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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13년

GGYG 크리스마스 파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12. 7.

아이들 귀가지도하자마자 식품점으로 달려갔다.

오후 5시에 하이스쿨 아이들이 모여 GGYG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음식을 아침에 못 만들었기에 만두랑 유부초밥 할 재료를 사러.

일주일 전부터 하은이는 기도했다.

많은 아이들이 참여해서 재밌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되기를......

아마도 회장이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되었었나 보다.

그래서 나도 혼자 기도하는 시간에 기도했었다.

"하나님, 하은이가 맘이 쓰이나 봐요. 함께 모여 하나님 말씀 듣고

서로 게임하며 친해지고 하이스쿨을 기억할 때 재밌었다는,

그때 크리스천 학교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파티는 특별했다는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아이들에게 허락해 주세요."

그리 기도하고 맞이한 금요일 저녁.

생각보다 음식이 풍성하다.

감사해라....... 감사해요~~~~

 

난 아침에 출근하랴 도시락 싸랴 바빠서 

수업 끝나고 유부초밥과 만두를 구웠다.

내가 만두를 굽는 동안 하은이랑 미술 선생님이신 Mrs 제터가 함께 

유부 안에 밥을 넣어 주고.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나중에 미술 선생님과 1학년 선생님에게 만두 만드는 것을 알려 주기로 했다.

한국 음식이 너무너무 좋으시다고. 

땡큐~~~~~~

그리고 제케일러가 만들어 온 루돌프 사슴 쿠키.

너무 이뻐서 먹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데리고 왔다.

신나는 식사시간.

캔들이 만들 온 버터쿠키와 크리스마스 칼라로 만든 아이싱.

은근 중독성이 있는지 모두들 끊임없이 와서는 먹는다.

파티 때는 설탕을 좀 과하게 섭취해도 좋을 듯.

2년 전? 3년 전? 

내가 만들었던 생강과자를 안 버렸었나 보다.

장식하는 데 사용된 생강과자.

너희들 아직 있었구나...?

우리 하빈이 베스트 프랜 엘리자베쓰.

이제 외교관인 엄마의 임기가 끝나 나이지리아로 돌아간단다.

아쉬워 어쩌나..... 깔로따, 유리, 패이튼, 에다,....

모두들 떠나고.... 아쉬워라.

새 친구를 보내주셨고 또 좋은 친구가 올 거라 기대해 본다.

생각보다 많이들 왔다.

안이 좀 비좁을 만큼. 40명이 넘었으니까......

감사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우리 십 대 아이들.

그저 아침이슬 같이 맑고 영롱한 하나님의 귀한 자녀들이기를.

이슬비에 옷 젖듯 하나님 말씀 안에서 본인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젖어 들어 어려울 때면 자연스레 하나님 앞에서 엎드리는 자녀들이기를.

선물 뽑는 시간.

큰 번호는 앞 번호의 선물들 중에서 가져가도 되고

다시 뽑아도 되는데 중국 남자아이들이 곰인형을 좋아해서

서로 뺏고 뺏기고.... 고거 재밌네....

하은이가 준비한 선물인 핑크 가발은 아고타 동생이 받았는데 

제이가 어찌나 탐을 내던지.

하빈이가 준비한 또 다른 핑크 가발은 에이미가 뽑았는데

뒷번호인 아고타가 맘에 들어 뺏어 갔다.

에이미는 다시 선물을 뽑고.

그렇게 아고타, 토미 남매는 핑크 가발을 쓰게 되었다.

이름 맞히기 게임도 하고.

집에 있는 이불까지 동원되고.

요것도 생각보다 재밌다.

이불이 내려가면서 마주 본 친구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웃기고,

이상한 표정과 빌려 쓴 모자, 스카프 때문에 웃기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가 죽었는지를 맞추어야 하는 게임.

말없이 표현만으로. 너무 웃겨 눈물이 날 지경.

 

그렇게 2013년 하이스쿨 GGYG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났다.
주일 예배를 위해 청소하고 의자를 정리하고

뒷마무리까지 깔끔히 한 이쁜 아이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만난 산타 할아버지와 사탄.

일 년 동안 착하게 지낸 아가한테는 선물이,

말 안 듣고 말썽 부린 아가한테는 사탄이 맴매를.

헝가리는 12월 6일에 산타가 온다.

아침에 학교에 오면서 어찌나 신이 났던 지. 우리 아가들.

모두들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을 한 아름 들고 와서는 자랑을 하시느라.

맴매 맞은 아가는 한 명도 없는 것을 보면 모두들 말을 잘 들었나 보다.

 

오래전.....

12월 6일에 헝가리에 산타가 온다는 걸 몰랐던 나는

두 딸들을 유치원에 평상시처럼 보내고

오후에 데리고 오는데.....

두 딸들이 너무 시무룩....

무슨 일이.....

그때 카시트에 앉아서 조용히 있던 하빈이가 닭똥 같은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하는 말이.

"엄마, 내가 엄마한테 떼써서 우리 한테만 산타할아버지가 안 왔나 봐요.

다른 친구들은 모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셨대요." 하며 운다.

????

오늘이 6일인데 산타가?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지고....

순간 떠오른 생각이.

"딸들. 우리 집은 이르드잖아. 부다페스트는 6일이고 그다음에

부다외르쉬,  디오쉬드....

그렇게 돌아야 하니까 이르드랑 싸쓰 헐롬버터는 오늘이야. 진짜로.

엄마가 알아봤는데 그렇데"

그렇게 달래 놓고 

식탁 위에 쿠키랑 우유 한 컵 올려놓고 기대하며 잠든 딸들 놓고

신랑이랑 한밤중에 뛰었었다.

정신없이.....

왜~~~~!!! 산타가 12월 24일에 안 오고 6일에 미리 오냐고요~~~~!!!

그렇게 바쁜 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난 딸들 어찌나 행복해하던지.

선물도 좋지만 산타할아버지가 왔다는 것 때문에.

 

이제 다 커버린 딸들 덕에? 12월 6일 긴장하지 않아도 돼서 좋지만

잔재미가 없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