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papa의 이스트반 아저씨.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6. 22.

Papa에 있는 이스트반 아저씨 연구소에서 가족 모임이

있다고 하여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

아이들은 말 있는 곳, 고양이 많은 곳으로 이해를 한다.

부다페스트에서 118Km에서 베스프림 방향으로 빠져서

또 60여 Km를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 꽤 멀다.

바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파논헐머가 있는 곳이다.

오후 3시 40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내가 운전하여 천천히 가다가

언덕 위에 고고하게 있는 파논헐머를 보니 언제고 딸들하고

가봐야지 싶다.

하은이 돌지나 한번 갔었는데 참 좋은 기억으로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고서가 제일 많은 곳이란다.

도서관에 들어갔을 때 숨이 멎을 만큼 멋졌었는데.....

딸들도 에미처럼 감동적일까?

천천히 가다가 아주 높은 전봇대 위에

새 둥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차를 세웠다.

신기하다.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새끼도 있다.

아래서 소리가 들린다.

위험하지 않으니 저리 있겠지만 어쩌다 저기에 둥지를 틀었을까....?

5시 30분에 연구소에 도착을 하니 모두들 부엌에서 요리를 하느라 바쁘다.

1년에 두 번 정도 연구소 식구들 모두가 모여 가족모임을 갖는다.

사실 할 줄 아는 것은 없지만 도와줄까? 물으니 괜찮다고 하신다.

더운 날 70여 명의 식사 준비가 힘들겠다 싶다.

 

딸들은 강아지 보랴 고양이 쫓아다니랴 말 구경하랴 무지 바쁘다.

난 심심해서 차 안에 있던 성경을 읽고 있으니까 커피 한잔을 주신다.

잔이 에스프레스 잔으로 참 귀엽다.

헝가리 요리중에 내가 좋아하는 뽈뻬띠다.

좀 짰지만 나름 맛있었다.

저 많은 감자 깎을 때 무지 힘들었겠다.

다행이다, 튀기지 않아서.

뽈뻬띠에 함께 먹으니 맛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정말 아기 고양이다.

아이들 손길에 오늘 몸살 나지 싶다.

몇 년째 가족모임에서 만났지만 나의 짧은 헝가리어와

낯가림으로 거의 대화를 나누어 보지 못했다.

인사만 하고 얼굴 알고 지내는 정도.

아주 용감하게 한 손에는 생쥐 인형을, 한 손에는 고양이를 안고 있다.

고양이가 어찌나 안쓰럽던지. 결국 이스트반이 뛰어가서 고양이를 구출했다.

이스트반의 딸 퍼니.

퍼니는 말을 좋아하고 이 말과 함께 대회에 나가서

일등을 해서 신문에도 나왔단다.

지금은 말이 다리를 다쳐서 다음에 오면 하은, 하빈에게

꼭 말을 태워 준다고 약속을 했단다.

그러니 꼭 가야 한단다.

그럼, 다음에는 파논헐머도 가고 이스트반 아저씨 연구소도 가고 그래야겠다.

 

올 때마다 궁금했다.

무얼 하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물어보면 될 것을

항상 궁금만 했지 물어보질 않았다.

주변을 돌아보니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많다. 

그렇겠지, 그래도 연구소인데....

엄마 안 떨어지던 꼬마가 드디어 엄마 떨어져 주변 탐색을 하는데....

짜식. 목말랐구나?

맥주병을 잡는다.

더운데 얼음이 담겨 있는 물이 시원하고 좋았나 보다.

산타할아버지랑 똑같은 이스트반 아저씨.

남편이랑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참 좋은 아저씨다.

크리스마스 때는 따로 산타 분장을 안 해도 되는 산타 할아버지다.

부인은 3월부터 방송되었던 대장금을 보았는데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옷도 이쁘고 음식도 너무나 이쁘고, 꼭 한번 한국에 가보고 싶단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서울 갈 때 같이 가자고 했다.

대장금에 나온 곳을 가보고 싶다고 하신다.

그러자고 했다.

드디어 헝가리에서도  장금이를 알아보다니......

9시 30분이 넘고 어두워지자 테이블과 정원에 초를 켠다.

이스트반 아저씨는 항상 아이들 선물을 준비해서 주신다.

아이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오늘도 폭죽을 준비하셨다.

아이들 신이 나서 손뼉 치고....

그런데 좀 빨리 끝나 아쉬웠다.

10시가 다 되어 인사하고 천천히 부다페스트로 출발을 했다.

차 뒤에서 색색 거리며 자는 딸들.

옆에서 코 골며 자는 남편.

한 시간쯤 운전하니 슬슬 졸리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가 넘었다.

주유소 들러 기름 넣으며 졸음을 쫓은 후 집에 도착하니 12시다.

피곤하지만 즐거운 나들이였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랑 딸들이랑.  (0) 2008.07.05
아쿠아리나  (0) 2008.07.03
체리와 메지  (0) 2008.06.19
담장을 칠하면서.  (0) 2008.06.17
고맙고 고마운 분들- 선생님  (0) 200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