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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은이 이야기

송사하는 하은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2. 23.

 

 

 

올해 한글학교 졸업식에서 하은이가 재학생 대표로 송사를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학생 중 제일 오래된 학생이라서.

예비반부터 다녔으니 벌써 6년을 한글학교를 다녔다.

아침 6시 30분인데 눈이 떠진다.

일 년 동안 가기 싫어도 억지로 가야 했던 딸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도넛 한 봉지 있는 것으로 새벽에 도넛을 만들었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간식으로 먹으라고......

다들 금요일 까지 학교에 가고 금요일 밤이면 한글학교 숙제에, 시험공부하고

토요일 한글학교 가서 한국공부하는 가여우면서도 대견한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다.

아쉬운 것은 도너츠 봉지가 한 봉지밖에 없어서 넉넉히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딸들 키우다 보니 모양도 이것저것 하게 된다.

다음에는 딸들 친구들 오면 함께 놀면서 만들어야겠다.

 금요일 오후에 선생님들께 드릴 선물을 샀었다.

헝가리 말로 "사랑합니다."하고 적힌 사탕을. 

 12시. 졸업식장으로 들어서니 작은 녀석 뭘 하며 저리 웃고 있는지.

매일 저렇게 어디서나 웃어주면 좋으련만.

어른들만 있으면 표정이 굳어지고 말을 안 하는 녀석이다. 웃으니 저렇게 이쁜 것을.....

 오늘 송사하느라 긴장하고 있는 하은이.

빨리 읽지 말고 천천히 또박또박 뒷말을 눌러가며 읽으라 했는데 잘하려는지.....

 특별히 이날을 대사님께서 함께 참석해 주셨다.

한글학교가 아니면 국민의례도, 애국가도, 국기에 대한 맹세도, 졸업가도

불러 볼 기회가 없는 우리 아이들이다.

인원이 참 많이 줄었다.

많이들 한국으로 돌아들 가시고, 한글학교에 안보 내시는 분들도 계셔서

100여 명이 넘었던 아이들이 70명이 안되나 보다.

 2학기 개근상을 받는 하빈이.

 하은이도 개근상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졸업생 언니, 오빠들을 위한 송사 시간.

생각보다 또박또박 차분히 잘 읽은 하은이.

 현 헝가리 대사님의 졸업생과 재학생을 위한 훈화 말씀.

산업은행 행장님이 올해 교장선생님이시다.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있었다.

외국학교에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이 한글학교를 통해서

한국을 알아가고, 한국말을 잊지 않을 수 있으며

한국의 학교 일부분을 경험할 수 있으니 참 감사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은, 하빈이는 한글학교 과정을 힘들어한다.

헝가리 말과 영어를 사용하다 보니 한 학년씩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어휘를

외워야 하고 사회는 너무나 어렵고, 한문은 이집트 상형문자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쉬울 것 같은 수학마저 용어가 너무 어려워서 점점 더 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 하지만 그렇다고 중단할 수도 없고.

참 어렵다.

그저 딸들이 2009학년도 열심히 다녀만 주면 좋겠다.

시험 잘 못 봐도 괜찮으니 그저 출석하고 숙제만 열심히 해주면 좋겠다.

에미의 마음이 그렇다.

하은, 하빈!

열심히 한글학교 다녀줘서 고마워요.

하은!

오늘 송사 잘했어.

이쁘다. 딸들!

 

서울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작은 엄마, 작은 아빠, 외삼촌, 외숙모, 사촌 오빠들....

우리 하은이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

하빈이두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힘들어도 한글학교도 잘 다니고 있고요.

학교 옮겨서 잘하고 있고요.

모두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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