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점심부터 내린 눈이 오늘 아침에야 그쳤다.
솔솔솔 밀가루 뿌리듯 내려서 바로 녹으니 별일 없으려니 했는데
웬걸.....
이틀 내리 내린 눈이 아이 무릎 밑까지 쌓였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문을 열려하니 차 문이 안 열린다.
또 유리창이 얼어서 녹이고 출발하자니 늦을 것 같고.....
고민하다가 차에서 듣던 CD로 긁었다. 손 시려 손을 호호~~~ 불면서 말이다.
그런데,
딸들은 학교 늦을 것도 걱정 안 하고 쌓인 눈이 신기하고 좋아서
아침부터 스누피랑 함께 방방 뛰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도 신날까....
덕분에 나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짜증 날 수 있는 눈 온 날 아침이
딸들과 함께 웃으며 기분 좋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고속도로 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르드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차가 밀린다.
조짐이 불안하다.
그래도 고속도로 타면 괜찮겠지..... 나 혼자 위로를 해본다.
1분이면 갈 거리를 거북이 걷듯 기어서 조심조심 밀려 나가서
겨우 고속도로 진입하는 곳까지 가서 보니 경사길에 밀릴까 봐서들 어찌나
조심하는지 그래서 더 밀렸나 보다.
평상시에는 120Km로 가던 길을 오늘은 60Km로 기어서 갔다.
지각할 까봐서 좀 불안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좀 일찍 출발하기에
괜찮겠지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얼마 전 구입한 용재오닐의 CD를 들으면서 갔다.
해가 뜬다.
오늘은 눈도 그치고 해도 떴으니 화창하겠구나......
헝가리 겨울은 정말 해가 그립다.
겨우 겨우 밀리면서 갔는데도 그래도 지각은 안 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아침 7시 50분이다.
이 정도면 괜찮다.
그래도 8시는 안 넘어서......
한 시간 오는 동안 뒷좌석에서 작은 녀석은 잠이 들고
큰 녀석은 음악을 듣고.
이런 아침이 왜 이리 평화롭게 다가오는지.......
딸들이 잠이 들고 조용히 음악을 들어서 그런가?
어쨌든 분주하고 소란스러워야 할 아침 출근길이 오늘은 오히려
차 안이 무지 조용했다.
조용히 비올라 연주를 들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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