일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었다.
담임 선생님의 기도로 졸업식이 끝났다.
4학년 들은 내년에 5학년에 올라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전체 교장선생님과 사진 한 장 찍고.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그래도 취직을 했으니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신다.
미스 하이디와도 한 장 찍고.
4학년 때 보조 선생님이셨다.
엄마가 예쁜 큰 딸에게 준 꽃다발.
오늘 난 꽃다발을 고를 때 가장 화사한 것으로 골랐다.
많이 울 하은이를 위해서. 그런데 친구들이 더 많이 운다.
에구..... 이래저래 엄마는 자꾸만 미안해진다.
그래도 하은이 안 울려고 하고 괜찮은 척한다.
여름방학 동안 자주 놀러 오라고 해야지.
이사 가기 전까지 자주 만나게 해 주어야지.
그래도.
큰딸! 축하한다.
열심히 잘했어요.
앞으로도 잘해주세요.지금처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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