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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병원이 너무 좋고 친절하다..... 2010년 한국방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6. 20.

하은이가 헝가리에 안경을 놓고 왔다.

서울 가면 안경을 새로 하기로 했으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서 이제야 가게 되었다.

아침부터 안경점에, 치과에, 한의원에 오늘은 병원만 다닌 날이었다.

하은이 눈검사 다시 했더니 양 눈의 시력차가 커졌단다.

정말 한숨만 절로 나온다.

나온 김에 한다고 안경 2개를 맞추고 나도 시력검사

다시 했는데 이젠 노안이 와서 다촛점 안경을 써야 한단다.

그런데 미루었다.

이유야  돈이다.

웬 안경알이 그리 비싼 것이야.....

할인해서 싼 것으로 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너무 친절하다.

이런 친절을 받아 보지 못한 우리들은 괜시리 미안하고 부담되고.....

물을 마시고 싶다 하니 냉녹차까지 준비해서 주시니 부담이 더 커지고....

왜 이리 친절한 거야?

나중에 보니 가는 곳마다 이렇게 친절하다. 

정말 한국이 많이 바뀌었다. 

엄마가 다니는 한의원에 예약을 했었다.

엄마는 신문을 보면서 기다리시고... 

우린 한국 잡지책을 보면서 

낄낄대고 그러다 싫증 나면

만화프로를 재미있게

보았다.

키를 재 보았다.

키가 나 대학교 때보다 작게 나온다.

그 사이 내 키가 줄어들었나?

그건 아닐 테고 분명 기계가 잘못되었다.

딸들은 아니라고 정확하다 우기고 난 아니라 우기고.

혈압을 재니 나와 하빈이는 정상.

하은이는 저혈압이란다.

하은이는 제법 잘 참는데 

작은 녀석 귀에 대고 속삭인다.

엄마, 난 아프더라. 안 하면

안돼? 

진료받아야 합니다!!!

직원도 간호사도 특히 의사 선생님이 무지 친절하다.

간호사 언니 덕에 바로 옆 건물에 있다는 국민의료공단에

가서 의료보험도 만들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고맙단 말을 몇 번을 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치과를 갔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3주의 짧은 방문이라서 치료를 못하고 갔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했던 이가 낡아서 구멍이 났다.

그것을 뜯어 내고 새로 브릿지를 해야 하는데 2주가 더 걸릴 것 같단다.

치과도 어찌나 친절한지.....

화장실을 가보고 깜짝 놀랐다.

아기를 앉혀 놓을 수 있는 아기 의자가 있어서.....

예전에 두 딸이 어릴 때는 어찌나 울어 대는지 화장실 가는 것이

정말 큰일이었다.

안고 가서는 한쪽에 세워두고 일을 보면서 심란했었는데....

치과에 있는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을 하는 하은이.

간호사들도 의사들도 빨간 티셔츠에 두건을 쓰고 얼굴에

프린트를 하고 진료를 한다.

구경하는 우리는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

병원 진료 마치고는 아이들이 꿈에도 그리던 팥빙수를 먹으러 갔다.

3년 전에는 겨울에 방문을 해서 먹어보지 못하고 갔었는데

드디어 책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팥빙수를 먹어보는 딸들.

외할머니 절대로 이시려서, 팥이 너무 달아서 안 먹으신다는데

이날은 외손녀들이 태어나 처음 먹어보는 팥빙수라면서 함께 드셨다.

팥빙수 안에 떡과 젤리가 들어 있다는 것을 드디어 직접 먹어 보는 딸들.

할머니 집으로 가기 전에  딸들이 꼭 먹고 싶다던

자장면과 짬뽕을 먹기로 했다.

아는 집도 없고 해서 가다가

그냥 자장면이라는 글씨만 보고 들어 갔는데

방송국에 출연했던 집이라며 여기저기 사진이 붙어 있다.

그러니까 또 왠지 기대가 된다.

얼마나 맛있으면 방송에 까지 나왔을까?

자장면이 나오자 한 젓가락 먹어보는 작은 녀석.

"맛있다." 한다.

내 새끼가 맛있다 하니

안 먹었는데도 벌써 맛있고 배부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하으이는 짬뽕을 주문했는데 맛있단다.

많이 맵지 않으면서도 좋단다.

자장면, 짬뽕까지 먹었으니이제 남은 것이 뭐지?

헝가리에서 출발할 때 먹고 싶은 것을 모두 적었었다.

이렇게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먹어도 두 번 먹기가 힘들다. 항상 그것이 신기하다.

나오는 길에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간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달지도 짜지도 않아서.....

그래서 작은 녀석 맛있었나 보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 교보문고에서 내리기로 했다.

그런데....

교보문고가 수리 중이라 문을 닫았다.

그리고 전철역 한쪽에서 책을 팔고 있었다.

내가 사고 싶은 책들도 거기에는 없어서 일단 주문을 하고

택배로 보내달라 했다.

딸들 책을 사서는 전철 안에서 본다.

이젠 사진 찍히기 싫다 해서

 이리 몰래 살짝 찍어야 한다.

우 씨~~~~~

나중에 시집갈 때 책으로 만들어 주고 싶은데....

그래도 엄마는 꼭 찍고야 말 것이야. 알었어?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