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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삼겹살을 주문하면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7. 16.

헝가리는 고기를 우리식으로 잘라서 팔지를 않았었다.

물론 지금은 오숑이나 테스코 등 큰 하이퍼 마켓에 가면 맘엔 안 들어도

나름 잘 잘라서 포장을 해 놓으니 고르기만 하면 되지만,

예전에는 내가 원하는 만큼씩 덩어리로 잘라서 팔았다.

그럴 때는 언제나 고기를 사다가 냉동고에 넣어 일단 얼린 뒤에 남편이 얇게 잘라 주었다.

그러다 몇 년 전에 한국인 한 분이 정육점 아저씨에게 한국식 고기 자르는 법을 알려 주었고,

그 분이 한국식으로 삼겹살과 불고기 감을 잘라서 파신다.

물론 많이 비싸다.

그리고 미리미리 전화로 주문을 하고 시간에 맞추어 기다렸다가 받아야 한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듯이 살다가 작년부터 우리 집도 이렇게 주문을 해서 사다 먹게 되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갑자기 오시는 손님에게는 삼겹살이 제일 편하기 때문에......

 

삼겹살은 좀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이다.

삼겹살 1KG에 1,690 포린트니까... 11,000원 정도다.

그런데 쇠고기는 우리네처럼 얇지가 않고 가끔은 질겨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한다.

그래도 손님이 많이 오실 때나 아니면 학교에 불고기 20-30여 인분을 해 가야 할 때는 아주 유용하다.

쇠고기는 1KG에 2,200 포린트니까.... 15,000원 정도다.

헝가리는 쇠고기 보다 돼지고기가 참 맛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쇠갈비, 소고기 불고기 등 쇠고기를 즐겼었는데

헝가리에 와서는 쇠고기는 거의 안 먹고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다.

냄새도 안 나고 정말 맛있다.

오늘은 4집이 함께 28KG의 삼겹살을 주문해서 받았다.

아저씨는 10KG 이상만 주문을 받기에 항상 몇 집이 함께 주문을 한다.

이렇게 삼겹살을 사다가 냉동고에 넣어 두면 갑자기 방문하는 손님이 있을 시

파무침과 김치만 있으면 되기에 언제나 냉동고에 비상용으로 준비를 해 놓는다.

서울처럼 문 밖만 나가면 언제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은 하이퍼 마켓에서 사다가 랩으로 꽁꽁 싸서 얼렸다가 썰면 되는데

비싸게 왜 사냐고 뭐라 한다.

물론 그러면 싸고 껍질도 있어서 좋기는 한데 사실 손이 많이 가서 번거롭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집에는 이렇게 정육점에서 산 삼겹살과

오숑에서 덩어리 사다가 남편이 손질한 삼겹살이 함께 있다.

우리가 먹을 때는 남편이 손질한 것을,손님이 오면 모양이 삼겹살을 내놓는다.

일단 5KG을 사서 냉동고에 넣었으니 당분간은 걱정이 없다.

남편이 전화하면 바로 냉동고에서 꺼내 해동하고 된장찌개 끓이면 준비 끝이니까......

 

참 헝가리 많이 편해졌다.

고기 썰고는 손목에 파스 붙이고 며칠을 고생했었는데......

이젠 헝가리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누구 말대로 돈만 있으면 살기 편한 곳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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