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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09년

카일 이야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3. 11.

목요일 아침.

이상하다.......

왜이리 조용하지.....?

미스 노에미가 나에게 오더니 천국 같다고.....

카일이 아직 안왔는데 너무나 조용하고 차분한 아침이라고.

그러고 보니 9월부터 우린 이런 분위기에서 하루를 시작했었다.

카일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조용한 아침이 15분만에 깨졌다.  와장창~~~~/////

15분 늦게 온 카일이 오자마자 가방이 집어 던지며 개구리라며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어 들어 오면서 조용히 쓰기를 하던 아이들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았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수학시간.

다들 심각하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곰돌이를 뺐다가 넣었다가....

그런데 애리 짝꿍 카일은 도대체 어딜간거야?

 

 

선생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소란을 피우며 쉬지않고 떠들어서

결국은 3번의 경고 끝에 문앞에 저리 서있다.

ㅉㅉㅉㅉㅉ    선생님이 미리 말할 때 좀 듣지.

왜 꼭 끝까지 말썽을 피우는지......

그래도 표정은 심각하지 않다. 저리 서서도 간섭할 것 다 간섭하니까.

 

 카일의 순서가 아니다.

지민이와 하루끼의 순서인데 저리 서서 자기가 더 흥분을 하니......

저러다 또 문앞에 서있게 된다.

 

또 3번의 경고 끝에 문앞에 서있는 카일.

그런데 궁금해 죽는다.  선생님이 누굴 시키고 그 친구는 잘 맞히는지....

좀 조용히만 해주면 될텐데..... 목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

하고 싶은 말은 또 어찌나 많은지.

 

 폼크림을 놓고 쓰기 연습을 한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다들 흥분했지만 몇번 하다보니 아이들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안다. 카일만 빼고.

 

 이날도 애리 짝꿍 카일은 없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지시대로 쓰더니 곧 바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온 몸에 바르면서....

결국 손씻고 문앞으로 직행.

 

 카일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꼭 따라 들어 가야 한다.

그냥 놔두면 10분도 20분도 좋다. 마냥 물장난에 비누 장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장난치며 엉망을 만들어 놓아서 지켜야 한다.

그날도 몰래 들어가서는 비누로 장난치다가 딱! 걸렸다.

손에 비누가 어찌나 많던지......

온몸을 안움직이게 꼭 잡고는 강제로 손을 씻겼다.

손 씻는 사이 또 어찌나 변명과 말이 많은지.....

그 말을 듣다 보면 웃음이 나와서 힘들다.

웃으면 안된다. 그러면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안하기에 얼굴은 엄하게 해야하는데

이녀석과 씨름하다보면 웃음을 참기가 힘들다.

 

 지난주에 우린 콩을 심었다. 아이들과 함께 콩을 싹 틔우는 것을 보고

집으로 보내기 위해서.

신기한듯 보는 카일. 제발 싹이라도 장난 안치고 제때에 나와주면 좋겠다.

 

 어찌나 진지한지. 이런 모습이 참 이쁘다.

 

 햇볕 잘드는 창가에 두었는데 같은 날 싹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들 애타지 않게 말이다.

 

 카일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다. 규칙만 지킨다면 정말 멋진 녀석이다.

놀이에서도 언제나 독창적이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논다.

이날도 갑자기 위의 뚜껑을 덮어 달란다.

자기는 속에서 혼자 있고 싶다나.....?

다른 녀석들 궁금해 죽는다. 안에서 카일은 귀찮다고 소리지르고.

 

ㅋㅋㅋㅋ 저리 손가락 하나 내밀어서 존재를 확인시켜 주고.

다른 녀석들 신기해서 주변을 맴돌고, 한번 하고 싶어서 카일에게 물어보고.......

 

 오늘은 카일과 크리스토프가 붙었다.

절대로 눈을 떼면 안된다. 둘이 붙으면 그 효과가 너무 커서.....

 

 불안,불안........ 둘이 붙어 있는 것이 아슬아슬하다.

 

 

 

 결국 저리 놀다가 보마가 지나가다가 북치듯 열심히 두들겨서

안에 있던 카일이 울고 말았다. ㅋㅋㅋㅋㅋ 그래 조심하라 했지!

몰랐던 보마는 미안하다하고 안에서 너무 시끄러워 뚜껑 열려다 다친 카일은

속상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안받아 주고. 결국 다친 곳에 뽀뽀 4-5번 만에 풀린 카일.

 

 케이고! 뭘 그리 열심히 묶고 있는 거야?

케이고는 오늘 상자를 만들더니 저리 줄넘기로 열심히 묶고 또 돌려서 묶는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들이 참 즐겁고 재미있다.

어제,오늘 연속 스티커 받은 카일. 무지 좋단다.

내일도 꼭 받으라고. 그리고 미스 선미에게 보여달라고. 너무 보고 싶다고.

ㅋㅋㅋㅋㅋ 두달이 다 되어가는 녀석이 스티커가 겨우 6개다.

일주일에 겨우 하나꼴이니...... 점점 좋아지고 있고 또 더 좋아 질것이다.

그러면 스티커도 늘어 나고 선물도 받겠지. 선물받고 신나할 녀석 표정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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