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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하면 넘~~~ 좋겠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6. 4.

오늘처럼 기분 무지 꿀꿀하고 더러운 날.

이런 날은 신랑이랑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하면 참 좋을 텐데....

아니다.

청하를 무지 좋아하는 언니랑 곱창집에 가서 청하 한잔 기울이며

수다 떨면 정말 좋겠는데.....

형부도 함께면 너무 좋겠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처제라며 모든 투정 다 받아주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우리 형부랑 함께 파전에 소주 한잔 하면

너무 좋겠는데....

그럴 때 엄마는 항상 그러셨다.

그래라~~~ 애들 걱정 말고 밤길 조심하고....

가끔은 엄마가 통닭을 배달시켜 주면

튀긴 닭을 먹는 엄마 옆에서

우린 맥주나 막걸리를 마시곤 했었다.

낄낄낄 웃으면서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엄마랑.

오늘 참 그립다.

치킨 배달시켜서는 엄마는 콜라 마시고

우린 막걸리나 맥주를 마시며

옛날이야기하며 까르르 웃고 또 웃으며 밤을 지새우던 그런 날이 

너무나 그리운 날이다.

그래서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소주는 없어서 와인이라도.....

마누라 상태를 짐작한 신랑이 다리 절뚝거리며 나가서는 숯불을 핀다.

그사이 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오징어와 오리 다리를 손질해서 재우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밖에서

신랑이 숯불로 구워온 고기들.

하은이 먹어 보더니 감탄, 감탄.
에이씨~~~~ 여기에 와인이 아니라 소주나 청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신랑..

예수님도 옆에 앉아서 함께 할래요?

그리 물어본다.

딸들이 보면 웃겠다.

왜~~~?

예수님 제일 처음 한 이적이 결혼식장의 포도주 만드는

거였걸랑요~~~~

아마 한국이었다면 물이 막걸리로 변했겠지...

그리고 우리 예수님도 그때 신랑 신부랑 제자들이랑

다 같이 결혼 피로연을 즐기지 않았을까?

그랬을 것 같은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절대로 근엄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그리 폼 잡고

앉아 계시지는 않았을걸?

어쨌든. 오늘 하루 종일 외식하는 바리새인들, 회칠한 무덤.

외면적인 경건함. 일주일에 몇 번씩 드리는 기도와

예배로 무장한 교만함.

그러면서 날카로운 칼 같은 혀로 찔러대는 모든 것들에 신물이 났다.

사랑도 없으면서 사랑을 가장하는 모든 것들에 염증이 났다.

쉽게 돈을 거론하면서 

함부로 무시하고 업신 여기는 거만한 태도에 구역질이 난다.

고상하고 우아한 사람이 아니다.

모든 것이 표정에서 드러나고 슬프면 바로 눈물이 나며

이쁘고 좋으면 숨기지 못하는 단순한 ,

너무 단순해서 사실 좀 문제가 있는 그런 사람이다.

왜냐하면 싫거나 불편하면 또 숨기지 못하기에 피해버려서.

그래서 이곳이 참으로 힘들다.

이런 나를 잘 아시는 하나님이 5살 아이들과 함께 있게

보호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곧 50을 바라보는 흰머리 염색하는 중년인 내가

아직도 이런다.

언제쯤이면 싫어도 내색하지 않고

좋다고 마냥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려나.

 

언제쯤 엄마처럼 그럴 수도 있지,

그럴수도 있는 거야... 하며 넘기려나.

아마도 안될 것 같으다.

 

오늘은 만사가 다 귀찮다.

내가 왜 이런 상처를 받고 있어야 하나.... 싶다.

 

오늘 하루 종일 예수님만 귀찮게 했다.

그리고,

아빠 하나님만, 엄마 하나님만 수십 번 부르고 또 부른다.

 

만사가 다 귀찮아진다.

왜 헝가리에 오래 산 사람들이 사람을 피해

은둔생활을 하는지 살수록 이해가 간다.

오늘 다시 다짐한다.

그냥 조용히 더 조용히 그리 살자고.

나서지도 떠밀려서라도 나서지 말고 그리 살다가 

빨리 정리하고 떠나고 싶다고.

그러고 싶다.

애들 대학 가면 이곳을 떠나 훨훨 어디든 가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사람을 조종하고 싶어 한다.

그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일에 그 사람이 필요해서 이용을 한다.

좋은 말로, 칭찬을 포장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조종하고 움직이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내고 잘못됐다고 표현을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또 설득하려 한다.

그래도 안되면 참으로 고집 세고 완고한 사람이라 비판을 한다.

그런데 난 그렇게 조종당하는 줄도 몰랐었다.

이젠 알았으니 안 하고 싶다.

그게 화목이고, 화평인 줄 알았었다.

큰소리 나는 것이 너무 싫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했었다.

이젠, 이젠 안 할 란다.

그것이 화평이, 화목이 아니었다.

이제 보니....

 

엄마가 보고 싶어 진다.

언니도, 형부도.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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