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편 8절을 쓰던 날 아침.
You are the judge of all people.Judge in my favor, O LORD;you know that I am innocent.
다윗의 고백이 부러웠다.
하나님 앞에서 아니 아버지 앞에서 당당하게
떳떳하게 결백하다 말할 수 있는 그 마음이.
그러다 생각을 했다.
우린 너무 생각이 많구나.....
지난 일들까지 다 떠올리니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주눅들어 있는 거구나.
부모와 자식은 그러는 것이 아닌데.
예전 잘못까지 다 들추어서는 혼내고 야단치는
그런 관계가 아닌데.
다윗처럼 그때그때 그 순간 마다 아버지에게
억울하다 말도 하고 잘못했다 시인도 하고
감사하다 아버지밖에 없다고 사랑표현도 하면서
그러는 것인데.
갑자기 정채봉 시인의 시가 떠올랐다.
나중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뵌다면
제일 억울했던 일 한가지만 이야기하고
그 품에 안겨 한없이 울겠다던......
왜 시편 7편을 쓰고 묵상하다가 엉뚱하게 정채봉 시인의
시가 떠올랐는지 나도 알 수 없지만
엄마 품이 그리운 어린 나이에 떠나가신 어머니.
그 어머니를 만나면 너무나 억울해서 멍들었던 그 마음을
털어놓고 한없이 울고 싶다던 정채봉 시인과
억울하다고 결백하다고 그래서 공정한 재판장이신 주님을
의뢰하는 다윗이 비슷했나 보다.
다윗도 참으로 억울한 일을 많이 겪은 인물이기에.
그날 아침 바이블 시간에 미스 노에미는 가인과 아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는 제사를 드리는 그림을 색칠하게 했다.
아이들이 열심히 색칠을 하다가 갑자기 제단 위의 양에 꽂혔다.
버슬리- 이거 불이야? 미쓰 선미, 불이야?
미스 선미- 응, 이거 불이야.
버슬리- 난 불을 좋아해.
토마스- 양이다.
버슬리- 잠자?
토마스- 양이 잠자나?
미스 노에미- 죽은 새끼 양이야.
버슬리-왜? 정말 죽었어?
미스 노에미- 하나님께 제물로 받치는 양이야.
라이언- 요리하는 거야? 하나님 배고파?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
거기서 우리 모두 뒤집어졌다.
하나님 배고파? 그래서 요리해?
이 아이들처럼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하나님 배고파요?
나 배고파요.
나 무지 억울해요.
오늘 기분 진짜 좋아요. 왜냐하면 요......
이렇게 주절주절 말도 하고 속에 담아 두었던 것들
하나하나 꺼내 놓고....
가끔은 투정도 부리고 억지도 부려보면서 그냥
그리 살고 싶다.
그리고 만약 어쩌다 억울한 일이 있어 가슴에 멍이 들면
아버지 앞에서 엉엉 울면서 하소연도 해야지.
다윗처럼 결백하니 하나님께서 변호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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