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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월 10일 헝가리 한국 문화원 오픈하던 날. 2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2. 11.

축하 공연은 한국에서 오신 국악 공연단의 춘향전 사랑가로 시작을 했다.

인형이 아니랍니다~~~~ 너무 고와서 시선 고정하신 외국 손님들.

전통악기로 연주된 헝가리 무곡.

이분의 성함은...... 어쨌든 엄청 잘하신 성악가. 아리랑을 불러 주셨다.

문화원 구석구석 이렇게 우리의 것들이 숨을 쉰다.

이쁘네~~~

참 이쁘다.

우리 집에 있는 것과는 진짜 차원이 다르군!

나 혼자 웃었다.

우리 집에도 똑같이 생긴 항아리가 있다. 진짜 똑같은.

물론 만든이가 달라 급이 천지차이지만. 

오늘은 초대장이 있는 분들만 출입이 가능한데 저분들은 초대장을 놓고 오셨는지....

아니면 지나가다가 들리셨는지.....

계속 아가씨가 뭐라 설명을 하는데.....

문화원에서는 한-헝친선문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바로 작곡가 안익태 선생님.

부다페스트에서 로마로 가는  기차 안의 안익태 선생님.

이곳 헝가리에서 공부하실 때 작고하신 헝가리 음악가

코다이 졸탄에게 작곡, 이론 등을 배우셨다고.

 

그랬구나.....

이날 처음 알았다.

다른 날 딸들하고 다시 와서 자세히 읽어 보아야겠다.

복사본이기는 하지만 작곡하신 우리나라 애국가 악보도 보여주고....

그리고 또 처음 알았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국적을 잃고 스페인 국적으로 스페인에서 돌아가셨구나......

스페인과 한국에서 열린 장례식.

그러고 보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네..... 공부 좀 해야겠다.

오우~~~ 드디어 마지막 순서인 비빔밥 순서인가 보다.

아무래도 나중에는 사진 찍기 힘들 것 같아서 요리사분에게

부탁을 해서는 살짝 사진을 먼저 찍었다.

오메~~~ 이쁜 것~~~

꽃처럼 이쁘다.

안의 헝가리 국기까지.

이 모든 것을 한국에서 가져오셨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헝가리 분들이 세팅을 해서 나이프가.....

저기~~~ 나이프는 필요 없고요 숟가락과 포크로 해주세요.

어쩜 저리 얌전히 세팅을 해놓았는지....

그래도 나이프 대신 숟가락으로 해주세요~~~

드디어 전주에서 오신 비빔밥 전문가가 준비하신 비빔밥 비비는 순서다.

양국의 두 분 장관님과 손님들께서 대형 나무주걱을 들고

비비기 시작을 하니

여기저기서 사진 찍기 바쁘다.

에고~~~

보이지가 않네.

결국 이 아저씨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을 대신 보았다.

저리 카메라 다리까지 동원을 해서 찍는데 저러다 엉뚱한 장면을 찍으면 어쩌려고.....

다른 곳에서 컨트롤하고 있는 건가?

전문가가 나서서 참기름 두병을 들이부으니 건물 안이 고소한 참기름 냄새로 꽉 찬다.

그리고 두 장정이 장갑을 끼고 본격적으로 버무리기 시작.

그러자 다들 접시를 들고는 줄을 선다.

특히 외국 손님들께서 무지 신기한가 보다.

딴짓하다가 이 헝가리 꼬마들의 태권도 시범을 놓쳐버렸었다.

목이 말라 물 한잔 마실까 싶어 줄을 섰는데 내 앞에

태권도 도복을 입은 헝가리 초등학생들이

있었다. 난 당연히 태권도 시범은 한국에서 왔나 보다.... 했었다.

왜 당연히 그리 생각을 했을까.......

참 이쁜 태권소년소녀들.

한국 음식 많이 먹고 가세요~~~~

 

헝가리 한국 문화원에서 많은 분들이 무료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고,

한국 요리도 배울 것이며, 한국 문화를 알아가겠지.

또 많은 소공연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헝가리에서도 점점 K-POP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는데 혹시 아나.

아이들이 그리도 보고 싶다는 아이돌 스타들이 헝가리에도 올지.

그리고,

이곳에서 헝가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색종이 접기를 가르치게 될 것 같다.

3월 초쯤.

딸들에게 헝가리 말을 좀 배워두어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은이는  어떤 분이 이름을 묻더니

아~~~ 인터넷! 블로그!

하시며 알아보셨다며 신기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단다.

작은 녀석은,

아~~ 내일은 기말시험이 있다. 한글학교에서.

그런데 괜찮아.

사회는 지난주에 선생님하고 풀어 보았는데 답이 다 생각나.

진짜~~~? 에구~~ 이쁜 내 새끼.

수학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괜찮아~~~~

뭐시라~~

그럼 집에 가서 공부 좀 할까?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는다.

공부하려고 하다가 엄마가 공부해! 하면 하기 싫다고 하니까.

그냥 웃고 만다.

그런데 집에 오더니 책을 꺼내서는 혼자 본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 안 하기를 진짜 잘했다고,

ㄱ역시 공부라는 단어는 안 할수록 좋은 거구나 다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