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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오늘 날씨. 눈이 왔습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2. 19.

월요일 점심부터 내린 눈이 오늘 아침에야 그쳤다.

솔솔솔 밀가루 뿌리듯 내려서 바로 녹으니 별일 없으려니 했는데

웬걸.....

이틀 내리 내린 눈이 아이 무릎 밑까지 쌓였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문을 열려하니 차 문이 안 열린다.

또 유리창이 얼어서 녹이고 출발하자니 늦을 것 같고.....

고민하다가 차에서 듣던 CD로 긁었다. 손 시려 손을 호호~~~ 불면서 말이다.

그런데, 

 딸들은 학교 늦을 것도 걱정 안 하고 쌓인 눈이 신기하고 좋아서

아침부터 스누피랑 함께 방방 뛰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도 신날까....

덕분에 나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짜증 날 수 있는 눈 온 날 아침이

딸들과 함께 웃으며 기분 좋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고속도로 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르드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차가 밀린다.

조짐이 불안하다.

그래도 고속도로 타면 괜찮겠지..... 나 혼자 위로를 해본다.

1분이면 갈 거리를 거북이 걷듯 기어서 조심조심 밀려 나가서

겨우 고속도로 진입하는 곳까지 가서 보니 경사길에 밀릴까 봐서들 어찌나

조심하는지 그래서 더 밀렸나 보다.

 평상시에는 120Km로 가던 길을 오늘은 60Km로 기어서 갔다.

지각할 까봐서 좀 불안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좀 일찍 출발하기에

괜찮겠지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얼마 전 구입한 용재오닐의 CD를 들으면서 갔다.

해가 뜬다.

오늘은 눈도 그치고 해도 떴으니 화창하겠구나......

헝가리 겨울은 정말 해가 그립다.

겨우 겨우 밀리면서 갔는데도 그래도 지각은 안 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아침 7시 50분이다.

이 정도면 괜찮다.

그래도 8시는 안 넘어서......

한 시간 오는 동안 뒷좌석에서 작은 녀석은 잠이 들고

큰 녀석은 음악을 듣고.

이런 아침이 왜 이리 평화롭게 다가오는지.......

딸들이 잠이 들고 조용히 음악을 들어서 그런가?

어쨌든 분주하고 소란스러워야 할 아침 출근길이 오늘은 오히려

차 안이 무지 조용했다.

조용히 비올라 연주를 들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