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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비엔나 갈까?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8. 22.

비엔나 갈까?

언제?

내일.

왜?

그냥. 누굴 만나야 하는데 같이 가자.

그러지 뭐.

그리고 아침.

좀 여유 있게 비엔나로 출발을 했다.

딸들은 싫단다. 그냥 집에 있고 싶다 해서 하은이에게

쌀 씻어 밥하라 하고, 햄 하나, 김하나,

그리고 만약 만들고 싶으면 만들라고 도넛 가루 한 봉지

내놓고 출발을 했다.

너무나 편한 복장을 했다.

남편이 손님을 만나는 동안 난 시내 구경이나 하면서 사진이나 찍을 까 하고.......

그런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바로 호텔로 가고 말았다.

이런 이런 계획이 틀어지네......

이왕 이렇게 된 것 같이 들어가잔다.

호텔로 들어서서야 상황이 파악이 되었다.

그리고 너무나 편안한 내 복장에 눈길이 가고.......

그냥 시내에 떨어 트리고 나중에 태우러 오지.... 괜히 따라왔어.....

속으로 구시렁구시렁.

결국 점심 식사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남편 따라 들어가 보니 다들 정장을 하고들 모여 있었다.

유럽 각국에서 온 분들이 평화통일.... 뭐라 했는데....

어쨌든 콘퍼런스를 하고 있었고 그 안에 불쑥 내가 들어간 것이다.

이유는 남편이 재외동포 신문 자문위원 위촉장을 받으러

간 것이었기 때문이다.

에휴~~~~~~

말이라도 해주지........

 기자가 사진을 찍길래 나도 사진 한 장 찍었다.

헝가리에 오래 살다 보니 어느새 남편도 이곳저곳 이름을 걸게 된다.

올봄에는 기독연합인 실업인 모임에도 이름을 걸었는데......

잘하겠지. 성실하니까.

생각지 못한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우린 오후 2시경 다시 출발을 했다.

시내에서 한가로운 산책을 꿈꾸었는데 그냥 꿈으로 끝나고 다시 고속도로다.

 국경 근처의 아웃렛을 잠시 들렀다.

살 것은 딱히 없지만 그냥.......

딸들의 소원이 이렇게 강아지 데리고 다니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소원은 좀 힘들 것 같다.

우리 스누피가 올봄에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아직도 딸들이 가슴앓이 중이라 나중에 나중에.......

상처 아물어 딱지 떨어져도 괜찮아졌을 때 그때....

 우린 마땅히 살 것이 없어서 이렇게 천천히 구경을 했다.

강아지 구경, 사람 구경, 귀여운 아기들......

 개를 데리고 매장 안에까지 들어가는 곳은 아무래도 유럽이라 가능한가 보다.

한국에 가보니 애완견을 데리고 출입할 곳이 거의 없었는데.......

한 시간이 넘게 신랑이랑 둘이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구경을 하다가

프라이팬 하나 사고는 그냥 가자고 했다.

토요일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그래서 또 아는 분들도 만났다.

프라이팬 하나  17유로에 사서는 다시 집을 향해 출발을 했다.

내가 생각한 계획과는 너무나 다른 하루였지만 그래도 신랑이랑 오랜만에

긴 시간의 데이트였다.

나 혼자만의 독백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도 많이 하고.

집에 오니 하은이가 밥도 해서 동생이랑 점심도 먹고 청소기도 돌리고

집이 깨끗하다.

여느 때와 같이 토요일 오후.

잔디 깎는 소리가 달달달 울린다.

그래, 오늘은 토요일이지.

국수 삶아 비볐다.

우리 저녁이었다.

비빔국수.

그리고 딸들과 우리 결혼했어요 오락 프로 보는 동안 밤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