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2012년 헝가리 어린이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5. 29.

5월 마지막 주 일요일이 헝가리 어린이날이다.

매년 영웅광장 뒤쪽에 있는 시민공원에서 큰 행사가 열리곤 한다.

작년처럼 올 해도 주일 예배를 불편한 마음을 안고 못 드리고

어린이날 행사장으로 향했다.

전날 밤늦게 밀가루 풀을 쑤어서 화선지 찢어 부쳤더니

아침이 되어도 다 마르지를 않아서 아침 햇살 아래

놓고 짧은 시간이지만 마르기를 기대하며 내놓았다.

오늘 하루 엄청나게 화살 공격을받을 텐데.....

9시부터 어린이날 행사가 시작인데 영웅광장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단조 헝가리 국가가 슬프게 연주되고 있었다.

뭔.... 일.....?

어느 나라 국가 원수라도 왔나?

길을 막아서 돌아 가려다가 그만 갇히고 말았다.

이 복잡한 주차장 안에서 30여분 이리저리 막히고...

연휴라서 그런지 왜 그리관광버스는 많은지.

우여곡절 끝에 행사장에 도착을 하니 25분이나 늦었다.

각 텐트마다 준비하느라 손길들이 바쁘다.

우리나라 텐트 앞에서는 태권소년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한국문화원 권영섭 원장님이 직접 투호 시범을 보여주시고...

나도 색종이 접기를 할 준비를 했다. 하은이랑.

미리 준비해온 한복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는 단계도 꺼내 놓고.

전선도 확인하고.... 그런데....그만.....

목요일 수업하고 나서 넣으려던 가위를 놓고 왔다...... 에휴.....

달 랑 가위 하나로 오늘 하루를 버텨야 한다니....

공기놀이를 연습해보는 아이들.

바둑을 할 줄아나? 아니면 오목?

그리고 드디어 첫 꼬마 아가씨들.

하은이가 시작하기로 했다.

이쁘게 만들었어요~~~~~

가족이 함께 와서는 엄마는 딸이랑 만들고

아빠는 사진을 찍으시고 아가는 순하게 쪽쪽이 빨고.....

이쁜 자매가 와서는 고운 색의 한복 입은 인형을 만들었다.

새색시 한복 색으로 만드신 분.

놀라운 것은 많은 분들이 "고맙습니다." 하고 한국말로 인사들을 하셨다.

언니 동생이 저고리, 치마 색을 반대로 했는데 이것도 이쁘다.

엄마는 파랑으로 딸은 노랑 저고리에 빨강 치마로....

일본관에서 봉사하는 헝가리 아가씨들이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말을 하며 와서는 인형을 만드는데

한국문화원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단다.

또 한국 드라마도 많이 보고 노래도 많이 알고....

헝가리 전통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우리 한국관을 찾아왔다.

너무 이뻐 사진을 한 장 찍고.

헝가리 전통의상은 속치마를 20여 벌 넘게 입기 때문에

날씬한 아가씨도 뚱뚱해 보인다.

하지만 춤을 추면 겹겹의 속치마들이 꽃처럼 펼쳐진다.

예배드리고 온 하빈이가 카메라 들고나가서 찍어온 사진들.

텐트 밖에서는 한복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고 있었나 보다.

이쁘다~~~~

하은이랑 난 텐트 안에서 인형을 접고 있느라 몰랐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았구나.....

하지만 작년에 비하면 무지 적은 것이다.

긴 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부다페스트를 떠나 여행들을 가서.

폴란드 텐트

인도네시아 텐트

중국관

이 긴~~~ 줄이 다 저걸 타겠다고 서있는 줄이란다.

애들 성화에 엄마, 아빠 고생이다~~~~

 

오전에는 꼬마 손님들이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아가씨들과 어른들이 오셨다.

꼬마들은 일대일로 해야 하지만 이렇게 대학생들은 한 번에 4명씩도 가능했다.

작년에는 오후 3시가 넘어 끝났지만 올해는 오후 1시 30분에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 손님. 너무 이쁘게 생긴 소년.

아빠랑 와서는 고운 인형을 접어 수줍은 미소를 띠고는 갔다.

그런데 기자분이 하빈이에게 한복을 입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

차마 거절을 못하고 에미가 그렇게 부탁을 해도 안 입던 한복을 입고는

족두리까지 쓰고 서있다.

웃으라는 부탁에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저도 우스운지 웃는 녀석.

엄마가 부탁할 때도 입어 줄 것이지.....

어쨌든 나도 사진 많이 찍어서 좋았다.

집에 들어오다 보니 세상에~~~~

언제 장미가 이렇게 많이 폈지?

분명 열댓 송이였던 거 같은데......

한참을 서서 봤다.

너희들도 여름을 향해 가는구나....

고맙다.

이뻐.... 진짜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