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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2011년 헝가리 어린이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5. 30.

5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헝가리 어린이날이다.

이젠 다 커버린 딸들. 별 감흥은 없겠지만 오늘은 봉사하러 온 날이다.

올 해는 17개국이 참가를  한다고 한다.

아침 9시에 도착을 하니 벌써 방송국에서 나와

카메라 설치하고 있다.

무지 긴 신기한 카메라도 설치하고.....

각 나라마다 벌써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꼬마들 민속의상 입히고 국기 달고......

우리 한국텐트에 들어 서니 저리 태극기를 달고

#기와집_만들기, #제기_만들기, #바둑_게임판, #육각_한지상자_만들기

등등 준비가 한창이다.

기와집 만들기는 벌써  시작을 했다.

한국의 박물관에서 보내주신 것이란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공수해 온 기와집 만들기

재료가 오후 1시가 넘자  다 떨어졌을 정도다.

나랑 하은이도 미리 만들어온 #한복_인형_종이접기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엄마,아빠 손잡고 온 꼬마 손님들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른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나이 드신 할머니는 가만히 지켜보시더니

종이를 가지고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접어 놓은

종이를 보면서 혼자 접으시고는

바쁠 때 옆에서 도와주시기도 하셨다.

헝가리 꼬마 손님은 하은이 담당.

좀 나이가 있는 중고등학생이나 성인은 내가 하고

옆에서 하빈이는 인형 목에 장식되어 있던 빨간 리본 풀고

색종이 심부름하고 옆에서 바쁘다.

그러다 너무 아가들이 많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말하기 힘들어하는

작은 녀석도 옆에 작은 꼬마 앉히고 일대일 교습을 한다.

옆에서 육각 한지 상자 만들기를 하는 남자아이.

아빠랑 함께 왔나 보다.

작은 녀석 혹시 틈이 나면 하나 만들어 볼까..... 했는데

나중에 보니 재료가 다 떨어져 못했단다.

올해는 엄마 옆에 있느라 구경 제대로 못했다고 심통 난 작은 녀석.

혼자 다녀도 되는데......

그건 싫단다.

어쩌라고요~~~~~~

밖에서 인형을 보고 찾아오신 어르신들.

연세가 많으신데도 어찌나 열심히 진지하게 접으시는지......

옆에서 계속 심부름하던 하빈이는 덥고 다리 아프고

아빠는 안 오시고 좀 짜증이 났다.

귀에 대고 "엄마 언제 끝나?" 

준비한 인형 머리가 다 떨어지면 그때 끝내자.

오후 3시가 넘어 준비한 인형 머리가 동이 났고

드디어 내가 준비한 인형 만들기가 끝이 났다.

아침 9시에 시작을 해서 오후 3시에 끝난 것이다.

대사관에서 준비해 주신 김밥 맛있게 먹고

한 바퀴 돌아보려 나왔는데 날이 너무 덥다.

다른 나라 캠프도 거의 파장 분위기라 그냥 빵이나 하나 사기로 했다.

요건 도대체 뭐 하는 것인고~~~~

저 안에 손을 넣어서 찾는 건가?

날이 덥고 지쳐 나도 심드렁~~~~ 해서

그냥 지나치고.

예전 같으면 저 안이 궁금했을 텐데.....

항상 같은 나라들이 참여를 하는 것 같다.

인도,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 독일.......

각자 자기 나라의 전통놀이와 문화를 소개하기 바쁘다.

전통방식으로 컬라츠를 만드는 곳이다.

오늘처럼 더운 날 숯을 피워 빵을 구우려면 정말 힘들겠다.

그래도 줄이 어찌나 긴지......

저 빵 하나 사 먹으려 나도 줄을 섰다.

부드럽고 직접 반죽을 해서 숯불에 구운 것이라 정말 맛있었다.

뒷맛이 쌉싸름하지 않아서 좋았다.

대부분 사 먹는 빵은 베이킹파우더와 첨가물 때문에

뒷맛이 쌉싸름 하니 좋지 않은데....

줄 서서 빵 사는 동안 솜사탕 사러 간 딸들이 안 보인다.

에휴~~~~~

이 더위에 찾아다니기 힘들어 다시 우리나라 켐프로

다시 오니 딸들도 엄마 찾다가

텐트에 돌아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사무실에 일이 있어 바로  데리러 오기 힘들다 해서

우린 천천히 걸어서 영웅광장으로 가기로 했다.

인사하고 나서려니 한복 입고 사진 찍는 쑥스러워하는

헝가리 아가씨가 보인다.

그런데......

어째 치마가......

좀 긴 것을 입을 것이지.......

#공기놀이 시범을 보이시는 권 영섭 문화홍보관님.

그런데 진짜 잘하신다.

공기놀이의 달인이십니다.

다들 신기해서 보다가 한번 해보고 싶다며

공깃돌을 공중에 던지는데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연습이 필요하답니다~~~~

영웅광장 쪽으로 걸어 나가는데 식수차가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다들 가지고 있는 휴대용 물병에 물을 받아서들 간다.

오늘처럼 더운 날에 생각을 잘한 것 같다.

옆에서 물을 받아서는 함께 온 애완견에게 물을 뿌려주는

아가씨도  보이고.....

유난히 개를 사랑하는 헝가리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개와 함께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앰뷸런스 4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한복 입은 인형 만들기를 할 때도 더위에 힘들었는지

한복 인형 만들던 10대 소녀 하나가 빈혈로 쓰러졌었다.

바로 부모님이 안고 나갔는데 어쩌면 이곳에서 쉬었을지도 모르겠다.

옆에서 인형 만들기를 도와주던 하은이가 어찌나 놀랬던지......

나중에 부모님이 오셔서 인형을 찾아가셨다.

임시 놀이동산도 만들어지고.

진짜 아이들 신나는 어린이날이다.

새삼스럽다.

딸들이 너무 컸다.

이젠 어린이날을 즐기는 어린이가 아닌 것이.

부모님들 고생이 많다.

이 더위에 아가들과 놀아주느라 애쓰신다.

깜짝 놀랐다.

겨울에 스케이트 장이었는데 저리 물을 받아서는

배 놀이를 한다.

매일 집과 학교, 그리고 장 보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에서 벗어나 밖을 나오니 모든 것이 새롭다.

사무실에서 바빠 마누라랑 딸들 데리러도 못 오는 신랑에게

전화해서 뱃놀이하자 하면 정신없는 마누라라 하겠지?

연애시절이 없이 결혼한 우린 저런 곳에서 데이트도 못했는데.

날이 좋아서 그런지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부다페스트에 살면서 이런 인파는 8월 20일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든데 오늘은 정말 너무나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더 지치기도 했다.

걷는데 자꾸만 사람들에게 치이고 멈추게 되니

슬슬 짜증도 나고......

신랑 일 끝나기 기다리면서 언젤리까 식당에 앉아 맥주 한잔

마시니 그제사 휴~~~~ 안도의 숨이 나오고 조용한

이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아이스크림 주문한 딸들이 오늘은 엄마가 맥주 마시는데

아무 말이 없다.

다른 때 같으면 엄마~~~!!!  싫다는 표현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