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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봄 비가 내 안에서 내리던 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4. 6.

 

 

 책이 비행기로 도착을 했다.

법정스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이 도착을 한 것이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어느 날 종로서적에서 정말 우연히 내 손에 잡혔던 책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였었다.

그 자리에 서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구입을 결정하고는

한동안 핸드백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읽고 또 읽었었다.

한번 읽은 책을 두 번 읽는 경우가 거의 없는 나지만 무소유는 성경 다음으로

여러 번 읽은 책이었다.

그 뒤 스님이 책을 낼 때마다 서울에 전화를 해서는 이렇게 받아서 읽었었는데.....

이 책이 마지막 책이구나.

그동안 알 수 없는 허전함에 갈증이 났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책이 고팠던 것이다. 너무나 너무나......

그동안 안느는 영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집에서는 전공 원서 다시 꺼내 읽고, 학교에서는 영어 단어 외우며

영어 성경 읽고, 쓰고....

설거지하면서는 영어 사이트 다운로드하여 틀어 놓고 mp3로 영어성경 들으며

운전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나에게는 힘겨운 짐이었던 모양이다.

다 내려놓았다.

당분간은 전공 원서도 안 펼치려고 덮었다.

사이트 다운로드한 것도 일단 보류.

그리고 내 안의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기로 했다.

한글로......

무지 신난다.

어쩜 이리도 책이 달콤하고 좋은지....

이참에 읽고 싶어도 시간 내기 부담되어 미뤄두었던 헨리 나우웬 신부님 책도

꺼내서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읽다가 잠들려고....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신부님 책을 읽다가 잠들어야지.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읽고 또 읽어야겠다.

법정 스님 책 한 권 읽는 중에 스님이 소개하는 친구들을 만나려고 열심히

적었다.

이번에 서울 가면 구입해야지.

생각만 해도 너무나 신난다.

봄비가 처량 맞게 내리는 아침에 창밖을 보니 벌써 살구꽃이 피었다.

체리와 사과, 자두는 연둣빛 싹이 나오고 있다.

홍역을 앓듯 몸살을 하고 있구나......

나는 책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너희들은 봄비가 갈증을 해소해 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