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2010년 한국방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6. 28.

어머님께는 전주에 다녀와서 아침 일찍 상계동으로 가서 어머님과 교회에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고속버스도, 지하철도 어찌나 냉방이 센지 아이들이 많이 추웠었나 보다.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부터 작은 녀석이 열이 나기 시작을 하더니 39도가 넘는다.

할 수 없이 해열제를 먹이고 친정에서 예배드리기로 했다.

아무래도 긴팔 옷을 사야 할 것 같다. 지하철과 버스용으로.....

기름도 안나는 나라에서 어째 저리 냉방을 세게 하는지....

 11시 예배를 드리느라 10시 30분쯤 예배당으로 올라가니  찬양소리가 크다.

악기 소리가.

기타를 치는 래균이, 전자 기타를 (베이스 기타인가?) 재현이도, 드럼을 두드리는

시환 선생님도...... 예전에는 중학생이었었다. 진현이는 아가였고.

그런데 저리 이쁘게 믿음안에서 잘 자라서는 예배 전 찬양을 인도한다.

악기로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이쁜 아가들. 아니 청년들.

조카 진현이는 고1이니까 청년도 아니네.....

교인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모두 다 시간은 지났지만 아는 얼굴들.

그리고 사라진 얼굴들이 떠오른다.

엄마가 섬기는 이 교회는 나 고3 때 개척한 교회이다.

한때는 교인들이 100여 명이 넘었었지만 지금은 저리 교인이 적다.

하지만 난 울컥한다.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아이들이, 내가 주일학교에서 가르쳤던

아이들이 저리 커서는 교회를 신실하게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저들의 섬김을 기억하시옵소서.

초등학생이었던 태호는 벌써 아기 아빠가 되어 있었고,

유치반때부터 내가 가르쳤던 일호는 어찌나 듬직한 청년이 되었는지.

용우도, 용수도, 보람이도,

보람이는 태어날때 본 아이인데 처음에는 몰라 봤다. 참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조카 준아,민이가 예배 전에 자리 잡고 앉아 놀고 있다.

처음에는 몰랐다. 저 효자손의 용도를......

전도사님이 예배전에 프로젝트를 확인하고 있다.

너무나 작은 교회라 전도사님 초빙이 어려운 엄마 교회.

목사 안수 받기전 다 떠나신다. 잡을 수가 없다.

그저 계실 동안 지금처럼 신실하게 섬겨 주세요. 있어주니 감사하기만 하다.

오늘은 용우가 사회인가 보다.

30이 넘었으니 선생님이라 불러야 하지만 아직도 어렸을 적 개구쟁이 모습이 더 강해

이름이 자꾸 나오니 걱정이다. 아예 호칭을 안 부르기로 했다. 실수할까 봐서.

 예배가 시작되고 설교시간.

엄마의 설교를 언제 들었더라......

아마도 이번 서울 방문이 마지막이 아닐까.... 엄마의 설교를 듣는 것이.....

그런 생각을 했다.  

곧 은퇴를 해야 하기에......

 하은이는 듣는데 하빈이는 아침부터 또 열이 올라 해열제 먹여 눕혀 놓고 왔는데

그냥 속상하다. 외할머니 설교를 들어야 하는데......

예배가 끝나자 다들 아이들을 안고 엄마에게 나간다.

알고 보니 예전처럼 지금도 아이들을 안고 축복기도를 해주신다.

태호의 딸 유빈이란다.  어찌나 이쁘던지....

 하은이도 외할머니 목사님께 기도를 받고,

또 속상해진다. 하빈이 가 없어서.......

 너무나 신기하다. 태호의 딸이라니.....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예배 끝나고 교회를 돌아보는데 사진 한 장이 눈에 띈다.

남자 청년들이 저리 곱게 한복을 입고 족두리를 쓰고 부채춤을 추는 사진이다.

조카 진현이도 있다.

등치 큰 녀석이 부채 들고 한복 입고 하나님 앞에서 부채춤을 춘다.

하은이 웃겨 죽겠다며 눈물까지 흘린다.

하은아,

하나님 앞에서는 이렇게 아기가 되어야 한단다.

장애인 시설로 올라가니  맛있는 애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육개장.

50여 명의 점심을 돌아가면서 이렇게 한단다.

예전에도 그랬었다. 언제나처럼..... 너무 맛있다.

밥 먹으면서  "하은아, 부다페스트 우리 교회도 예전에는 이렇게 육개장도 먹고

미역국도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빵만 먹잖아.

부엌이 없어서........

함께 숟가락들이밀면서 밥을 먹으면 좋을 텐데.......

 

작은 교회를 섬기는 청년들에게 고맙다.

늙은 나이 많은 여목사님을 할머니처럼, 어머니처럼 섬기는 청년들의 헌신이

너무나 귀해 눈물이 난다.

그저

하나님, 저들의 섬김을 기억해 주소서.

저들의 헌신을 셈하여 주옵소서.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