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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헝가리 erd 온천에서 황금같은 연휴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0. 25.

오늘부터 황금 같은 연휴가 시작되었다.

헝가리 혁명기념일(소련에 대항하여 헝가리 국민이 일어나 싸우다

많이 죽었다는 날이다.)이 목요일이라서 지난주 토요일에 미리 이번 주

금요일 근무를 하고는 목, 금, 토, 일 4일의 연휴가 시작되었다.

헝가리는 예를 들어 화요일이 국경일이면 토요일에 월요일 근무를 미리하고

토, 일, 월, 화 이렇게 연결하여 연휴로 쉰다.

바로 이번 주가 그렇다.

얼마나 기다렸던 연휴던가....

어제 미리 배추도 11통을 사다 놨다.

이런 날 미리미리 김치도 담가 놓아야 한다.

미리부터 작정하고 있던 이불빨래를 하려고 우리 방, 애들 방

이불과 침대 커버를 모두 벗겼다. 목욕탕에 이불과 침대 커버 등이 산처럼 쌓였다.

또 벼르고 벼르던 온천을 가기 위해 전화를 했다.

국경일인 오늘 문을 여는지 확인을 위해서.

오늘 문을 연단다.

참 이상하다. 사람 맘은.....

일을 안 할 때도 즐겨 온천을 찾지는 않았었다.

어쩌다 손님 오실 때 손님 모시고 가거나 작정하고 한번 정도 갔었는데

일을 하다가 연휴가 오자 제일 먼저 온천 생각이 났다.

아침부터 서둘러 배추 절여 놓고 빨래 세탁기에 돌려놓고는

딸들과 남편과 함께 온천에 왔다.

어찌나 좋던지.....

비 오는 날 비 맞으며 야외 온천에서 딸들과 놀으니까 천국이 따로 없다.

딸들 웃음소리가 또르르르르 빗방울 속에 굴러간다.

그리 재미있게 놀고 사우나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어느새 오후 1시다.

11시쯤 들어왔으니까 2시간이면 충분하다.

남편이 그냥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하자고 한다.

으히히히히히~~~~ 기분 좋다.

비싸면 어쩌나 했는데 시골 호텔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싸다.

호텔 벽에 붙어 있는 것인데 전에는 스쳐 지나가서 잘 몰랐었다.

집에 와서 성경을 찾아보니 디모데후서 4장 7절 말씀이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분들이 이 호텔을 세우신 분들인가 보다.

호텔 벽에서 발견한 성경 말씀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처음 이곳에 온천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분이시란다.

이분이 온천을 발견하고 몇 명이 함께 호텔 사업을 했나 보다.

야외 온천과 실내 냉탕에는 이분의 얼굴을 걸어두고 입에서 물이 나온다.

오래 보다 보니 무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반긴다.

전에도 있었던가.....? 있었는데 관심이 없으니 몰랐겠지.....

커피를 주문했다. 보통은 식사 후에 마시지만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온천에서 나온 상태라 커피가 고팠다.

쌉싸름한 커피가 참 좋다.

보통은 밖의 저곳에서 들 수영복 차림으로 식사나 맥주들을

마시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아무도 없다.

딸들은 어린이 메뉴를 먹겠단다.

남편과 난 2인용을 시켜서 함께 먹었는데 먹다 보니

남편보다 내가 더 많이 먹은 것 같다.

비가 와서 그러나 기름 냄새나는 감자튀김이 오늘따라 맛있다.

이곳에서 가끔 결혼식이 열린다.

아니 결혼식 피로연이 열린다.

식사 끝내고 나오다 보니 무지무지 오래된 듯싶은 말이 보인다.

살짝 끌어내어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타고 놀았던 말이구나.....

아빠가 만들어 주었을까....? 그랬겠지.....

이 말을 타고 놀던 꼬마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어림잡아도 나보다 나이가 많을 듯싶다.

표정이 재미있다며 딸들이 하나하나 유심히 본다.

아마도 호텔 밖의 벽에 있던 분들이지 싶다.

이름을 보니 말이다.

정말 표정이 재미있다. 하빈이 말대로 특징이 다 있으면서 말이다.

 

집에 오니 절여 놓고 간 배추들이 씻어 달라 난리고,

돌려놓고 간 세탁기는 벌써 끝냈단다.

빨래 널고 이불 빨래 2번을 더해서 오늘만 3번을 했는데도

내일 2번은 더해야겠다.

11통의 배추를 절이고 속 만들어 김치 담고 나니 저녁 8시가 훌쩍 지났다.

늦은 저녁을 먹고 마지막 빨래 널고 정리하니 11시가 가깝다.

황금 같은 연휴의 첫날을 이렇게 보냈다.

이 글 조금 쓰는데 어깨가 결린다.

파스 붙이고 자야 겠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좀 한가 하겠지?

전기장판 켜고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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