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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올해의 마지막 바베큐 파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1. 2.

올해의 마지막  바비큐 파티를 했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 몇분을 모시고.

날씨가 어떨지 몰라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바람은 좀 불어도 해가 있어 좋은

날씨여서 어찌나 감사한지.....

 쌀을 사러 한국식품점을 어제 갔는데 하은이가 고구마를 보더니

말한다.

"엄마, 전요 서울에 갔을 때 외할머니께서 삶아 주신 고구마게 제일 맛있었어요."

에휴~~~~ 비싸서 안사려 했는데.....

하은이 생각해서 조금만 사기로 했다. 대신 삶지 말고 군고구마로 먹기로 하고.....

 손님이 도착하시고 남편 열심히 고기 구워 점심을 맛있게들 먹었다.

그리고 날씨가 쌀쌀해서 모닥불을 피웠다.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굽고 장작 안에 어제 산 고구마를 포일에 싸서 넣었다.

아까운 고구마 안 타게 잘 구워야 하는데.....

 색이 노랗다. 정말 한국 고구마처럼 색도 노랗고 맛도, 냄새도 비슷하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괜찮다.

선생님들도 맛이 있다며  조금씩 맛을 보았다.

 아이들 신나게 놀고, 하빈이 오늘은 밥도 고기도 잘 먹었는데

마시멜로도 열심히 구워 먹는다.

묶여 있는 스누피 불만이 터졌다.

어찌나  애절하게 풀어 달라 애원인지.....

대화하다가 모두들 웃음이 나와 한 번씩 아는 척해주고....

 보다 못한 선생님이 스누피 데리고 아이들 놀이터 쪽으로 가니

스누피 정신없다. 어찌나 좋아하는지..... 성큼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려 한다.

그런데!

아가 하나가 무섭다며 운다. 어쩌누....

다시 묶였다.

불쌍한 생각이 든 남편이 스누피에게 가서 위로를 해준다.

그럼 안되지요~~~~~

손님 올 때는 품위를 지키고 좀 얌전해야지.

어째 저리 오두방정인지....

자기가 더 설쳐요.

겨울로 접어든 늦가을 오후가 이렇게 아이들 웃음소리와

저도 껴달라는 스누피 애절한 애원 속에 저물어 갔다.

앉아서 마시멜로 구워 먹고 커피에 쿠키 찍어 먹으며

참 좋다~~~  한가로워 좋다......

그리 생각하면서.....

이럴 때마다 언제나 난 같은 생각을 한다.

나에게 이런 날이, 이런 시간들이 올 것을 난 몰랐었다.

하나님은 아시고 준비를 하셨지만 말이다.

그래서 인간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며, 내일일을  함부로 장담해서는

안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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