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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10년

동물원 소풍 가는 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9. 25.

난 소풍이란 단어가 참 좋다.

어려서 소풍 가는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리고 비가 올까 몇 번씩 자다 깨서 확인하곤 해서 그런가 보다.

또 소풍 가는 날은 엄마가 김밥도 싸주시고 꼭 삶은 계란도 몇 알

잘 포장해서는 넣어주시고  종이에 가루약 싸듯이 소금을 싸서는

넣어 주셨었다.

우리 꼬마들이 그런 마음으로 동물원 필드트립 가는 날을 그렇게 기다렸었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동물원은 작아서 좋다.

아이들과 돌아 다니기에 적당하고 구석구석 볼거리도 많다.

1

오늘은 예비반 아이들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움직인다.

미스 크리스타랑 출발하기 전에

하나님께 기도를 하는 우리 아이들.

동물원에 도착을 하니 아침을 소홀히들 먹었는지

다들 배가 고프시단다.

10시도 안 되었는데 먼저 간식부터 먹기로 했다.

천방지축 우리 공주님 선글라스까지 쓰고는

폼 잡고 앉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어찌나 말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은지

가끔은 못 들은 척하고 싶어 진다.

게다가 이유도 많다.

동물원에 왔으니 오죽할까마는......

점심시간에 만나자 인사하고 몇 명씩

짝지어 헤어졌다.

다들 저리 모인 것은 악어 때문이다.

제일 먼저 간 곳이  악어 집

낙타는 워낙 순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만져도 크게 위험하지 않아 옆에서

지켜보며 함께 흥이 난다.

나도 처음 보았다.

곰이 수영하는 것을.

아이들이 어찌나 신나 하던지.

정말 오늘은 신나는 일이 참 많았다.

코끼리가 코로 열심히 점심 식사하는 모습도 오랫동안 볼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코로 어쩜 그리 섬세하게 당근이며 사과며 자른 바나나를 잘도 집어서 입에 넣던지.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가

병아리가 부화하는 곳이었다.

예전에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자연적으로 부화한 병아리를

보기가 쉽지 않으니 신기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서 나온 염소 한 마리가

아이들의 시선을 잡는다.

종종 저렇게 우리에서 아이들이  나올 때 함께 나와서는

동물원을 저리 신나게 활보한다.

배꼽시계가 울리나 보다.

아이들이 어디서 점심을 먹느냐며 묻는다.

헝가리 유치원에서 온 아가들도  샌드위치로 점심을 하고 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오늘은

정말 많은 유치원과 학교, 고등학교에서 견학을 왔다.

 배고팠던지 맛있게 점심들을  먹고는 신나게 논다.

예전 동물원은 정말 동물들이 불쌍하다 할 정도 였는데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다.

작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싶다.

이렇게 사진을 찍으니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장난 삼아 구해달라 소리치는 크리스타와 아이들.

동물원 구경을 다하고 모여서 단체사진을 찍으려 준비하는

중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다.

3-4살 아가들인가 보다.

선생님들이 긴 끈에 고리를 묶어서는 아이들이

그 고리를 하나씩 손에 걸고는 걷는다.

그리고 저렇게 몇 번을 걷는 연습을 하더니 드디어 출발.

오후반인가?

오후 2시가 되어 동물원에 들어온 아가들.

귀여우면서도 웃음이 난다.

저 줄 때문에. 

노란 옷을 다 같이 입고 온 아가들.

이름표까지 같다.

예전 우리네 유치원, 아니 어린이집을 보는 것 같다.

헝가리도 정말 많이 변했구나.

예전에는 저런 모습이 없었는데......

14명에 선생님 3분.

이것이 헝가리 유치원이다.

선생님 한분에 아이들 40명이었는데...

내가 유치원 교사였을 때는.....

그리고 줄 없이도 잘 다녔는데.... 

 미술학교 학생들이 스케치를 하러 왔다.

아이들과 움직이다 보면 한쪽에서 동물들의 움직임을 빠르게

그리고 있었는데 보고 싶었지만 방해될까 봐 멀리서만 보았었다.

참 이쁜 나이다.

빛이 나는 아름다운 나이.

 늦었나?

어찌나 빠르게 달려가는지.....

아이들이 어리면 저런 수레 하나 빌려서 태우고 다녀도 좋겠다.

적은 수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니 여유가 있고

긴장하지 않아도 되어 덜 피곤했다.

그리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라 좋다.

우리도 모여서 단체사진 한 장 찍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기념사진을.

 

오는 차 안에서 몇몇 아가들은 꿈나라로 가고.

내 짝꿍인 제씨도 피곤했나 코를 골고 잔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좋은 날씨 주셔서.

아이들이 안 다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이렇게 이번 주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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