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한국에 간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
작은 녀석 말이다.
꿈만 같은 한국에 정말 왔다. 어제.
밥 해서 냉동고에 넣을까?
안 해도 돼.
국좀 냉동고에 넣어 놓을까?
그냥 냉장고 정리만 하고 가세요~~
그래서 정말 냉장고 청소만 했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아스파라거스가 있어서
출발하는 아침, 베이커를 말아서 오븐에서
구웠다. 그 흔한 토마토도 없이, 오이도 없이 그렇게
토스트에 베이컨 옷 입은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수프.
출발하는 날 아침 식사.
계란은 신랑 위해 그냥 남겨 놓고.
가방만 컸다. 사실 안에는 그동안 서울에서 받은 빈 가방들이 저 안에 들어있다.
그리고 간단한 옷 몇 가지.
그렇게 월요일 아침 공항으로 출발.
헝가리 공항 검색대에서 총으로 오해받은 십자가들.
신발까지 다 벗고 검색대에 올라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나보고 오란다.
이거 니 가방이야?
응.
가방을 열어야 한단다.
그러지 뭐.
열어 주니 하나하나 다 꺼내는데 내가 도와주려 하니 손대지 말란다.
자기가 한다고.
뒤따라 들어온 하은이 왈.
엄마, 우리 가방에 총이 있다고들 난리야.
뭐시라~~~ 총?
그러더니 본인들도 어이없는지 저 십자가를 들고는
다시 엑스레이 검사대로 간다.
어이없어서........
아마 십자가 3개가 서로 겹쳐진 모양이 엑스레이에서는
총처럼 보였었나 보다.
에휴~~~~
진짜 장시간 비행기 여행은 이젠 너무 힘들다.
배는 살짝만 찌르면 터질 듯이 가스가 차고 무릎은 아프고......
비행기 기내식은 까칠까칠. 그런데도 주는 데로 꾸역꾸역 먹는 것은 또 뭔지.....
바쁜데도 마중 나와주신 형부.
주차장을 빠져나가려 주차비를 내자.
10,000원 받았습니다. 고객님.
잔돈이 얼마라고 친절하게 또 말해주고
감사합니다, 고객님.
잊지 않고 게다가 즐거운 여행까지 하란다.
딸들~~~
한국이다. 한국 맞다. 와아~~~ 신기하다.
일단 친정에 짐을 풀고는 언니가 내주는 차를 운전하고
가는 상계동 시댁.
스님을 보면서
딸들!!
한국이다.
한국이야.
저기 봐~~~ 양산이다. 양산 쓴 것 보니 한국이다.
마침 미국에서 막내시 이모님께서 늦둥이 아가씨와 함께
한국에 나오셔서 만나니 감사했다.
어쩌다 전화로만 소식을 들었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며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칠순 때 뵙고 2년 만인데 2년 사이 더 연로해지신 어머님.
함께 얼굴 마주하는 만남이 항상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라
시어머님도, 친정엄마도 만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더 주름지고 무릎 아파 못 걸으시고......
헝가리에 있을 때 내 머릿속에는 항상 젊고 활발하신
두 분인데 현실은 아닌 것이다.
시차적응이 뭔 말?
딸들 외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 시간여 잠깐 졸고는
다시 쌩쌩해진다.
저녁 밖에서 먹을 거냐
묻는데 다 ~~ 귀찮다.
냉면도 배달이 된다 해서 주문한 칡냉면.
그런데 전화하고 10분 안되어 냉면 도착.
무지 신기하다.
얼음까지 함께 오는 것을 보니 진짜 빨리 왔다.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에 잘 먹는 딸들.
게다가 빠질 수 없는 닭튀김도 주문.
역시나 서비스도 함께.
조카들이랑 함께 먹으니 참 즐겁다.
이젠 다 커버린, 그래도 내 기억에는 항상 개구쟁이 같은 조카들.
조카들이랑 수다 떨며 한국에서의 첫날밤이 그렇게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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