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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전주까지 9시간 30분.....- 2010년 한국방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8. 5.

토요일 이른 아침 잠든 아이들을 깨웠다.

전주에 가기 위해서.

중국에서 잠시 휴가로 귀국하신 나 집사님을 먼저 만났다. 함께 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리고 아진 씨도.

우린 신이 나서 아침 8시에 전주로 출발을 했다.

전주에 가서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고(지난번에 비빔밥을 못 먹고 간 것이 걸린다는 선교사님

말씀에 꼭 비빔밥을 먹어서 선교사님 맘 편하게 해 드리자 다짐하면서) 오후 3시나 4시쯤

서울로 돌아오자 했었다.

그런데 웬걸........

고속도로 진입도 전부터 막히기 시작했는데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힘겹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도 함께 가는 길이라서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로 많이 웃으며 가는 즐거운 길이었다.

전주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선교사님은 많이 힘드셨겠지만......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막혀도 내 눈에는 아름다운 논과 밭, 산을 보며 가니 지루하지가 않았다.

어쩜 저리 이쁜지.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길이니 막혀도 좋다.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이었는데......

 

 작은 녀석 휴게소에서 산

과자로 장난을 친다.

서울에서 전주까지 9시간

30분이나 걸려서 잠도 실컷

자면서 가는 길이었다.

나도 교대로 운전을 하면서

잘 자면서 갔다.

 

눈 떠서 돌아보면 저렇게

산과 들이 펼쳐져 있고

집들도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다정해 보인다.

이렇게 섰다 달렸다 반복하면서 오후 5시 30분에 드디어

전주 고궁이라는 식당에 

도착을 했다.

선교사님 가족은 기다리고 기다리다 먼저 와계셨다. 

 

 식당에 들어서니 대형 비빔밥이  입구에 전시되어 있었다.

 

 차에 앉아서만 왔기에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파전이 나오고 비빔밥이 나오자 금세 입맛이 돈다.

파전은 정말 맛있었다.

기다리느라 지친 아가들에게

미안하고.

이렇게라도 한 번 더 볼 수 있어

어찌나 감사하고 좋은지.

 

 

 비빔밥을 먹으면서 내내

이 비빔밥 먹여주고 싶다며 기다리신 선교사님 마음에 그저

마음 한편 아려온다.

이제 언제 다시 만나려나.......

다시 만날 때까지 힘든 시간

잘 이겨내고 계셔야 하는데.

이쁜 아가들 힘든 학교 생활 잘

적응하고 지금처럼 밝고 환하게 지내야 하는데......

 

 하빈이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는 사진을 찍는다.

헝가리에 가면 자기 방에 사진들을 걸어 놓겠다면서.

 

8월 첫 주가 휴가 시작인 줄 을 몰랐었다.

너무 늦게 도착을 했기에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다가 천천히 고속버스 터미널로 이동을 했다.

선교사님께 미리 표 예약을 부탁드렸는데 일반이 아닌 우등을 사놓으셨다.

편하게 가라면서......

우등 버스가 있는 줄 몰랐던 난 우등 버스도 신기하고,

그 마음이 고마워 또 울컥한다.

선교사님, 그저 건강 꼭 챙기고 지금처럼 씩씩하게 조금만 더 버티세요.

아이들이 커나가고 있잖아요.

2-3년 뒤에 오면 그때 다시 봐요.

이쁜 녀석들 한 번씩 더 눈 맞추고 돌아서는데 왜 이리 맘이 짠한지.

더운데 그만 들어들 가지 차 멀어질 때까지 서계신다.

에휴~~~~~

항상 이렇다.

만날 때는 시끌벅적 반갑고 헤어질 때면 이렇다.

그래도 나 집사님이 전주에 함께 계셔 어찌나 맘이 놓이던지.

물론 다시 중국으로 가시겠지만 그래도 자주 나오실 테니 말이다.

좋은 분들을 만나고 교제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이런 시간이 참 감사하다.

하나님의 은혜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보고 싶은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7월 3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