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6시 50분.
출근을 위해서 차에 시동을 걸고 하은이는 스누피를 잡고 있었다.
여느때처럼.
나는 차를 밖으로 빼고 문을 닫은후 다시 대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하은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이날 따라 스누피가 고집을 피운다.
밖으로 나오려고 하은이와 실갱이를 하는 것이다.
결국 하은이 다리사이로 스누피가 탈출을 했고 우린 시간이 다 되어
할수 없이 대문을 아주 조금 열어 둔채 출근을 했다.
가끔 이런일이 있으면 이렇게 문을 조금 열어 둔채 출근을 하면
스누피는 혼자 실컷 산책을 즐긴후에 다시 귀가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은 귀가를 안했다.
가출이야? 아니면 사고야?
딸들 밤에 울면서 기도하고, 내일 올거라고 위로한 뒤에 다시 밤에
위험하지만 문 조금 열어두었다.
그렇게 화요일이 지나가고 또 수요일 아침이 되었는데도
스누피는 귀가하지 않았고 울고 징징대는 딸들을 위해서
난 뭐든 해야만 했다.
결국 남편은 스누피 찾는 광고지를 만들어 왔고,
우린 목요일 플룻,피아노 레슨을 취소하고는 일찍 집에 와서
광고지와 테이프, 스테플러를 챙겨서는 다시 나왔다.
에휴~~~ 딸들이 착하니 어째 우리집은 개들이 말썽이야.
이젠 하다하다 별짓을 다 해요.
딸들 눈치보면서 궁시렁궁시렁 혼잣말을 해가며 운전을 하고
딸들은 전단지 하나하나 정성들여 붙이며 기도를 하고.
집 주변을 중심으로 30여장을 1시간 30여분에 걸쳐서 다 붙이고
들어 왔는데 바로 그날밤에 전화가 왔다.
사실 난 이 전단지를 붙이면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나도 관심없이 지나치는데 누가 이것을 보고 전화를 해 줄까.
또 지나가는 개를 본다 한들 이 전단지의 스누피일까 관심있게
볼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아니었다.
전단지 붙인 그 날밤부터 그 다음날 아침까지 5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두가 다 정확한 정보였다.
스누피가 있다는 집의 주소와 위치를 정확하게 설명해주었다.
금요일 아침 우린 학교로 가고 남편이 가서 스누피를 데리고 왔는데
그 다음날까지 계속 전화를 주었다.
그래서 다시 딸들 데리고 다니면서 붙였던 전단지를 다 회수해야 했다.
정말 놀랬다. 이렇게 관심있게 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리고 반성을 했다.
우린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면서 정말 관심있게 보고 전화 주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나도 다음부터는 관심있게 봐야 겠구나......
누군가도 이런 마음으로 붙이는 구나.
이래서 사람은 입장이 바뀌어 봐야하는가 보다.
그냥 놔두었으면 스누피는 혼자 집에 돌아 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할머니가 스누피를 데리고 있었다.
할머니 집에 개들이 많은것을 보면 외로운 할머니께서 돌아다니는
개들을 불러 들여 저리 함께 사시는것 같았다.
그냥 놔두면 스누피는 알아서 집에 오는데........
그렇게 4일을 그 할머니집에 갇혀 있다가 돌아 온 스누피.
집에 온 스누피 딸들을 보고는 어찌나 어리광을 부리며 앙알거리는지.
할말이 많은 스누피. 딸들에게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스누피가 매일 밤이면 내차와 남편 차 위로 올라가서 짖어 댄다.
그것이 스누피의 취미생활이다.
차는 여기저기 긁혀서 장난이 아니고 아침에 시동을 켜면 앞 유리창과
뒷유리창에는 스누피 발바닥 도장이....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그래서 남편이 결심을 하고 주차장 주면에 저리 담을 만들고
다음날 문을 달기로 했는데 바로 그날 집을 나갔었다.
저 나무 담장을 보면서 어찌나 한숨이 나오던지.
돈들여 담장에 문까지 달았는데 나간 스누피는 돌아 오지를 않고.
그러다 스누피가 돌아 오니 사람마음 진짜 간사하다.
만들기를 잘 했지. 다시는 차 위로 못 올라 갈껄? ㅋㅋㅋㅋ
도대체 밤이면 왜 차위에 올라가서 짖어 대는 거야? 스누피!!
에휴~~~~~ 내차를 보면 정말 스누피 발톱에 긁힌 자국이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스누피 데리고 온 다음날 스누피 목에 저리 전화번호를
적어서 달아 주었다.
스누피 안에 칩이 있지만 그것은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야 확인이
되는 것이라서 저것이 더 낫겠다 싶었다.
스누피, 많이 놀랬었나 보다.
앞집 꽃집 아줌마가 스누피에게 들어 오라 해도 이젠 안들어 간다.
다시 잡혀서 그때 할머니집처럼 갇힐까봐서 그런가 보다.
이러면서 스누피도 조금씩 배우는거겠지.
아침 저녁 매일 하루도 안거르고 산책을 시키는 하은이,
아침 5시 50분쯤이면 산책가자고 어찌나 문을 긁어 대는지.
퇴근해서 돌아오면 산책나가자 하은이 붙들고 안떨어지는 녀석.
제발 그저 딸들하고 오래오래 이리 있어주면 좋으련만.
한번만 더 가출하면 다시는 전단지도 안 붙이고 찾으러 다니지도
않을꺼니까 너 조심해! 겨울에 집나가면 얼마나 고생인지 알어?
또 그런 할머니집에 갇히면 너 평생 그 집에서 갇혀 살아야해!
잘 생각해서 알아서해. 마지막 경고야! 다시는 찾으러 안다닐꺼야!
에휴~~~~ 생각없는 녀석.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스누피가 집에 오니 딸들 웃음소리가 커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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