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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담장을 칠하면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6. 17.

누가 우리 집을 찾아 오려할 때 우린 언제나 우리 집 설명을

요래 저래 말한 뒤에 하얀 담에 하얀 대문이 나오면 바로

우리 집입니다.

대문 양 옆에 호두나무가 두 그루씩 있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하얀 대문이구요~~~  했더니 옆에서 듣던

친한 지인이 그런다.

이젠 하얀대문이 아니고 회색 대문이지~~~~

그러고 보니 정말 이젠 회색이 되고 말았다.

8년이 되니 하얀색이 어느새 회색이 되었다.

지난주부터 시간 날 때마다 남편이 칠을 벗겨 내더니

드디어 딸들과 하얀색 페인트를 사서는 칠하기 시작을 한다.

나더라 묻길래 당연 나의 대답은  "NO" 다.

난 안에서 놀을래. 아빠의 낡은 셔츠를 입고 아빠랑

신나서 칠을 하는 딸들.

그런데 옆에서 스누피 난리가 아니다.

결국 안으로 쫓겨 들어왔는데 안에서 울고 불고, 문을 닥닥 긁고

어찌나 시끄럽게 난리를 치는지.....

 

 

 

 딸들은 베란다를, 아빠는 대문과 담장을 칠하는데 아무래도

스누피가 방해가 되어 안에 집어넣었다.

 

 

 오랜만에 나 혼자 컴퓨터를 독차지하고 앉아서 즐기려 하는데

어찌나시끄러운지.... 울고, 울고, 짖고, 긁고, 난리도 아니다.

나중에 도둑 오면 저리 시끄럽게 하면 얼마나 좋을꼬......

 

 결국 내보냈더니 이번에는 딸들이 난리다.

엄마, 스누피 위험해요.

엄마, 스누피 페인트 묻어요.

엄마, 대문 열렸는데 나가면 어떻게 해요.

엄마, 엄마, 엄마........

에휴~~~~  내가 못 살아요.

결국 안에 다시 넣었더니 이번에는 안에서 또 울고 불고.....

내가 차라리 밖에 나가고 말지.

 어라~~~? 조용해 졌다.

살금살금 가보니 신발들 위에서 울고 짖다가 잠이 들었다.

다시 살금살금 내 자리로 왔다.

행여나 깨서 다시 시끄럽게 할까 봐서.

이번처럼 잠든 것이 고마울 때가 없다. 애가 따로 없다.

 

대문을 저리 하얀색으로 칠해 놓으니 정말 예쁘다.

화사하고 갑자기 집이 환해졌다.

그러고 보니 집안이 칙칙해 보인다.

내친김에 커튼을 바꾸었다.

연두와 녹색이 있는 것으로....

.카페트도 걷어 내서 세탁소에 보내야겠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고

기분을 바꾸어 준다.

또 바꿀 것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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