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했다.
뼛속까지 시리게 우울했다.
가끔.... 아주 가끔.... 난 그랬다.
몸이 아파서.... 더.. 그랬나 보다.
그래도 일이 있어 고맙고,
결근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삐지기 대장 어린 왕자라서
몸 추스르고 출근하며 어이없어 웃고.
금요일, 색종이접기 클럽을 하는 동안
배구팀 아이들은 남부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우리 집으로 출발을 했다.
삼각형 상자를 접을 까.... 했었는데 장선생님 블로그에 갔다가
아~~~ 하고 준비없이 할 수 있는 인형을 접었다.
결석한 어니따에게 쪼끔... 미안....
정확히 4시30분에 끝내고 정신없이 출발을 했다.
기차가 4시 46분에 출발을 한다니 어쩌면
나보다 먼저 도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니나 다를까 동시에 난 집에,
아이들은 기차역에 도착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먼저 집에 짐을
내려놓고 다시 가서 길 중간에서 만나 차에 태우고 집으로 왔다.
너무나 감사하게 김밥을 보내주셔서 나는 한숨 돌리고,
아이들은 김밥을 보자 너무나 좋아하고.
전날 불고기,닭조림을 만들어 놓았기에 밥만 급히
해서 배고파 하는 아이들 먼저 저녁부터 먹였다.
배고팠는지 어찌나 맛있게들 먹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난 배가 불렀다. 너무 이쁜 아이들.
밥 먹더니 영화를 보신다. 한쪽에서는 영화를,
한쪽에서는 매니큐어를..... 그래서 팝콘을 튀겼다.
과자에 저녁에 팝콘까지 저리 먹고도 살 안 찌는 아가들.
에고~~~~ 부러워라~~~
남편이 들어오는데 마시멜로를 들고 온다. 내가 못 구한.
그리고 감자를 포일로 싸더니 밖에 나가서 불을 피운다.
언제나 말없이 아이들을 챙기는 남편이 고맙다.
사실 이날이 남편 생일이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케이크에 초 켜고 미역국 간단히 놓고 생일을 했었다.
고마워요~~ 신랑.
그런데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쩌누~~~~ 그래도 아이들은 좋단다.
좀 추운데도 신이 난 아이들.
마시멜로도 구워 먹고, 감자도 굽고.
까르르~~~ 까르르~~~
십 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가득 채운다.
그래서 내 마음도 환해진다.
고마워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 놀고 남은 것으로 신이 난 아이들.
멀리서 창문으로 보는 나도 좋다.
춥기도 하고 아직 몸이 으슬으슬해서 사진기를 줬더니
작은 녀석이 찍어 왔다.
내년 봄에 날씨가 아주 좋을 때 다시 한번 바비큐 파티를 합시다.
아가씨들~~~
난 10시 넘어 약을 먹고 눕고,
아이들은 다시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수다를 떨고....
아침 6시에 일어나니 아가씨들 모두 꿈나라.
천천히 아침 준비를 하고,
신랑도 일찍 나가서 빵을 사 오고 치즈에, 햄을 잘라서
접시에 담아 준비를 해준다.
몸이 부실해서 밤에 잠을 잘 못 잔 마누라 대신 고생이 많은 신랑.
아침 8시가 넘어가자 한쪽은 영화를 보시고,
한쪽은 아직도 꿈나라.
아침에는 보통 김밥말기를 하는데 이날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냥 빵으로. 대신 저녁 야식으로 준비했던 만두를 조금 쪘다.
도대체.... 언제..... 식사할 거냐고요~~~~~
드디어 모두 일어나시고 9시 넘어 아침 식사를 하시더니 다시 영화를 보신단다.
그사이 신랑은 들어가서 쪽잠을 잔다.
밤늦게까지 혹시 아이들이 어쩌나.... 싶어 안 잤었나 보다.
오전 11시 30분에 내차와 남편 차에 아이들 나눠 태우고 부다페스트로 갔다.
내년에 정말 날씨 좋을 때 마당에 텐트 치고 바비큐 파티합시다.
딸들이 있어 너무 좋다.
엄마라서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고
세심하게 살펴주는 신랑이 있어 참 좋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우울해지지 않기로 했다.
씩씩하게 훌훌 털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그리 걸어가야지.
언젠 안 그랬나......
그리고 감기도 떨어졌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감사하게 지났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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