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방학을 지내고 월요일 출근을 했는데
화요일부터 헝가리 BKV(버스, 전동차)가 스트라이크를 시작했다.
화요일 아침 좀 긴장을 하고 출근을 하는데 평일보다 승용차가
좀 많아서 그런지 정체가 심했다.
수요일은 10분을 더 일찍 출발을 했다. 6시 45분에.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8시에 출근부에 사인하고 들어갔다.
설마설마했는데 아무래도 스트라이크가 길어지려나 보다.
그러면 목요일은 도대체 얼마나 더 일찍 나와야 하는 것인지.....
그런데 참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전 기차와 지하철이 스트라이크를 했을 때는
모든 인력을 동원해서 배차간격이 좀 길어지긴 했어도 운행을 했었다.
정년퇴직한 분들, 사무직 직원까지 동원해서 비상체제에 들어갔는데
헝가리는 아닌가 보다.
빌라 모시도, 버스도 거의 눈에 안 보인다.
좀 낯선 풍경이다.
언제나 분주하게 오가던 빌라모시가 보이지 않고
정류장에는 사람이 없다. 이 바쁜 출근시간에 말이다.
화요일 아침에는 혹시나 싶어 나와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수요일 아침부터는 저렇게 휑~~~ 하다.
무지무지 복잡한 MOM Park 앞인데 말이다.
가장 복잡한 곳 중 하나인 남부역 앞 정류장인데 여기도 저리 썰렁하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하나도 없으니......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차를 가지고 나오거나 카풀을 이용해 이동을
하니 차가 밀릴 수밖에 없다.
목요일 아침은 더 심했다.
고속도로 테스코 앞부터 저리 밀리기 시작을 했다.
정체가 심하다고 저리 안내도 해주고....
하은이 지각할 까 봐 뒷자리에서 안절부절못하고.
목요일은 5분 더 늦게 8시 5분에 사인하고 들어 갔다.
다행히 지각은 아니었다.
8시 10분부터 지각이다.
1시간 20분을 아침부터 애달파하며 운전을 했더니 무릎도 아프고
속도 타고 기운다 빠졌다.
만약 내일까지 한다면 정말 어찌해야 하나.....
이렇게 차가 많이 나오니 월요일부터는 어쩌면 스모그가 심해서
짝수 홀수로 차운행을 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럼 나처럼 시외에서 출근하는 사람은 어찌하나.....
모처럼 딸들하고 차 안에서 이틀 내내 왜 BKV가 스트라이크를 하는지,
그러면 정부는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 등등등 말도 많이 하고
뉴스도 라디오로 듣고 나름 재미있었다.
이번에는 라디오를 듣게 했다. 그리고 왜 스트라이크를 하는지 찾아보라 했다.
또 회사에서는 어느 선까지 해주겠다 하는지 듣고 헝가리 말을 못 하는
엄마에게 설명을 해달라 하니 딸들 열심히 듣고는
"엄마,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거래요. 그런데 내일도 한다니까 아마도
돈을 안 주나 봐요." 한다.
만약 적자가 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
버스비가 오를 거야. 표를 살 때 더 돈을 주고 사야 해.
뭐야? 그럼!
그런 거야. 회사가 지금 적자가 심해 돈이 없거든.
그런데 요구를 들어주고 스트라이크를 멈추려면 방법이 없지.
큰일이다.
하지만 삼일이면 족하지 싶다. 나는....
내일은 좀 무릎 안 아프고 진 안 빼고 출근하고 싶다.
하빈이 일본 친구 유리아빠는 스트라이크 하는 줄을 몰라서
전날 회식을 하고 술 한잔 드시고는 차를 놓고 집에 오셨다가
아침에 빌라모시, 버스 다 안 다녀서 걸어서 출근을 하시고
유리와 애리는 엄마손을 잡고 걸어서 학교까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웃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외국인들은.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이 그날이라서.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또 그 추운 날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걸어왔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짠하기도 하고.
점점 더 헝가리 경제가 어려워지니 걱정이다.
금요일 아침,
어? 길이 안 막힌다.
혹시..... 금요일 다들 지쳐서 결근하는 거 아닌가?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그랬단다.
금요일 그동안 스트라이크로 지친 시민들의 많은 수가
일을 하지 않았단다.
정말 평상시보다 더 뻥 뚫린 길이었다.
덕분에 7시 40분에 학교에 도착을 해서 너무나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그런데 오후에 들은 소식은 다음 주에도 파업은 계속된다는 소식이었다.
에휴~~~~
월요일은 정말 서둘러서 일찍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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