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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비 오다 우박 오다 함박눈이 내리더니......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1. 30.

토요일 오늘 한글학교 끝나고 스케이트를 타러 가기로 며칠 전부터 아이들과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많이 내린다.

속으로 갈등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 내색을 안하고 스케이트장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한글학교에 가는데 갑자기 얼음이 섞인 비가 내리기 시작을 한다.

그래서 딸들에게 물었다.

"비가 계속 오면 못가겠다." 했더니

" 그래도 갈 꺼야. 계속 비 오면 엄마 탓이에요!" 한다. 작은 녀석이.

우 씨~~~~

비가 안그치고 오는 것이 왜 엄마 탓이야?

이때 알아 봤어야 했다. 날씨가 정신없으니 딸들도 감정의 기복이 커진다는 것을.....

한글학교가 끝나고 나니 다행이 비도, 눈도, 우박도 다 그쳤다.

그래도 많이 미끄러울것 같아서 걱정을 하다가 웨스텐드 백화점 옥상의

스케이트장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햄버거로 점심 빵빵히 먹고..... 

하은이는 스케이트가 작아져서 빌려서 탔는데 너무 재미있었단다.

제일 신나게 탔다.

 아가용인지 안전해 보이는 신기한 스케이트.

비가 왔기에 물이 제법 많은데 열심히 타는 하빈이.

그런데 자기 스케이트가 작어져서 언니 스케이트를 신었는데 발이 아파서

30여분 만에 나왔다.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물집이 여기저기 잡혔다. 쯧쯧쯔........

딸들과 약속대로 백화점 쇼핑도 했다. 그냥 윈도쇼핑만......

애완동물 샵에서 어찌나 좋아하던지.....

스누피 크리스마스 선물로 옷이나 모자를

사주고 싶다 해서 그냥 먹는 걸로 하자고 했다.

스누피는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하니까.

 화려하게 장식한 백화점에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나도 기분이 좋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딸들이 비디오 프로를 가지고 다툼이 생겼다.

토요일은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날이라서 웬만하면 절충을 하는데 오늘은 팽팽하다.

난 오늘은 큰 녀석 이 보고 싶어 하는 일본영화를 보게 해 주었다.

하은이가 좋아하는 개가 나와서.

그런데 그것이 큰 실수였다.

큰 녀석은 영화를 틀어주고 작은 녀석은 컴퓨터를 켜주고 샤워를 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들어 보니 큰 녀석이 대성통곡을 하고 운다.

엉엉엉~~~~~~ 불쌍해...... 어떻게 해~~~~~ 엉엉엉~~~~~

내참~~~~ 기가 막혀서. 에미가 죽었나.

어찌 저리 큰소리로 저리 대성통곡을 하는지.

서둘러 샤워를 끝내고 나가니 가관이 아니다.

일본 영화인데 엄마를 잃은 여자 아이가 개를 데려다가 사랑을 주면서

키웠는데 지진이 나서 개를 미처 데려가지 못하고 피신을 하고 개를 찾는 그런 영화다.

그런데 하은이는 지진이 났는데 개를 안 데리고 갔다고 개가 불쌍하다며

저리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

하은! 안 죽었잖아. 살았잖아요. 왜 그리 울어요. 제발 울지 좀 마.

그래도 불쌍하잖아요. 데리고 가야지.

며칠 동안 새끼들이 아무것도 못 먹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또 운다. 에휴~~~~~ 보여주질 말았어야 했는데.

개가 안 죽고 구출되기에 보여주었는데......

 에미인 마리도 불쌍하지만 세 마리 새끼들이 불쌍하다며 눈이 퉁퉁 붓게

울어 댄다.

너 자꾸 울면 엄마가 텔레비전 끈다!

안 돼요. 볼 거예요. 너무 불쌍해요.   또 운다.

 그런데 컴퓨터 하라고 한 작은 딸도 운다. 난 처음에 영화가 슬퍼서 함께

우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자기는 텔레비전이 보고 싶은데 언니 때문에 못 보고, 언니가 보는 영화는 싫고,

컴퓨터는 재미가 없고..... 게다가 다리는 아프고.

또 엉엉 운다.

아니? 나보고 어쩌라고요~~~~ 딸들 정말 왜 그래요?

울던 작은 딸 밤 9시가 넘었는데 배가 고프단다.

계란 프라이해서 밥 녹여 간장에 비벼주고 하은이는 고추장에 비벼주고....

대체 뭔 일인지......

작은 녀석 다리 아프다며 울면서 밥을 먹는다.

 드디어 해피앤딩으로 영화가 끝나고 밤이 늦었지만 하빈이가 보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 하나 보기로 했는데 스누피 만만한 하빈이 밥을 노린다.

하은이는 이미 밥을 다 먹고 설거지 통에 넣었는데....

하빈이는 이것도 또 속상하다.

스누피. 이건 내 밥이야~~~~~ 넌 네 밥 먹어!!!

 결국 하빈이 또 운다.

집요한 스누피. 계속 하빈이 밥을 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덤빈다.

하는 수 없이 스누피는 하은이가 데리고 있고 하빈이는 결국 밥을 다 먹지도 못했다.

에휴~~~~~ 오늘따라 딸들 정말 왜 이러는지......

 하은이는 스누피가 너무 좋다고 사랑고백을 하고 안고 뽀뽀하고

끌어안고......

내 참 기가 막혀서....

하은! 스누피는 하품한다. 에미한테 그렇게 해봐라. 짜식아!

 하빈이 밥 다 먹지 못하고 남겼지만 그래도 배는 부른 지 이 닦고는

스누피랑 함께 사이좋게 누웠다.

그러더니 다시 훌쩍훌쩍 울면서 다리가 많이 아프단다.

하빈이는 유난히 다리가 많이 아프다. 무릎도, 허벅지도, 특히 종아리가 많이....

그럴 때면 남편은 아무리 피곤하고 늦은 시간이라도 작은 녀석 다리를 잠들 때까지

주물러 주곤 했었다.,

오늘 스케이트 타서 다리도 아프고 발에 물집도 잡히고,

아빠가 보고 싶은가 보다.

그래서 더 훌쩍훌쩍 운다.

에휴~~~~ 정말 힘들다, 힘들어.

작은 딸 다리 열심히 주물러서 재우고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그리고

비타민 C1000mg을 꺼내서 먹었다.

내가 오래 살아야지 싶어서 말이다. 저렇게 예민한 딸들.

누가 받아주고 예뻐해 줄까 싶어

밤 11시가 넘어 비타민 C 먹으면서 어이없어 웃음이 나온다.

다른 집 딸들도 저러나?

우리 집 딸들만 저리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것인가?

잠든 딸들 얼굴을 보니 둘 다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다.

내일 예배당 가야 하는데.......

날씨가 비 오다 우박이 내리다 함박눈이 오다가 비가 오더니 그쳤었다.

오늘 우리 딸들 감정도 날씨랑 똑같다.

마냥 행복했다가 싸웠다가 너무 슬퍼 에미 죽은 것처럼 대성통곡을 하더니

다시 평안하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