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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여행

헝가리 건국 기념일 불꽃놀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8. 22.

8월 20일은 헝가리 건국기념일이다.

헝가리의 가장 큰 국경일이라서 일주일 전부터 다리 위에 폭죽을 설치하고

에어쇼를 준비하느라 하늘 위가 소음으로 시끄럽다.

또 많은 공연이 준비되고 여기저기 길을 막고 하루의 장사를 위해

준비하는 손길들이 분주하다.

 

전날까지도 싫다던 남편이 친구 전화 한 통화로 맘을 바꾸어 우린

그 복잡하다는 두나강 가까이로 차를 가지고 들어 갔다.

다리 3개를 다 막았고 부다 성 올라가는 길도 막았기에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차를 가까이에 주차를 할 수 있어

우린 산책 삼아 기분좋게  걸었다.

 

1995년 결혼하고 처음본 불꽃놀이는 정말 실망이었었다.

밤 9시에 시작하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 몰려든 시민은 엄청난데

정작 불꽃놀이는 딱 15분 만에 끝이 났었다.

그것도 피융~~~~ 팍, 피융~~~~ 팍........

이렇게 싱거웠었다.

그런데 열다섯 해가 지난 어제의 불꽃놀이는 아주 화려하고 멋졌다.

20분 만에 끝난 것이 아쉬웠지만........

불꽃놀이 보겠다고 몰려든  그 많은 인파를 봐서라도 10분 늘려 30분은 할 것이지..........

사실 작년까지는 30분을 했단다. 그런데 헝가리 경제가 어려워 돈이 없어

올해는 10분 줄여 20분만 했단다.

믿거나 말거나......

 

 

운이 좋게도 부다 성 가까이에 차를 주차하고 천천히 딸들하고 걸어가는 아빠.

딸들은 아빠랑 불꽃놀이를 보는 것이 올해 처음이다. 엄마랑 둘이 4년 전에 한번 보고.......

 

1720년에 생겼다는 언젤리카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올해는 다리 위에서가 아니라 이렇게 멋진 레스토랑에 앉아서 불꽃놀이를 보았다.

유리네 덕분이다. 안 나가겠다는 남편 나오라 전화하고 함께 저녁도 먹고......

 

 유난히  외국인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헝가리 말이 아닌 외국어가 들린다.

경찰차와 엠블런스도 3대나 대기하고 있고, 9시가 되자 불이 다 꺼지면서

웅장하면서도 좀 슬픈듯한 음악이 울려 퍼지며 드디어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머르깃드 다리, 란츠 다리, 엘리자벳 다리, 그리고 겔레리트 언덕에서 쏘아 올린 폭죽이

화려하게 하늘 위를 장식하고...

 

 

 

 

 

 

 

 

 

 

 

 

 

 

 

 

 

 

 

 

 

 음악이 좀  서글픈듯해서 건국기념일을 기념한 불꽃놀이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하빈이는 너무 이쁘다고 좋다고..... 그런데.....

에게~~~ 벌써 끝났단다.

그런데 그다음이 너무 신기했다.

딱 20분 만에 불꽃놀이가 끝나자마자 엄청난 대 인파가 전철역을 향해 버챠니 띠르를 향해

몰려드는데 너무나 신기했다.

꼭 전쟁이 터져 피난 가는 피난민 인파 같았다. 어찌나 많은지.....

저 많은 사람들이 어찌들 집으로 가려나......

 

 밀리는 차들 속을 뚫고 서행을 하는데 보니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빌라모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참 많다.

4일의 연휴에 돈 많은 헝가리인들은 밖으로 다 나가고 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 모여들었다 하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전통 있는 오래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하며 딸들과 수다 떨고

우아하게 앉아서 불꽃놀이 구경도 하고 올해 건국기념일은 참 좋았다.

(고마워요, 유리 엄마. *^ ^*)

헝가리 건국기념일이 지나면 한 해가 지난 기분이다.

8월 20일 건국기념일 연휴가 지나면서 신학기가 시작되고,

휴가가 거의 다 끝나서 다들 직장으로 들 돌아가고,

한국에 갔던 가족들과 유학생들이 다 돌아오기 때문이다.

여름의 끝자락이 보이고 가을 냄새가 벌써  나는 듯하다.

우리도 월요일이면 다시  학교로, 직장으로 돌아간다.

여름이 끝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일 년을 열심히 살면서

내년의 여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