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호두까기 인형이다.
매년 늦게 표를 구하려 하다 보니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을
못 봤었는데, 올해는 어렵게 표를 구했다.
물론 오페라 하우스에서 하는 프로페셔널한 공연은 이틀 만에 표가
모두 매진이라 구할수가 없었고,
발레학교 학생들이 하는 공연표를 그것도 주말은 모두 매진이라서
평일 표를 구매했다.
딸들 평일이라 불편하다고, 힘들다고.... 그래도 보기 힘든 공연이라
봐야 한다는 엄마의 엄명에 미리 전날 퀴즈 준비도 하고
숙제도 미리 끝내고 드디어 공연장으로 갔다.
차가 어찌나 밀리던지.......
정말 오랜만이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거리를
걷는 것이. 그런데 우린 걷는 것이 아니라 뛰었다.
주차가 너무 힘들어서 그나마 있던 20여분을 주차로 보냈기 때문이다.
극장은 작았지만 무대 장치가 정말 좋았다.
남편 사무실에서 가까운, 시내 한복판에 있는 Thalia Szinhaz였다.
학생들이라서 좀 어설퍼 보였고 실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중간에 있는 중국남자 학생의 실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이 학생도. 긴장한 표정이 너무 보여서 안쓰러워 보였는데
발레 실력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아주 좋았다.
중간 쉬는 시간에 작은 녀석이 날 툭툭 치면서 어떤 분을 가리킨다.
"엄마, 우리 아는 아저씨 아녜요? 어디서 봤는데? 분명 아는 아저씨인데...?"
옆에서 하은이도 맞단다. 분명 우리가 아는 아저씨란다.
그러고 보니 낯이 익다. 그런데 기억이 안 난다.
한국분은 아니고 분명히 중국분인데.......
"이르드 중국집 아저씨인가?"
"아니야, 이르드 중국집 아저씨는 둥글둥글하거든."
"그럼 어디서 본 아저씨이지?"
그렇게 기억을 더듬다가 쉬는 시간 다보내고 집에 와서야 기억이 났다.
맞다!
비엔나에서 지원이네가 왔을 때 처음 갔던 중국집, 바로 그 중국집 주인
아저씨였다.
처음 볼 때부터 외모가 심상치 않은 분이었다.
그분 아들이 발레를 하는구나......
그런데 정말 잘했다.
동양 남자아이가 두 명에 여자 아이 한 명이었는데
남자 두 명은 다른 아이들에 비할 때 정말 실력이 뛰어났다.
예전에 한국 여학생도 있었는데......
딸들 오랜만에 보는 발레 공연이 재미있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내년에는 11월 말에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오페라 하우스에서 하는 공연을 꼭 봐야겠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리도 이쁜 눈이..... (0) | 2010.01.30 |
---|---|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하고.... (0) | 2010.01.15 |
원인이 무엇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0) | 2009.11.29 |
가을을 보내는 딸들. (0) | 2009.11.02 |
주리, 루카, 마히나 (0) | 2009.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