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 선생님들이 9시까지 희생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표현을 들었다.
그자리에서 참을성 없이 바로 "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하고 말았다.
본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고 흐름을 거부할 수 없어 휩쓸려 가는 것은 희생이
아니지요.... 라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 오는 내내 혼자 생각을 했다.
희생일까?
그건 아니지....
희생이 아니고 한국 선생님들은 고생을 하는 것이지.
엄청난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이젠 인격존중이라는 굴레에 갖혀서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시달리고, 교권은 땅에 떨어져 아이들은 말로
선생님을 열받게 하고는 동영상을 찍어서 여기저기 뿌리고.
또한 내가 희생이 아니라고 하는데는 감동적인 그런 선생님들이 꼭꼭 숨어 있어
만나보질 못하고 대부분은 책임감으로, 직업정신으로 열심히들 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분들은 감사하다.
큰 조카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되서 부터 언니는 수시로 학교로 불려갔다.
이유가 없다. 그냥 오란다.
나중에 다른 엄마들이 보다가 귀띔을 해주는데 봉투에 10만원 넣어서 주면 안부른다고.
난 절대로 안된다고 했고 형부도 언니도 생각이 같아서 안보냈는데 얼마뒤
조카가 맞고 왔다. 선생님한테.
재밌는 것은 입학식때 돈봉투를 받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한 선생님이 두분 계셨었는데
그 두분만 빼고 모두 신학기,스승의날, 추석, 크리스마스....매번 돈봉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카는 2학년때 전학을 했다. 임대아파트 안에 있는 학교로.
그리고 조카는 정말 재미있게 초등학교를 다녔다.
아마도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기에 사정이 그러하니 돈봉투요구가 없었던듯.
오래전이라서 그랬겠지..... 이젠 안그러겠지.... 했었다.
올해 서울에 들어 가서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헝가리에서 9년여를 살다가 돌전에 온 큰아들과 헝가리에서 태어난 작은 아들을 데리고
귀국을 했는데 선생님께서 일주일 마다 불러서 아이가 이렇고 저렇고 하셨단다.
그럴때마다 그저 죄송합니다 만 했었는데 그렇게 계속 불려가자 보다 못한 다른 엄마가
알려 주더란다.
돈봉투를 가져다 주라고.
그래서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서 말씀 드렸단다.
남편이랑은 절대 돈을 드릴수 없다고, 하지만 미술을 전공했기에 혹시 학급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그것이 화근이라.
어찌나 불려가 일을 했는지 몇번은 밤도 하얗게 새고 화장도 못하고 급히 뛰어간 적도
있다고.
결국 전학을 했고 지금은 그곳보다는 시골스러운?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해 한다고 했다.
헝가리에서 6년을 살다가 들어 가신 선교사님은 올여름에 만나니 작년과 올해 계속
학교와 싸우고 있는 중이라 하셨다.
분명 자율학습인데 타율이란다.
우리 아이는 집에서 공부하겠습니다. 하면 그러세요 해야 자율인데
안된다고 했단다. 아이를 야단치고 협박? 하다시피.
결국 선교사님이 이겨서 고2아이가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자 그때서야 손을 들고
몇아이가 나서서 자기들도 집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그래야 집중도 더 잘된다고.
처음이었단다.
그런데 한번 그러더니 이번에는 절대로 안된다고 해서 또 학교와 싸우시는 중.
난 옆에서 꼭 이기세요. 이기셔야 해요. 선례를 남기세요.
자율학습인데 왜 강제로 아이들을 모두 붙잡아 두지요?
아이들 머리숫자 때문이란다.
어이가 없어서리.....
그럼 자율학습을 지키는 선생님들은 9시 넘게 까지 남아서 아이들 지키는 것도
스스로 원해서 일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러면 난 그것을 고귀한 희생이라 부르고 싶다.
하지만 아니다.
순번을 돌아가면서 하기 싫은데 어거지로 피곤한데도 남아서 있는 것이라.
그건 그저 고생이다. 안쓰러운.
친정아빠쪽은 다 교사다. 교육공무원.
딸들도, 아들들도, 며느리도, 내 사촌들도. 그리고 사위들도.
그리고 책임감도 있고 직업정신으로 열심히들 일을 한다.
하지만 내눈에는 감동을 주는 고귀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그런 교사들은 아니다.
그저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점수를 받고 주임교사,교감,교장,장학사가 되기 위해
바쁘게 정말 바쁘게들 산다.
게다가 작은 아버지중 한분은 분노조절이 잘 안되어 자주 사고치고 한직으로 돌다가
그래도 공무원이기에 서울 서초동 어디 고등학교에서 정년퇴직 한 분도 계시다.
가끔 그분을 보면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인데 영어를 정말 잘 가르치기는 한걸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분 부인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시고.
전에 특수교육을 하신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농담을 했다.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정년퇴직을 할수 있는 직업중 불행하게도 교사도 있다고.
공무원이기에.
다들 고개를 저으면서도 그냥 놔둔다.
일년만 버티자, 내년에는 다른반이 되겠지... 식으로.
또 발령받아 떠나겠지. 괜히 왜 상관을 해......
그 작은 아버지도 아마도 그런 무관심사회라서 정년퇴직까지 버틸수 있었을 것이다.
사립학교는 더 하지 싶다.
그런데 참 슬프다.
이 사회가 만든 현실이고 풍조이기에.
헝가리에 와서 참 많이 배운다.
감동도 받는다.
먼저 교사인 엄마,교사인 아내를 배려해주는 그래서 가정을 지킬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많이 부러웠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아침 7시30분까지 학교에 간다.
물론 유치원도 같은 시간에 문을 여니까 아이 유치원에 넣어두고, 아니면 아이랑 함께 학교로
간다. 다른 직장은 8시에 시작을 하니 아이를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고 출근이 가능하다.
학교에서 아침,점심,간식을 다 준다.
대부분의 직장은 4시 퇴근이니 4시에 퇴근을 해서 아이들 데리고 가면 된다.
또 초등학교 선생님은 7시 30분부터 1시까지만 수업을 한다. 물론 일이 있으면 한시간 정도
더 남겠지만 대부분 수업이 끝나면 내일 수업준비를 하고는 3-4시에 퇴근을 한다.
대신 오후 12시 부터 오후5시까지 아이들을 봐주시는 다른 선생님이 출근을 하셔서 아이들의
숙제도 봐주시고 바깥놀이도 함께 가서 지켜보신다. 그분들은 수업을 하시지는 않는다.
아침에 가면 담임선생님을 보고, 오후에 아이를 데릴러 가면 오후 선생님이 계신다.
결혼한 선생님들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아이들을 돌보고 자기반 아이들 생일파티도 다 참석을 한다.
난 우리 아이 초등학교 1학년 생일 파티때 담임선생님이 집까지 오셔서 아이들과 함께 게임도 하시고
음식도 함께 나누어 주셔서 감동이었었다. 헝가리 말도 잘 못하는 나는 그저 고맙기만 하고.
나중에 보니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아이들 생일파티에 함께 하셨었다.
아이들은 어려서 부터 선생님이 어렵거나 멀리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를 사랑해주는
참 좋은 친구로 인식을 한다.
선물도 일년이 끝나는 날 꽃이나 작은 선물이면 되었다.
대부분이 꽃. 아니면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
한번도 돈봉투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다.
올케도 중학교 국어선생님이시다.
언제나 바쁘다. 게다가 담임까지 맡고는 일이 밀려 늦게 퇴근하면서도 일거리를 가지고 와서
새벽까지 한다고 친정엄마는 걱정을 많이 하셨었다.
게다가 왜그리 연수도 많고 내야하는 보고서는 많은지.
우리나라 학교선생님들은 아마도 그래서 자기 아이들은 오히려 자기손으로 키우지를 못한다.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그런 현실속에서 학생들을 위해서 어떻게 감동적인 희생을 요구할수 있겠나.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는 선생님들인데.
아~~~
물론 직업정신조차 없어 요령피우며 그저 수업준비도 없이 시간때우면서도 편하게 지내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이지만.
큰아이가 5학년때 담임선생님이신 미스터 윈터는 아이들 13명을 데리고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에 추억을 만들어 주겠다며 캠프를 갔었다. 1박2일.
큰아이는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저녁과 아침이 너무나 맛있었다고.
사과를 구워먹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하루종일 할 이야기가 어찌나 많은지.
5학년을 마칠때 담임선생님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기도하시고
하나님 말씀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셨었다.
큰아이가 다니던 ICSB는 선생님들이 교사지만 월급이 없는 선교사들이다.
아마도 그래서 더 헌신적이었겠지만 매순간매순간 감동이었었다.
이런것이 고귀한 희생이지...... 했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감동을 받는 것.
작은 녀석이 5학년 때는 미쓰 티나가 아이들을 모두 자기 집으로 초대를 해서는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었었다.
지금도 미쓰 티나는 매년 자기반 아이들을 데리고 지하철을 갈아 타면서
집으로 데리고 가서 함께 밤을 지내며 핫케이크를 만들어 준다.
학교에서 시킨다고 하겠나......
젠더 바이블을 할때도 5,6,7학년 여자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가셨었다.
작은 녀석 지금도 그때 하나님 말씀을 모두 기억하며 그때의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내가 헝가리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참으로 멋진 분들이셨다.
아이들 하나하나 존중해 주시고 그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그리고 비교하거나 재촉하지 않으시고 기다려 주시는 .
언제나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그런 멋진 선생님들.
한국의 교사들은 공무원으로 월급이 적지 않다. 많은 혜택도 있다.
하지만 이곳의 선생님들은, 헝가리 선생님들도 월급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저 직업적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어거지로 조직에 의해 강요당한 희생이 아니라 스스로 기쁨으로 하는
감동을 주는 그런 희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변화가 되나 보다.
지성과 영성의 만남(이재절,이어령대담)에서 어떤 분이 질문을 했다.
저는 공교육에도 있어 봤고 사설 영어 학원에서도 학생들을 오래 가르쳤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교육이 끝났다고 보는데요, 순기능은 다 잃고 역기능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오히려 나쁜 걸 배우고 열등감 느끼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까지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말입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철 목사님께서 신앙이 있는 분이신가요? 하고 물으셨고,
그렇습니다. 라고 답을 하셨다.
이제철 목사님께서는
적어도 크리스천 교사라면 자기 학교가 선교지라 생각해야 합니다. (중략)
크리스천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직업인이 아니라 '소명인'으로서
자신의 교육장을 선교지로 삼는다면분명 소망이 있습니다.
라고 답하셨다.
오늘 새삼 이 말씀이 떠오르면서 우리나라 교육공무원중 몇%가 크리스찬일까....
직업인이 아니라 소명인이 된다면 분명 미친듯 잘못된 길로 가속이 붙어 달려가는
이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생각해 봤다.
가만가만 더듬어 보니 친정아빠쪽 그 많은 선생님들중 도대체 몇이나
신실한 크리스찬 일까....? 거의 없다.
반정도는 교회를 나가지만 소명인은 아닌것 같다.
다 직업인 선생님들인것이다.
하은이의 담임이셨던 미스터 윈터나 미쓰 오르.
그리고 하빈이에게 많은 영향을 지금도 주고 계시는 미쓰 티나, 그리고
요즘 바이블 시간이 너무 재밌다고 정말 잘 설명해 주신다는 미스터 K.
매일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선생님들.
난 그분들이 감동적인 희생을 하는 분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젠 자율적으로 아닌것을 아니라고 말하며 고칠수 있는 우리나라
크리스찬 선생님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어쩔수 없이 현실에 순응하면서 희생이 아닌 고생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변화도, 감동도 주지 못하는 그런 땅에 밟히는 맛을 잃은 소금이
아니라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감동을 주는 희생을 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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