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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헝가리 부다페스트 요셉바로쉬 중국 시장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5. 8.

작은 녀석 친구 첸첸 부모님이 중국 마켓에서 가게를 하시는데 몇 주 전부터

그 중국 시장에 구경 가고 싶다고 졸랐었다.

그래서 지난주에 약속을 했었다.

오늘 가기로, 한글학교 끝나고 에다를 태워서 꼭 가기로.

아침부터 나보다 더 바쁜 유리엄마 차에 아이들 태워 보내고 대강 정리하고는

교회에서 장애인 헝가리 가정을 돕기 위한 바자회를 하는 곳에 잠시 들렀다가

남편이랑 한글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태웠다.

바자회에서 산 떡볶이와 김밥을 아이들에게 주고.....

어라...?

아침에 본 결혼식 리무진이다!!!!

아침에 교육관에 갈 때 이 결혼식 리무진과 검은색 벤츠 20여 대가

저리 빨간 리본으로 칭칭 두르고는 갔었다.

중국신랑신부인 것이다.

무지 부자인가 보다.

헝가리에서도 중국 부자는 엄청나다.

결혼식 끝나고 시내를 저리 한 바퀴 도나 보다.

중간에 첸첸을 만나 요셉 바로쉬에 있는 중국 시장에 도착을 했는데

정말 너무 많이 변했다.

하은이 아기였을 때 그러니까 한 13년 전?

그때 왔을 때는 70년대 중반의 평화시장 같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리 멋진 건물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전에 내가 갔던 시장은 길 건너에 있고

지금은 창고로 사용한다고 한다.

첸첸 엄마가 운영하시는 가게에 들어간 우리 세 공주님들.

만나서부터 어찌나 시끄러운지......

옆에서 보는 나는 내내 웃고 그러면서도 저리 다니다

행여나 넘어지거나 차에 부딪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중국 시장은 생각보다 크고 넓었다.

헝가리 주변 국가에서 들 와서 도매로 신발, 옷... 등을 사간다.

이곳에서......

예전에 알고 지내던 중국사람  말로는 잘 나가는 사람은 하루에

이곳에서 신발만 컨테이너 2개씩 팔았다고 했다.

어쨌든 엄청나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첸첸 부모님은 이곳에서 청바지, 청치마... 등 옷을 파신다.

그리고 첸첸과 오빠를 국제학교에 보내는 것을 보면

수입이 좋다는 것이다.

학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국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하신다.

하은이 구두를 보고 싶단다.

그런데 이날은 작은 녀석 친구들과 함께 왔기에

그저 그 녀석들 따라다니다가 왔다.

나중에 시간 내서 다시 오기로 했다.

하은이 말이,

디자인이 한국에서 본 것과 비슷해서 맘에 드는 신발이 있으면 사고 싶단다.

 

첸첸이 아니 첸첸 가족과 잘 아시는 분의 가방가게다.

이곳에서 이날 첸첸이 들고 있던 가방과 똑같은 가방을

하빈이 와 에다에게 사주었다.

그리고

"꼭 이름 쓰기. 집에 와서

어? 가방이 에다랑 바뀌었네? 하지 말고~~~~"

녀석들 자기들도 웃기는지

또 자지러지게 웃는다.

하은이도 가방하나 사주었다.

아저씨 말이 밖에서의 반값밖에 안 된다고.

아가들 기분 좋게 가방하나들

들고 드디어 본격적인 쇼핑에 나섰다.

처음 가보았던 요셉 바로쉬 시장은 좀 무서웠었다.

사람이 너무나 많고 가게가게 너무나 붙어 있어 비좁고.....

겁이 난다 하니 남편이 함께 가주었다.

그런데 이리 바뀌었을 줄이야.

그런데 좀 정리가 안된 느낌이다.

어수선하고 휑~~~ 하니 좀 썰렁한 느낌.

첸첸이 친구들을 데리고 뛰어간다.

에고~~~~~

쫓아 가기 힘들다.

하은이는 이러다 저 녀석들 놓친다며 따라 뛰고.....

올라간 곳은 중국 식품점이었다.

아가들은 과자에 맘을 뺏겨 버리고.....

난 갈치와 조기, 그리고 중국 꽃방과 남편 음료수를 샀다.

이렇게 해서 6350 포린트니까

40,000원 정도다.

신라면도 있고 한국 떡볶이 떡도 있고 새우깡도 있고....

그런데 신라면은 좀 비싸다.

한 봉지에 350 포린트니까.

그러니까 2100원이다.

구경만 하고.

 

첸첸의 안내로 모든 가게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는 아가씨들.

그저 신났다.

어찌나 웃어 대는지.....

그리고 장난감 가게에

들어가서는 나올 생각을 안 한다.

하은이랑 기다리다 지칠 때쯤 입이 귀에 걸려서 나온다.

이것저것 장난감을 사서는 아이처럼 좋단다.

남편과 함께 돌아보면서 놀란 것은 BMW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중국 사람들은 무조건 벤츠만 선호했었다.

검은색 대형 벤츠는 중국사람으로 오해받을 까봐 꺼릴 정도였었었.

그런데 오늘 보니 벤츠는 거의 없고 3대 중 한대가 BMW였다.

그리고 어우디, 렉서스. 볼보. 

중국시장은 한국의 동대문에 비하면 넓기는 하지만 좀 조잡해 보였는데

대부분 수입이 좋으니 차는 중형  좋은 차들이 주차장에 꽉 찼다.

간단한 음식을 파는 곳도 있고.

그런데 중국음식이 아닌 터키음식 같다.

하은이가

"엄마, 교회 아닌가?"

교회다.

그런데 기독교생명당?

중국에서는 그렇게 부르나?

첸첸 말이 교회인데 재미없어 몇 번 갔다가 이젠 안 간단다.

날씨가 따뜻해서 참 좋은 날.

아가씨들 아이스크림 가게를 그냥 못지나치지요~~~

나도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그런데 무지 배부르다.

이곳으로 기차가 지나다녔나 보다.

예전에는......

그러고 보니 13년 전에는 길건너에 있었다.

이 중국 마켓이.

그때는 이곳은 기차가 다니는 곳이었나 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사람들 참 대단하다... 는 것이다.

 

내가 처음 헝가리에 와서 만난 중국사람들은 몸에 현찰을 지니고 다녔었다.

또 집을 하나 계약해서는 보통 10여 명의 중국사람들이

열쇠를 복사해서는 시간 날 때 들어와 씻고 나가곤 해서

헝가리 사람들이 중국사람들에게 집주는 것을 꺼릴 정도였었었.

초대를 받아 갔을 때도 그 집에 10명이 넘는 중국사람들이

짐만 놓고 돈은 현찰로 몸에 지니고 시간 날 때 잠시

씻고 나가는 곳이었다.

본인들도 서로 스치며 얼굴만 안다고 했다.

그때는 가족 없이 아빠들만 헝가리에 와서 장사를 했었다.

지금은 정말 많은 수의 중국인들이 가족을 데리고 와서는 자

리 잡고 살고 있다.

아이들을 국제학교에 보낼 정도로......

중국 사립학교에 헝가리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을 보낼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정말 헝가리 사람들에게 무시 많이 받았었는데.

이젠 그 세대의 자녀들이 중국말과 헝가리말, 그리고 영어를 한다.

헝가리말도 제대로 못하던 그 부모세대와는 달리 말이다.

그때 그 세대들은 모든 것을, 아주 간단한 것조차 중개인들을 통해

돈을 주고 일을 처리했었다.

지금은 헝가리말을 잘하는 회계사와 변호사들을 통해 일을 한다.

정말 많이 변했다.

사실 16년이면(내가 헝가리에 온 지 16년이다.) 요즘 속도로

강산이 몇 번은 변했으니까....

아침에 붉은 리본을 리무진에 달고 20여 대의 벤츠를 타고 가던

신랑신부가 떠오른다.

세대가 이렇게 변했다.

 

오후 4 시가 다 되어 집에 가자 하니 에다는 아쉬운가 보다.

자기 집에 가서 저녁 먹고 가란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

다음 주에 시간 내어 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