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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09년

카일과 브랜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3. 14.

어제는 한 달 만에 날씨가 좋아서 바깥 놀이를 했다.

아이들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런데, 생각지 못한 일이 터졌다.

카일이 브랜든을 무서워하며 울은 것이다.

세상에.....

천하의 카일이 울다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카일이 놀이터에서 훌라후프 하나를 찾아서는 나름 놀고 있었다.

그것을 본 브랜든. 평상시에도 별로 말이 없이 행동으로 옮기고

말도 느리면서 저음으로 하는 브랜든 인지라 그날도 말이 없이 그저

카일에게 다가가서는 훌라후프가 필요하니 달라고 했고,

카일은 절대 줄 수 없다 하고....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카일이 이야기하고 있는 나와 노에미에게 와서는

브랜든이 자기 훌라후프를 뺏으려 한다고 일렀다.

그런데 브랜든의 대답이 정말 의외였다.

자기는 파워가 필요하기 때문에 훌라후프가 필요하단다.

파워?

그러고 보니 오늘도 브랜든은 트랜스포머가 되었고 에너지가 떨어져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데 마침 카일의 훌라후프가 눈에 뜨였던 것이다.

브랜든의 대답에 나와 노에미는 웃고, 카일은 어이없어하면서

그냥 훌라후프라서 파워를 줄 수 없으니 가라고, 절대 줄수 없다고.

노에미는 함께 사이좋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하고....

도망가는 카일, 파워를 얻으려 쫓아가는 브랜든.

이렇게 계속 쫒고 쫓기고 가 계속되면서 카일은 점점 얼굴이 굳어지면서 심각해지고

브랜든은 실실 웃으면서 즐기고, 결국 카일이 울면서 노에미 뒤에 숨고.

노에미가 훌라후프로 브랜든에게 파워를 주었다.

훌라후프로 브랜든의 몸을 통과시켜서 말이다.

ㅋㅋㅋㅋ 브랜든 귀에서 다시 한번 해달라나? 귀 쪽에 파워가 더 필요하단다.

그것을 지켜본 카일.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훌라후프를 집어던지며 또 울고.

처음에는 그냥 훌라후프라 하던 카일도 집요하게 파워를 넣고 싶다는 브랜든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절대로 자기 훌라후프로 파워를 줄 수 없다나?

그 말 들은 브랜든은 훌라후프를 터치하면서 파워를 뺏었다며 또 웃고

그 말에 또 흥분해서 화를 내며 우는 카일.

옆에서 지켜보는 나나 노에미는 너무 웃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다행히 놀이시간이 끝날 무렵이라 줄을 서면서 전쟁은 끝났지만

카일 또 훌라후프 숨기느라 진지하다.

이렇게 눈물 나게 웃으니 주름이 자글자글 하지요.

그래도 이렇게 웃으며 사니 참으로 감사하다.

 

 어라?

웬 쵸코렛 쿠키? 브랜든의 스낵이 아닌데......? 어디서 났지?

 

 카일이 주었단다. 오늘 스쿨 런치에서 나온 것인데 자기는 별로 안 좋아해서

브랜든에게 주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ㅋㅋㅋㅋㅋ 바로 10분 전에 그리 도망 다니며 울고 숨더니

그래도 브랜든 생각하는 친구는 카일이구나..... *^ ^*

 

 우리 반에는 나와 노에미를 바쁘게 만드는 왕자님이 있다.

카일과 브랜든, 그리고 크리스토프.

브랜든. 미국 아가다. 느리고 말도 느리고 공부는 별로 관심 없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은 아닌데 안 하려 한다.

브랜든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씻는 것이다.

손 씻기, 이 닦기.

브랜든이 화장실을 가면 난 문 앞에서 지키고 서있다고 나오는 브랜든에게 꼭 묻는다.

"손 씻었어요?"  대답은 언제나 "Yes" 다. 하지만 거짓말이다.

차가운 물에 손을 넣고 싶지 않고 또 무지 씻는 것을 싫어해서 그냥 하는 말이다.

"손 좀 보여줘" 바로 손을 뒤로 감춘다. 그러면서 뒷걸음으로 매력적인 웃음을

실실 웃으며 자기 자리로 가려는 브랜든을 붙잡아 안고는 화장실로 가서는

물을 틀고 손을 강제로 씻기면 손에 물이 닿는 순간  언제나 비명을 지른다.

"미스 선미, 차가워, 물이 너무 차가워서 내 손이 얼었어."

"아니거든, 괜찮거든. 하나도 안 차갑고 손이 깨끗해서 너무 좋거든."

다 씻으면 인상을 쓰면서 날 보고는 "Thank you" 하고는 간다.

이날도 카메라 들고 지키고 서있다가 물어보니 씻었다며 또 실실 웃으며 거짓말.

문 앞을 지키고 있으니 결국 수돗물을 틀었지만 한참을 손을 못 씻고

코 파고 손 비비고..... 그러더니 나에게 손을 보여주면서 자기 손은 깨끗해서 안 씻어도

괜찮다고.....

아니거든요. 화장실 갔었으니까 꼭 씻어야 하거든요~~~~

 

 자기 손 또 쳐다보고 비비고 또 나에게 보여주고....

이렇게 10여분이 지나가면 결국 강제로 내가 손을 씻겨서는

데리고 나간다.

 

 

 

 왼손잡이 브랜든.

요즘 쓰기가 아주 많이 좋아졌다. 이쁜 것.

 

오우~~~~~ 빨리 하고 놀고 싶어 무지 진지한 카일.

연필이 성한 것이 하나도 없다.

다 물어뜯고 멀쩡한 연필을 반토막으로 부러트리고.....

봄방학 지나고 만나면 또 커있겠지....

카일, 브랜든, 크리스토프......

말썽쟁이, 개구쟁이 너희들이 있어서 많이 웃고

하루가 무지 빠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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