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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일기일회 - 법정 스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11. 14.

2010년에 읽었던 법정스님의 일기일회를 다시 꺼냈다.

가을이라 그런가..... 겨울 눈이 덮이면 법정스님이 떠오른다.

책을 통해 본 스님의 겨울모습이 인상적이었기에 그런가 보다.

다시 읽는 일기일회.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본문 중)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더 느낀다.

법정스님의 강의(법문)는 나에게 참 많이 익숙하다는 것.

어쩌면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것과 많은 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는지.

물론 시작과 끝은 분명 다르나 삶의 자세와 관계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그리고,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

우리나라의 크리스천과 불신도들이 정말 이렇게 노력하며 산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우리나라가 얼마나 평화로워질까.....

우리나라가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나라가 될까.....

불신도들은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그리 노력하며 살고,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기며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산다면 우리나라 참 살만한 멋진 나라가 될 텐데.....

 

본문의 내용 중에서....

 

곧 승가의 생명력은 청정성과 진실성에 있습니다.

......

이 절에 사는 스님들과 신도들, 또는 이 절을 의지해서 드나드는 불자들의 삶이

저마다 맑고 향기로운가, 맑고 향기롭게 개선되고 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맑음은 개인의 청정과 진실을 말하고, 향기로움은

그 청정과 진실의 사회적인 영향력, 메아리입니다.

도량에서 익히고 닦은 기도와 정진의 힘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이나

이웃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시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절이나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니지 마십시오.

절에 다닌 지 10년, 20년 되었다는 신도들을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절이나 교회에 다니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분들은 절의 재정에는 보탬이 될지 모르지만 각자의 신앙생활의 

알맹이에는 소홀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도량은 눈에 보이는 건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건물은 한때 존재하다가 없어집니다.

건물이 있기 전에 먼저 진리 추구가 있었습니다.

도량은 눈에 보이는 건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도량에 사는 사람들과 도량을 의지해서 드나드는 여러분의 삶이 맑고

향기롭게 개선되어야만 비로소 도량다운 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자비의 '자'는 함께 기뻐한다는 뜻이고, '비'는 함께 신음한다는 뜻입니다.

남이 잘되는 것을 더불어 기뻐하고, 남의 고통을 그냥 바라보지 않고

더불어 신음합니다.

 

부처님의 제자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남의 자리를 넘보지 말고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킬 때 세상은 더 맑고 향기로워집니다.

 

마음, 마음이여, 알 수가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구나.

그토록 부드럽고 맑고 투명한 물이 한번 굳게 얼어붙으니 도끼로 깨도 

잘 깨지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도 주변 상황에 의해 한번 얼어붙으면

그처럼 견고해집니다. '심여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물은 흘러야 합니다. 물이 흘러야 그 생명력을 

유지하듯이 마음도 살아서 움직여야만 건강한 마음이 됩니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마치 그림자가 그 실체를 따르듯이.

 

일일일야 만사만생. 하루 낮 하루 밤에 만 번 죽고 만 번 산다 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수행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의 연장이 아닙니다. 

새날입니다. 내일 일을 누가 압니까? 

그날그날을 새날로 맞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거듭거듭 성숙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날 때부터 귀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그 사람의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귀한 사람도 되는 것이다.

 

비가 오락가락.

그래서 안개가 내려앉고,

하루 종일 가라앉은 듯한 탁한 날씨.

그런데 오히려 이런 날 스님 말씀이 더 가슴에 담긴다.

아마도 조용함 때문이 아닐는지.....

내 안이..... 

가끔은 밝은 햇살이, 환함이 내 속을 시끄럽게 만들 때가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