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이스트반의 딸 펀니꺼가 결혼을 했다.
부다페스트에서 200여km 떨어진 곳에서.
오후 간단한 점심을 먹고는 출발을 했다.
결혼식이 있는 작은 마을의 작은 성당에 도착을 하니
아주 오래된 성이 바로 앞에 있다.
언제적 성일까?
아주 오래된것 같은데.....
오늘 신랑신부의 말이란다.
유난히 말을 좋아하는 펀니꺼는
말을 통해 지금 신랑을 만났단다.
이 작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정말 작은 시골마을의 작은 성당이다.
그런데 신랑신부는 말을 타고 나가서는
결혼식 30분전에 도착을 했다고....
우리식으로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결혼식날 새벽부터 화장하고 분주하게 사진찍고 그럴텐데.
둘은 여유롭게 말을 타고 놀다가 결혼식 30분전에 도착을 했다니....
헝가리 결혼식은 검소하고 소박해서 좋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화려하게 하는 한국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피로연은 밤을 세면서 즐기기에
헝가리 결혼식 초대장은 언제나 2종류이다.
결혼식초대장, 피로연 초대장.
오늘 우리는 결혼식과 피로연에 초대를 받았다.
성당안도 작고 아늑하다.
손님이 많지 않은가 보다.
소박해서 좋다.
우리네 화려하고 장식용 꽃값만도 백여만원이 넘어가는
사치스런 우리네 결혼식과
비교되니 더 좋아 보인다.
드디어 종이 울리고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신부님이 앞정서시고 뒤에 장미잎을 뿌리는
화동이 따르고 신랑이 신랑엄마랑 함께 입장을 했다.
그리고 이스트반이 눈에 넣어도 안아픈
외동딸 퍼니꺼(안나)를 데리고 입장을 했다.
난 알수 없는 헝가리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다들
로만케톨릭에 따라 열심히 함께 하는데
난 또 조용히 사진찍으며 보고있고.
다 큰 아들 병으로 일찍 보내고 가슴저려하며
오랫동안 힘들어 했는데
이젠 어렸던 퍼니꺼가 저리 커서는 시집을 간다.
혼인서약을 하고,
반지를 끼워주고,
축복기도로 결혼식이 끝났다.
퇴장은 신부님과 신랑,신부가 함께 했다.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님이 함께 서서 하객들의 인사를 받는다.
에고~~~ 줄이 길다.......
맨 꼴찌로 우리도 인사를 했다.
축하해요~~~~ 넘 이뻐요~~~~
다 함께 단체 사진도 찍고.
줄줄이 사탕으로 다 피로연장으로 가는 중.
그런데 무지 멀었다....
한....40여km정도....?
그리고 드디어 피로연장에 도착.
160명이 초대를 받았고
자리마다 이름이 적힌 카드가 있었다.
한참.... 찾았다.
우리 자리.
문 앞에 좌석표가 있었는데
그걸 몰라서리....
헝가리 결혼식 피로연은 아주 유명하다.
밤을 새며 아침까지 춤을 추며 놀기에....
웬만한 체력으로는 버티기가 힘들다.
우린 오늘도 아마 포기.....
보통은 시청에 가서 먼저 서약을하고
성당이나 교회로 가는데 이상하다.....
시청직원이 직접 피로연장으로 와서는 모든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서약을 하고 사인을 한다.
이것도 참 좋은 것 같다.
대부분은 증인들하고만 가서 서약하고 사인하고 끝인데....
다 함께 볼수 있어서.
무지무지 배가 고팠었다.
준비해 놓은 뽀가차를 몇개나 먹었던지......
왜냐하면 보통 이렇게 뽀가차 몇개 놓고 한시간 넘게....
스프 나오고 또 한 두시간을....
그래서 메인을 먹어 본적이 없었다.
헝가리 결혼식에서는.
펀니꺼 결혼식에서는 꼭!! 메인을 먹고 갈것이라 다짐을 했다.
오우~~~~ 내가 좋아하는 치킨슾.
그리고 식초가 좀 많이 들어 간듯한 셀러드.
그래도 괜찮았다.
드디어 헝가리 생활 18년만에 결혼식 메인디쉬를 접했다.
우와~~~~ 이렇게 나오는 구나~~~~
3 인분인데 .... 좀 많다..... 그래도 다~~~ 먹어야지!!!
언제나 스프만 먹고는 아쉽게 자리를 떠야 했었기에.....
펀니꺼는 하객들을 찾아 다니며 인사를 나누고.
하은이에게도 말을 보러 오라고, 새끼 말이 있는데
너무 이쁘니 다음에 와서는 함께 말을 타자고 ....
하은이 신났다.
바로 언제 갈거냐 묻는다.
그래도 딸이 연구소 가까이에 살아서 다행이다.
조카딸로 아쉬운 마음 대신하려나 보다.....
신랑이 빨링까를 마셔서 내가 운전을 해야하기에
커피를 2 잔이나 달라고 해서 마셨다.
헝가리는 웨딩케이크를 밤12시에 컷팅을 한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웨딩케이크.
오늘은 꼬마 손님들이 자야하기에 9시30분쯤
웨딩케이크 컷팅을 했다.
우와~~~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웨딩케이크도 먹게 생겼다.
다들 신랑신부가 잘라주는 웨딩케이크를 받으려고 줄을 섰다.
음식이 끊임없이 나오고 또 나오고,
케이크도 20여종이 넘는 케이크가 계속 나오고.
어째 내 눈에는 떡으로 보인다.
이게 다 떡이면 배가 아무리 불러도 또 먹을 수 있는데.....
그냥 구경만 했다.
그런데 이 웨딩케이크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진짜 진짜!! 맛있었다.
헝가리에서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는 처음이었다.
어디서 샀지?
진짜 맛있어서 배가 터질것 처럼 불렀는데도 이 큰조각을 다 먹었다.
그리고 항상 구경도 못하던 메인디쉬에 웨딩케이크까지 먹고는
아쉬움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2시간 운전해서 다시 부다페스트로 가야하기에.
이제부터는 춤을 추면서 게임을 하고 신랑신부에게 선물과 축의금을 주면서
밤을 세면서 놀기 때문이다.
우린 미리 선물대신 현찰로 축하한다 전하고 살짝 살짝
눈 마주치는 분들에게 인사하고 나왔다.
160명 하객 대부분이 자고 간단다.
피로연장 바로 위에 방이 있고 다들 예약한 방의 열쇠를
받아서는 옷들을 갈아 입고들 내려온다.
춤추기에 편안하고 더 화려한 의상들로.
그냥 우린 구경만 하면서 나왔다.
춤과는 거리가 멀기에.....
그리고 비오는 길을 눈을 부릅뜨고 운전대 손목아플
지경으로 꼭 잡고 그렇게
운전하고 무사히 집에 오니 밤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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