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미루어 두었던 잔디를 깎던 남편이 딸들을 부른다.
아침부터 비가 한차례 지나가더니 바람이 불어
살구가 떨어 지기 시작한 것이다.
딸들 아빠가 부르니 신이 나서 비닐봉지 들고 뛰어 나가 떨어진 살구 줍고,
아빠가 나무 막대로 치니 또 살구가 후두둑 땅에 떨어져 딸들
손길이 바쁘다.
그 사이 스누피 게임하나 싶었는지 지가 더 바쁘다.
딸들이 살구를 주우니 스누피 저도 입으로 깨물고 난리다.
에고~~~ 아까워라. 딸들 스누피 쫓으며 살구 줍느라 바쁘다.
제일 잘 익은 살구 골라서 먼저 시식부터 하고.....
진짜 달고 맛있다~~~~
깻잎, 쑥갓, 상추라도 딸라 치면 지가 먼저 설치며 입으로 물어뜯어
몇 대 맞고 깨갱하고 들어간다.
야~~~ 너 엄마 텃밭 망치면 죽을 줄 알아!!!!
저만큼만 심었어도 벌써 몇 번이나 뜯어먹었다.
쑥갓도, 상추도, 깻잎도..... 나뭇잎이라 하며 안 먹던 작은 녀석도
깻잎에 참치 싸 먹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쌉싸름한 쑥갓과 연한 상추 뜯어 양념장에 버무려 먹으니 너무 맛있다.
이제 고추 꽃이 피려 멍울이 맺혔다.
빨리 고추 열려 풋고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겠다.
사과가 색도 예쁘고 앙증맞다.
배가 탐스럽다. 다음 달쯤 먹을 수 있지 싶다.
호두가 벌써 저리 열렸다.
우리 집 마당이 초록나라가 되었다.
여기도 저기도 눈길 닿는 곳마다 짙은 초록이다.
이 집으로 이사 오던 해에 남편이 담장 둘레에 무궁화를 심었다.
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8년이 지난 지금, 담장에 무궁화 꽃이 저리 활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