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가들이 종이로 만든 사각모를 쓰고 졸업을 했다.
얼마 전 미스 노에미랑 대화 중,
난 계속 나이가 드는데 아가들은 언제나 5살이네.
이러다 할머니 소릴 듣겠어.
그러기 전에 그만둘까 봐....
정말 아가들은 언제나 5살이다.
난 한해 한해 나이가 들고.
이틀 전에 미스 노에미가 미리 사다 놓은 헬륨 풍선이
하필이면 오늘 아침 주저앉아 버렸다.
오늘 아가들이 찬양을 하면서 하늘로 날리려던 것이었는데......
우리 아가들 모두가 사랑스럽고 이쁘고 자랑스러운데
특히 이 녀석이 걸린다.
노라 가드너!!
왜냐하면 다른 녀석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어른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움직이는지, 눈치도 빠르다.
어른들의 말속에 숨겨진 뜻도 찾아내려 눈을 반짝인다. 지나치게.
그리고 항상 친구를 견제한다. 라이벌이라 생각하는지 시샘도 하고
상대에 따라 속마음도 감출 줄 안다.
그런데 노라는 그렇지를 못하다.
아이들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잘하는 부분에 대한 상을 주는데 노라의 순서.
미스 노에미가 노라를 소개하면서 내 마음,
심장 제일 가까이에 있는 친구라 소개를 하며
울먹이니 노라가 상을 받으러 나와서는 물었단다.
"내가 네 마음 제일 가까이에 있어? 왜?"
그래서 노에미는 또 울먹울먹....
옆에서 보던 나도 결국 눈물 찔끔......
이 이쁜 녀석.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 아가.
누구를 시샘할 줄도 모르고, 남을 진심으로 염려하며 걱정할 즐 아는
사랑을 실천하는 아가.
매일이 즐겁고 행복한 아가.
이 이쁜 공주님을 보내려니 참으로 힘들다.
노라가 이렇게 맑고 이쁜 영혼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절대로 누구와 비교하지 않으면서 노라의 노라 자체로
충분히 사랑하는 노라 엄마.
일 년을 지켜보면서 정말 존경스러웠다.
남들이 보면 아픔이라면 아픔일 수 있는 것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숨기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하시는 정말 멋진 엄마다.
마지막으로 클래스 피크닉을 할 때도 재미있는 책을
가지고 오셔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셨다.
노라!
넌 참으로 복된 아이야. 알지?
88년에 처음 유치원 교사가 되었을 때는 사회가 아니
세상이 원하는 기준이 좀 과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가들이 맞춰야 한다 ,
아니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2011년 지금,
두 딸을 키우는 난 세상이 원하는 그 기준에 화가 나고 많이 분노한다.
모두가 완벽해야 하고 절대로 주위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그 기준.
그래서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을 만들어 내는 그 기준에 화가 난다.
노라처럼 거꾸로 보면 안 되는 것이나?
남들 다 하는 그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은 안되나?
모두가 한 발로 뛰고, 한 손으로 공을 다룰 때 노라처럼
두 손으로 하면 안 되나?
모두가 유니폼이 더러워질까 조심조심할 때 노라처럼 땅바닥에
앉아서 지렁이를 찾으면 안 되나?
모두가 완벽하리 만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때 노라처럼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안 되나?
............
이 녀석이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세상에 괜스레 화가 난다.
대학생 때 섬머힐을 읽으면서 온몸이 감전이 된 듯 전율을 했었다.
이거야!!!!
바로 이거야!
내가 그리던 그런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썸머힐 같은 대안학교가 생기기 시작했고
우후죽순처럼 많은 대안학교가 생겼다.
그런데 너무 실망스럽다.
일단 등록금이 너무 비싸고, 영어로 수업한다며 학생들을
가려서 뽑는단다.
이게 무슨 대안학교란 말인가......
세상이 원하는 기준을 따라가려 종종걸음 해야 할 녀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이쁜 녀석이.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공주님이.
오늘 2학년 선생님께 가서 감사하다 인사를 드렸다.
2학년 선생님은 놀란 표정이시다.
그냥, 내가 고맙다 인사를 하고 싶어. 일 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참아주어서 고마워요.
기도할 때면 자꾸만 00가 눈에 밟히고 맘이 아파 눈물이 나요.
고마워요.
그랬다.
너무나 이쁜 우리 아가들이 요즘 세상이 바라는 기준에 맞추려 너무 힘들어한다.
남을 배려하고 참아주고 기다려 주는 그런 것은 시간 없어서,
다수가 피해를 보기에,
다수를 위해 극소수의 아가들을 밀어내려 한다.
그래서 아프다.
그리고 세상이 원하는 기준을 잘 맞추면, 아니 그 이상이 되면
모두가 잘했다
손뼉 쳐주며 더 그 길을 가라 조장하는 분위기에,
그래서 우리 아가들이 칭찬받고 싶어 기를 쓰고 하는 그 모습에 슬프다.
칭찬받고 싶어 기를 쓰다 보니 남이 칭찬받으면 못 받아들인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불쌍한 아이들.
이 세상에 화가 난다.
크리스천 학교가 아닌 타 학교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고
방황하는 아가들을 볼 때 난 또 분노한다.
도대체 뭘 원하는 것인지.....
예전에 대학원 특수교육 수업 중 교수님께서는
" 이 책에 나오는 증상들이 옛날에는 그저 좀 둔하다,
조금 정신이 없다... 하는 정도였는데
요즘은 너무 세분화되고 사회의 흐름을 못 따라가면,
사회 구성원으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모두 문제가 있는 부적응아가 된다." 고 했었다.
맞는 것 같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조금만 기다려 주면 될 텐데....,
아니 모두가 다 표준화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더 큰 문제다.
앞으로 부딪쳐야 할 세상에서 이 아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맑은 영혼이
다칠까 봐 내 맘이 아프다.
노라!
사랑한다.
많이 많이.
일 년을 함께 하면서 미스 선미는 노라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답니다.
많이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
미스 선미는 지금처럼 노라가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어.
세상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맞추려 애쓰지 마.....
그래도 감사하다.
노라는 참 지혜롭고 좋은 엄마가 있어서.
노라를 세상에서 제일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있어서.
그리고 노라 엄마가 믿는 하나님이,
미스 선미가 믿는 하나님. 미쓰 노에미가 믿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우리 노라를 지켜주실 거야.
우리 노라의 그 이쁜 마음과 이쁜 영혼과 이쁜 미소를.....
'그룹명 엄마의 일 > 201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일 년 간 잘해 봅시다. (0) | 2011.08.24 |
---|---|
prayer walk (0) | 2011.08.19 |
올림픽 데이 (0) | 2011.05.28 |
2011년 May fair (0) | 2011.05.14 |
일주일 전 이야기들. (0) | 2011.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