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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아빠가 이렇게 좋은 것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2. 8.

한국으로 출장을 갔던 아빠가 오셨다.

아빠가 오시기 전날부터 딸들은 신이 나서 기다렸다.

워낙 아빠를 좋아하는 딸들은 아빠가 오셔서 좋고

아빠가 서울에서 가지고 올 선물이 기다려져서 좋고.

아빠가 오시는 날 딸들 미리 목욕시키고 텔레비전 보다가

10시 넘으면 자라 일러 놓고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짐에서 깨어난 딸들.

무지 분주하다.

아빠가 가지고 오신 선물들 뜯느라.....

 아침부터 우리집에 토끼가 방문했나?

아빠가 가지고 오신 토끼모자와 장갑.

어떤 분이 아이들 모자와 장갑을 선물해 주셨단다.

하빈이 저 토끼 모자가 너무 좋아 하루 종일 쓰고 있다.

밥 먹을 때도, 이 닦을 때도, 숙제할 때도, 잠잘 때도......

 하은이는 양 모자와 장갑.

참 귀엽고 깜찍하다. 두 딸 모두 맘에 든다며 좋아라 한다.

 

아빠가 출장 가신다 하자 하은이가 특별히 부탁한 연필깎이다.

여기 연필깎이가 안 좋아 벌써 여러 개를 샀지만 다 망가지고

어느 것은 날이 거꾸로 붙어서 오히려 연필 여러 개를 망가뜨렸다.

이번에 아빠가 사 오신 연필 깎이는 정말 무지무지 잘 깎인다.

하은이 입이 너무 좋아 벌어졌다.

 

 두 딸 모두 연필이 무지무지 많이 필요하다고 아빠에게 부탁을 했었다.

여기 연필이 깎는 데로 부러져서 나도 유치원에서 아이들

필 깎다 보면  짜증이 난다.

아예 안에서 심이 부러져 있는지 깎다 보면 어느새 몽당연필이

되곤 한다.

이번에 아빠가 정말 연필을 많이 사 오셨다.

올해는 충분히 사용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입을 드레스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돌아오는 날 전화까지 해서 어렵게 아빠가 받아 오셨다.

다행히 하은이에게 맞아서 얼마나 기쁜지.....

하빈이는 언니가 작아서 입지도 못한 새 드레스가 있어 다행이고.

이렇게 올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다 준비를 했다.

과자는 공항에서 짐이 많아 아쉽지만 놓고 왔단다.

반찬도, 떡볶이 떡도, 딸들 좋아하는 꿀떡도......

그래도 이렇게 급한 것들을 아빠가 바쁜 와중에 준비해 주셨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또 이모랑, 작은 엄마가 아이들 겨울에 입을 옷과 레깅스도 준비해 주셨다.

요즘 유행하는 것으로.....

매번 받기만 하니 미안하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챙겨서

보내주지도 못했는데....

너무나 갑자기 결정된 출장인 데다 장 볼 시간조차 없어서

그냥 염치없이 빈손으로 보냈는데.....

언니야, 동서 미안!

다음에 예쁜 선물 챙길게요.

우연님 방을 방문했다가 알게 된 책들을 남편 메일로 보냈더니

정신없는 시간을 쪼개어 이렇게 사 가지고 왔다.

언제나 책이 고프고 또 고픈 나라서 너무나 반갑고, 고맙고.

책이 무거워 사실 걱정을 했었는데.....

참 고맙다. 무거운데도 마누라 좋아하는 책이라고

이고 지고 와주어서.....

아껴가며 읽어야지....

하빈이는 아침에 명화는 왜? 유명할까? 를 보더니

자기가 먼저 읽겠단다.

그러시든가.....

책 읽는다는 말만큼 반가운 말이 또 있을 까.....

 

 예배드리고 집에 가려는데 차 뒤에서 볼맨 소리가 들린다.

아주 작은 소리로.

"어디 구경하고 싶어요~~~~"

어디?

"아무 데나. 어디든지"

어딘지 확실하게 말해야지 방향을 잡지?

"데카트론요" 한다.

피곤한 남편. 그래도 딸들이 원하니 가잔다.

아빠의 지도하에 탁구도 치고.

 골프도 치고.

하빈이는 골프가 너무 재미있단다.

그래? 그럼 이 참에 골프로 방향을 잡아 볼까?

또 알아? 헝가리의 박세리가 될지?

 우리 집의 듬직한 장녀, 하은이.

골프채 잡은 손도 무지 씩씩하다.

아무래도 공이 하늘 높이 저 멀리 날아가지 싶다.

 아빠랑 자전거를 타는 하빈이.

그런데 자전거가 좀 작다. 다른 자전거는 또 너무 크고....

에휴~~~~ 좀 더 기다렸다가

하빈이 키가 좀 더 크면 다시 시도해야겠다.

처음에는 좀 아슬아슬하던 하은이가 제법 잘 탄다.

지켜보는 아빠나 사진 찍는 나나 좀 불안했는데 제법 잘 탄다.

내년에는 혼자 자전거 타고 심부름도 갈 것 같다.

몸이 가벼운 하빈이. 오르락내리락 잘도 한다.

옆에서 신기한 듯 보는 하은이.

 저건 또 뭐야?

딸들 모든 운동기구가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무슨 놀이동산  온 것처럼 신나 한다.

아니, 놀이동산보다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빠랑 함께 놀아서.....

 

밖 주차장 옆에는 무료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았다.

작아서 옆에서 지켜보기가 좋아 다음에는 스케이트도 가지고 가서

놀다 와야겠다.

 

아빠는 피곤한데도 2주 만에 보는 딸들이 그저 이쁘고

좋아 함께 가서 딸들과 놀아주고,

딸들은 2주 만에 보는 아빠가 너무 좋아 한시도 안 떨어지고 놀고.

아빠가 이렇게 좋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