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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청설모? 새? 나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1. 1.

아침 7시 30분.

막 학교로 들어가는데 내 눈에 담장 위의 청설모가 들어왔다.

차를 조용히 세우고 카메라를 꺼냈다.

뒤에 앉아 음악을 듣던 딸들이 엄마가 이상한지 조용히 묻는다.

"엄마, 왜 그래요?"

" 오른쪽 담장 위에 청설모가 있어!"

" 어디요? 어디에 새가 있어요?"

"새? 아니! 청설모"

"청설모가 뭔데요?"

"다람쥐, 다람쥐 말이야."

그제사 딸들 눈이 바빠진다.

그리고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하은이 하는 말.

"엄마, 난 청설모가 나무이름인 줄 알았어요."

세상에~~~~~

청설모가 새인 줄 알았다는 하빈이나 나무인 줄 알았다는 하은이나.....

어찌해야 좋을지 원~~~~~

우리가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청설모는 나뭇가지 사이로 옮겨 다니며

어느새 왼쪽 잔디밭을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시동을 끄고 기다렸더니

어머나 어머나 ~~~~~

무지 귀여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입에 물고 있는 호두가 얼굴만 한데 어떻게 저리 물고 다니는지.....

 

 딸들 우리 집 호두 가져다가 주자고 난리다.

에휴~~~~ 그러시든가 말든가......

 

 

그렇게 아침에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친구를 만나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을 했다.

 

오늘은 월급날이었다.

수업 끝나고 월급을 받았는데 마침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외식하고 들어 가자고......

그래서 일식집으로 가서 외식을 하고

내일 오실 손님을 위해서 장을 봐서 집으로 들어오는데

마음이 기쁘다.

하루가 즐겁다.

집에 오니 남편은 고기 손질에 바쁘다.

아무래도 내일이 올해의 마지막 바비큐 파티가 되지 싶다.

벌써 날씨가 쌀쌀해서......

나도 다음 주에 도시락도 싸고 아이들 덮밥도 하려고 불고기를 양념 만들어

재워 두고 정리하니 벌서 10시가 훌쩍 넘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또 한주가 나에게 온다.

참 감사하다.

가족이 모두 건강함에 감사하고,

아이들 즐겁게 학교에 다니니 감사하고,

남편 성실하니 감사하고,

나에게 이 나이에 타국에서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사춘기 나이라는 데도 아직 순하고 이쁜 딸들이라 감사하고.

.

감사할 것 이 너무나 많다.

청설모를 보고 감동하는 딸들이 또 너무 이뻐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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