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하은이 이야기

High School Banquet에 처음 가는 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6. 22.

그리도 기다리던, 드디어 딸이 파티를 가던 날.

하은이보다 에미인 내가 더 흥분하고 기대하고 기다리고.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하자.

싫단다. 다들 모여서 함께 한다고.

드레스를 빌리러 가자.

헝가리 드레스는 싫단다.

그냥 평범한 그런 옷을 사서 평상시 정장 입어야 할 때도 입을 것이란다.

어째 에미가 원하는 데로 안 해주는지.....

미스 크리스타 집에 다들 모여서는 머리도 꾸미고 화장도 한다며 갔고

난 전화하면 파티 장소로 데려다 주기 위해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작은 녀석과 함께 맘모트로 갔는데.....

이상하다.....

경찰들이 여기저기 서서는 못 들어 가게 문을 막고 주차장에 있던 차들이 다 나오는데

어째 들어가지는 못한단다.

이상하다.....

주차장마다 들어갈 수가 없단다.

물어보니 맘모트 백화점에

폭탄이 있다고 해서 모든 차들을 내보내고 백화점 문을 닫았단다.

.......

손해가 크겠다.

누가 장난 전화를 했나?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

어슬렁 거리다가 진짜 폭탄이 터지는 것은 아닐까?

괜스레 심란해지고.....

하은이가 전화를 했다. 데리러 오란다.

아가씨들 꽃단장들 하고 오는데 워낙 규율이 엄한 학교라서 그런가.....?

왜들 저리 얌전하게들 하고 왔는지......

나중에 위에 걸친 볼레로랑 재킷은 벗었다고 했지만.

지켜보던 하빈이,

엄마, 무슨 드레스가 저래? 그냥 평상복 정장 같잖아.

그러게~~~

넌 진짜 많이 파이고 짧은 멋진 드레스를 입어야 해 알았어?

난 언니 같은 그런 정장 같은 그런 원피스는 안 입을 거야~~~

그럼~~~ 당연하지~~~

엄마는 기대가 컸는데 언니가 엄마 기대를 못 맞춰준다. 에휴~~~

넌 나중에 드레스도 좀 짧고 파이고 그런 것, 알았지?

그리고 머리도 미장원에 가서 하고.

화장도 좀 하고, 속눈썹도 부치고. 알았어?

아가씨들 내려주고는 우린 집으로 돌아왔다.

나도 티켓 사서 가고 싶었는데 딸이 안된단다.

옆에서 듣던 작은 녀석도 이날은 언니 편을 들고.

엄마~~~ 그건 아니지~~~~

진짜 이건 아니다. 엄마가 가면 언니가 어떻게 편하게 놀겠어.

그냥 가지 마!

그래서 결국 난 못 갔다.

그리고,

이제야 사진을 받았다.

2주나 지나서.........

우 씨.....

미스 티나도 크리스타도 다들 갔구먼.......

나만 못 갔어..... 내년에는 꼭 티켓 사서 가야지.....

지금은 미국으로 돌아간 라이언 부부.

벌써 그립다.

딸들  표현처럼 이 부부가 없는 학교가 상상이 안 간다.

유쓰 클럽도, 오피스도, 그리고 1학년의 그 활기찬 분위기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연극이란다.

연극이라기보다는......

하은이가 핸드폰으로 찍어 온 동영상을 보면서 뭉클하니 눈물이 난다.

어쩌면 저리도 연습을 하고 준비를 많이 했는지......

우리 아이들이 참 복이 많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에게서 배우니까.

미스터 파샤랑 Ps그레함.

내년에는 내가 함께 가서 사진도 찍고 그래야겠다.

하은이가 순순히 그러라 할지 모르겠지만 꼭 가야지!!

에휴~~~~

딸들 크니 딸들 눈치 보느라 맘대로 못하고.... 씨~~~~

어느새 저리 컸다.

엄마 구두 신고 엄마 작은 주머니 지갑 들고,

엄마 목걸이에 귀걸이를 하고,

어느새 저리 컸구나.

내후년이면 작은 녀석도 저리 이쁘게 차려입고 파티에 가겠지.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엄마가 마음의 준비를 다 하지 못했어도.

아이들은 맑은 햇살 아래 해바라기처럼 쑥쑥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