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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정말 한국에 왔다~~-2012년 한국방문 -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6. 27.

엄마, 한국에 간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

작은 녀석 말이다.

꿈만 같은 한국에 정말 왔다. 어제.

밥 해서 냉동고에 넣을까?

안 해도 돼.

국좀 냉동고에 넣어 놓을까?

그냥 냉장고 정리만 하고 가세요~~

그래서 정말 냉장고 청소만 했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아스파라거스가 있어서

출발하는 아침, 베이커를 말아서 오븐에서

구웠다. 그 흔한 토마토도 없이, 오이도 없이 그렇게

토스트에 베이컨 옷 입은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수프.

출발하는 날 아침 식사.

계란은 신랑 위해 그냥 남겨 놓고.

가방만 컸다. 사실 안에는 그동안 서울에서 받은 빈 가방들이 저 안에 들어있다.

그리고 간단한 옷 몇 가지.

그렇게 월요일 아침  공항으로 출발.

헝가리 공항 검색대에서 총으로 오해받은 십자가들.

신발까지 다 벗고 검색대에 올라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나보고 오란다.

이거  니 가방이야?

응.

가방을 열어야 한단다.

그러지 뭐.

열어 주니 하나하나 다 꺼내는데 내가 도와주려 하니 손대지 말란다.

자기가 한다고.

뒤따라 들어온 하은이 왈.

엄마, 우리 가방에 총이 있다고들 난리야.

뭐시라~~~ 총?

그러더니 본인들도 어이없는지 저 십자가를 들고는

다시 엑스레이 검사대로 간다.

어이없어서........

아마 십자가 3개가 서로 겹쳐진 모양이 엑스레이에서는

총처럼 보였었나 보다.

에휴~~~~

진짜 장시간 비행기 여행은 이젠 너무 힘들다.

배는 살짝만 찌르면 터질 듯이 가스가 차고 무릎은 아프고......

비행기 기내식은 까칠까칠. 그런데도 주는 데로 꾸역꾸역 먹는 것은 또 뭔지.....

바쁜데도 마중 나와주신 형부.

주차장을 빠져나가려 주차비를 내자.

10,000원 받았습니다. 고객님.

잔돈이 얼마라고 친절하게 또 말해주고

감사합니다, 고객님.

잊지 않고 게다가 즐거운 여행까지 하란다.

딸들~~~

한국이다. 한국 맞다. 와아~~~ 신기하다.

일단 친정에 짐을 풀고는 언니가 내주는 차를 운전하고

가는 상계동 시댁.

스님을 보면서

딸들!!

한국이다.

한국이야.

저기 봐~~~ 양산이다. 양산 쓴 것 보니 한국이다.

마침 미국에서 막내시 이모님께서 늦둥이 아가씨와 함께

한국에 나오셔서 만나니 감사했다.

어쩌다 전화로만 소식을 들었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며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칠순 때 뵙고 2년 만인데 2년 사이 더 연로해지신 어머님.

함께 얼굴 마주하는 만남이 항상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라

시어머님도, 친정엄마도 만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더 주름지고 무릎 아파 못 걸으시고......

헝가리에 있을 때 내 머릿속에는 항상 젊고 활발하신

두 분인데 현실은 아닌 것이다.

 

시차적응이 뭔 말?

딸들 외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 시간여 잠깐 졸고는

다시 쌩쌩해진다.

저녁 밖에서 먹을 거냐

묻는데 다 ~~ 귀찮다.

냉면도 배달이 된다 해서 주문한 칡냉면.

그런데 전화하고 10분 안되어 냉면 도착.

무지 신기하다.

얼음까지 함께 오는 것을 보니 진짜 빨리 왔다.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에 잘 먹는 딸들.

게다가 빠질 수 없는 닭튀김도 주문.

역시나 서비스도 함께.

조카들이랑 함께 먹으니 참 즐겁다.

이젠 다 커버린, 그래도 내 기억에는 항상 개구쟁이 같은 조카들.

조카들이랑  수다 떨며 한국에서의 첫날밤이 그렇게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