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카톡으로 사진이 한 장 날라 왔다.
금반지 한쌍이 찍힌.
뭐야?
했더니.....
엄마가 정신이 말짱할 때 본인이 가지고 있던 금을 녹여
언니 부부, 우리 부부, 그리고 남동생 부부한테 금반지를 만들었다고.
그리고
엄마가 가지고 있던 진주로 언니, 나, 올케한테
진주 목걸이를 만들었다며.
작년에도 엄마가 가지고 있던 호박 목걸이를 나한테 주셨었다.
이제 나이 들어 무겁다며....
맑은 정신일때 하나하나 정리하고 싶다면서.
에고~~~~
누가 보면 엄마 보석이 엄청 많은 줄 알겠네.
반지 받아 손가락에 끼워보니 잘 맞는다.
신랑은 좀 작다고.
나중에 늘리면 되겠지.
나중에 나중에 딸들 시집갈 때 하나씩 줘야겠다.
엄마 진주로 만들었다는 목걸이를 목에 걸고 만지작만지작.
그러다 불현듯. 왜 저리 자꾸 정리를 하시나....
많지도 않은 패물을 이렇게 다 나누어 주시고.
하기사 엄마는 만나는 사람이 엄마가 입은 재킷이 이쁘다 칭찬을 하면
바로 벗어서 주시고, 본인 손가락에 있던 금가락지도 그냥 빼서 주시는 분이다.
누가 엄마가 가지고 있는 가방이나 소지품을 이쁘다 하면
줄까?
가져라.
하시며 바로 주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성경말씀처럼 주고 주고 또 주다 보니 어느새
엄마는 빈손이 된 것이 아니라 더 풍요로워졌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
이젠 본인한테 있는 많지도 않은 것들이 버거워지셨나.....
아들, 사위 며느리, 딸들한테 금가락지 만들어 나누어 주시고,
진주로 똑같은 펜던트 만들어 나누어 주시는 것이.
에휴~~~~~
시간이 지나 딸들이 크는 것은 감사한데
그 시간에 엄마가 떠날 준비를 하시는구나.
오늘 하루가 지나가는데 난 오늘 하루를 무거운 짐을 힘겹게
끌고 가는 그런 기분으로 보냈다.
해가 뜨면 가슴이 설레며 하나님이 선물로 준 하루를 찬양으로 시작하고
오늘은 주님과 어떻게 지낼까.... 기대하며 설레며 그렇게 살지를 못했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참으로 아쉽고 아깝고 속상하다.
하지만 엄마 말대로
일 년에 사계절이 있듯이,
하루 24시간에도 아침이 있고, 낮이 있고, 밤이 있듯이.
그런 거니까......
오늘도 딸들과 하루를 마감하며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고 정리한다.
내일은 아직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아니니까....
오늘 하루 감사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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