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나름 규칙이 있다.
월~금요일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못한다.
토요일, 주말에만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할 수 있다.
처음 결혼하고 헝가리에 와서 텔레비전 프로를 보고
무지 놀랬었다.
늦은 밤이나 주말 초저녁 부터 포르노를 능가하는 프로그램에
너무 놀라서 결심을 했었다.
아이가 생기면 텔레비젼을 보여주면 안 되겠다고.....
하은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우리 집은 텔레비전을
연결해서 보여주었다.
그때 아이들은 너무나 신기해 하고, 비디오가 아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처음 본 딸들 흥분했었다.
작은 녀석은
"엄마, 아까 것 다시 보고 싶어요. 돌려주세요." 한다.
언제나 엄마가 어린이용 비디오만 틀어 주었더니,
그런 줄 알았던 작은 딸.
그리고 한 동안 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었다.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텔레비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엄마, 아빠는 정말 좋은 엄마, 아빠예요"
그때는 매일 저녁 7시-8시에 만화를 보여 주었었다.
한 달쯤 지나자 공중파에 적응된 딸들.
그렇게 만화 프로그램에 재미를 붙이면서 헝가리어도 늘었다.
그것도 일 년 정도로 끝내고 다시 주중에는 안 보여 주었다.
가끔 프로그램 선택으로 두 딸이 다투고 그때마다 작은 녀석이 이겨서....
이긴 것이 아니라 하은이의 양보로..
일단 싸우면 엄마가 텔레비전을 꺼버리니까 못 보는 것보다는
동생이 원하는 것이라도 보려는 하은이의 마음이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고, 점점 텔레비전에 집착할까
두려워 못 보게 하다가 한국말이 또 어눌해지고, 어휘가 늘지 않아
주말마다 한국 드라마나 오락프로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딸들은 사극이나 드라마 오락을 통해서
어휘도 많이 늘고, 가수 이름과 노래도 알게 되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하루 2 시간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컴퓨터도.....
컴퓨터를 하던 딸들 깔깔깔 웃음소리가 굴러간다.
책을 읽다가 웃음소리의 근원지가 궁금해서 나가 보니어라?
야! 무슨 게임이 이렇게 지저분하냐?
엄마, 이 게임 이름이 똥 게임이에요.
그래도 그렇지 좀 그렇다야.
괜찮아요. 재미있어요.
어이가 없다.
화면에 파리들이 날아다니면 화면 중앙의 꼬마가 코를 파서
코딱지로 파리를 잡는 거란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꼬마 코 한쪽에서 코피가 주르륵~~~
그것이 너무 웃기다며 둘이 앉아서 마우스로 클릭하며 웃고 또 웃고.....
초등학교 4학년, 6학년이 그 흔한 컴퓨터 게임이나
휴대용 게임 한번안 해본 아이들이 있을까?
두 딸들은 야후 꾸러기에서 하는 인형 옷 입히기 정도만 어쩌다 하고,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
또 별로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경험이 없기에 그러지 싶다.
방학 동안 메일 확인하던 딸들이 야후 꾸러기로 들어가서는
저런 꼬마들이 할 만한 게임을 하면서 어찌나 웃어 대던지....
옆에서 나도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 다행이다 싶다.
폭력적인 그런 게임을 하지 않으니, 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
학교나 교회에서 다른 아이들이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들고 다니면서
하는 것을 보았을 텐데도 궁금해하거나 하고 싶다 하지 않아서,
오히려 에미인 내가 물어보았었다.
하나 사줄까? 하고.....
싫단다.
어찌나 다행이던지.
이렇게 방학 때 유치원생이나 할 게임 하며 둘이 깔깔깔 웃고
그렇게 커가면 좋겠다.
헝가리라 가능한 것이겠지?
이것도 감사할 일이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겹살을 주문하면서.... (0) | 2008.07.16 |
---|---|
운동하는 딸들. (0) | 2008.07.11 |
아빠랑 딸들이랑. (0) | 2008.07.05 |
아쿠아리나 (0) | 2008.07.03 |
papa의 이스트반 아저씨. (0) | 2008.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