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딸들과 함께 홍대입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가는데
스타벅스가 보였다. 말로만 듣던 커피숍이네?
바로 들어가서 난 블랙커피를, 하은이는 화이트 핫 초코를 ,
하빈이는 레몬이 첨가된 주스를 들고 나오니 바로 앞에
딸들을 유혹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닭꼬치.
너무나 안 어울리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한 손에는 스타벅스에서 산 핫초코와 주스.
한 손에는 아침부터 닭꼬치를 들고 씩씩하게 주변 눈치 안 보고 우린 전철을 탔다.
사진 안 찍어 주면 오늘 길거리 음식은 없다고 협박해서 사진 한 장 겨우 찍고.
드디어 홍대입구에 도착.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특별한 것은 없었다.
딸들 눈에 휘둥그레져서는 귀걸이에, 머리띠에,방울에....
또 친구들 선물까지 고르느라 바쁘다.
난 하은이가 이렇게 까다로운지 몰랐다.
작은 녀석은 보다가 맘에 들면 바로 사니 간단한데 하은이는 아니다.
보고 또 보고 , 그러고도 비교하며 결정을 못한다.
아이들 신발도 가게마다 들어가 저리 신어 보고비교해보고....
너무 재미있단다.
워낙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딸들인데 아예 작정을 하고 나오니 너무 좋단다.
여러 가게를 들어가서 신어 보고 결정한 하빈이 신발.
아빠!
이쁘지요?
할머니 칠순 때 신을 겁니다.
하은이는 좀 어려웠다.
발이 나보다 크면서 도톰해서.
고민 끝에 결정한 신발.
좀 숙녀티가 나지만 그래도 이쁘다.
아이들이 배고프다 해서 2층에 있는 냉면집으로 들어갔는데
바로 앞에 이 집이 있었다.
대학 동창이 홍대입구에서 살아서 아주 익숙한 동네였는데
너무나 많이 변해 있었다.
그런데 이 집을 보니 아니 이 카페를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아는 카페라서가 아니라
좀 오래된듯한 건물이라서 말을 걸면 나를
알아볼 것 같아서이다.
안녕~~~ 하면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하고 말이다.
20여 년 전에도 넌 그 자리에 있었지?
나 알지? 묻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엄마친구 지영이
이모와 매일 아침 지하철 홍대역에서 만나
학교에 간 이야기를 해주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냉면을 시켰는데 숯불돼지고기가 나와서
이상해서 물어보니 함께 나오는 음식이란다.
냉면에 이 돼지고기를 함께 얻어먹으면맛있다면서....
작은 녀석 맛있었는지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자기가 저 고기도 다 먹겠다더니 정말 다 먹었다.
하은이랑 나랑 놀래서 쳐다보니
맛있단다. 언제나 새모이 먹는 녀석이
양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혼자 다 먹고 만두도 하나 먹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저러다 탈 나는 것은 아닌지 속으로 걱정도 되고....
겨울이면 이 홍대에 와서 토플 강좌를 수강하기도 했었는데.....
집에서 가깝고 또 친구랑 함께 들으려고 홍대에서 수강을 했었다.
너무나 많이 변했구나......
엄마, 저게 대학이야?
무슨 대학이 저래?
딸들은 아마도 병원의 이미지를 떠올렸나 보다.
한국은 대학이 저래. 건물이 무지 크고 높지? 한국은 그래.
이모를 큰 길가에서 만나 남대문을 가기로 해서 내려가는 딸들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난 처음 보는 것인데 딸들은 컴퓨터에서,
그리고 친구집에서 저 케맄터 인형을 보았단다.
그리고 결국 작은 녀석 인형하나를 샀다.
자기 용돈으로.
워낙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허락을 해주었다.
전화기로 내일 치과에 오는 날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괜스레 기분 좋아 딸들에게 보여주고.
한국 무지 친절하다, 그렇지~~~
남대문 시장에 가서는 외할머니께서 내일
장례예배가 있다 하셔서 검은 옷을 사시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할 색종이 접기에 필요한 종이를 샀다.
헝가리 가격과 비교했을 때 어찌나 싸던지.
정말 품질도 좋고 프린트도 너무나 이쁜데
가격은 반값도 안되었다.
맘 같아서는 정말 많이 많이 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30만 원 조금 넘게 구입을 했다.
외할머니 시장하시다 해서 간단한 요기를
하기 위해 들어간 곳.
어찌나 복잡하던지...
좁고 좁은 곳에 사람은 왜 그리 많은지.
한 번은 구경삼아 경험 삼아 먹어 볼만했다.
칼국수에 냉면을 먹었다.
저녁이 되어 가니 하나둘씩 등을 밝히기 시작했다.
저녁 장사가 시작된 것이다.
도매로 물건을 사러 지방에서 올라오는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남대문 명물이란다.
남대문에 오면 이 왕만두와 아까 우리가
들어가서 먹은 곳. 이 두 곳을 꼭 와봐야 한다나?
왕만두는 냄새가 안 나고 맛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 언니가 오래 기다려서야 살 수 있었다.
한국에 와서 두 달을 있는 동안 매일
엄마랑 놀러 다니니까 일주일에
삼일만 미술을 해보기로 했다.
저녁시간에.
월요일 첫 시간이었다.
그런데 남대문에서 오는 길이 막혀서
첫날부터 한 시간을 지각을 한 딸들.
좀 긴장 한 표정이었는데
3시간 그림을 그리고 나오는 표정은
그래도 밝아서 안심.
처음 미술학원을 알아보러 왔을 때
딸들은 그림을 보더니 기가 죽어서는 자신 없어했다.자신없어 했다.
누가 자기들 더러 저렇게 그리라고 했나?
그냥 연필 들고 끄적끄적하라고 했지.
그냥 물감 들고 원하는 색으로 색칠하며 놀라고 했지.
피곤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딸들이 재미있다고, 한국에서의
하루하루가 신난다고 하니 에미인 나도 덩달아 좋다.
미술 끝난 늦은 시간 두 딸의 손을 잡고 흔들면서
행복하다 그렇지?
너무 좋다 그렇지?
오늘도 행복하고 감사한 날이다 그렇지?
내일도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운 날일 거야 그렇지?
6월 2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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