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앞서가던 작은 녀석이 날 부른다.
뭔가 발견한 것이다.
보통 지렁이나, 벌레, 도마뱀.... 이런 거.
아니나 다를까 민달팽이다.
넘~~~~ 이쁘단다.
엄마, 누가 밟으면 어떡하지?
안 밟아. 지금 천천히 내려가잖아.
그래도..... 누가 밟을 수 있잖아.
괜찮아.
우리가 데려가면 안 돼?
어? 안되지. 지금 아침인데 하루 종일 어떻게 하려고.
데려가고 싶다.
에휴~~~~
지금 9학년(중3) 여학생 맞나? 싶다.
근데 난 이런 딸이 참 이쁘다.
발걸음을 못 옮기고 주춤거리는 작은 녀석.
며칠 계속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민달팽이들이 밖으로 나왔다.
큰 녀석은 눈에 띄기에 괜찮은데 저리 작은 아기 민달팽이는
밟히기 쉬울 텐데....
진짜 저러다 밟히면 어쩌나..... 나도 은근 걱정이 된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참 좋다. 처음에는 게임 룰을 잘 몰라
우왕좌왕하더니 신나서 논다.
우리 아이들 오늘 수영하는 것을 보다가
헝가리는 참 좋은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부터 필수로 수영을 가르친다.
초등학교까지. 나라에서.
참 친절하게 정말 잘 가르친다.
우리 아이들 정말 수영을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좀 안타까운 마음이.
이렇게 즐겁게 수영을 배우다 보면 2학년쯤에는
깊은 물에서 수영을 한다.
천천히 꾸준히. 참 좋은 방법인데.
너무 이뻐. 넘 이뻐.
어쩜 이렇게 이쁜지.
큐빅을 가져와서는 이렇게 저렇게 놀더니만
못 맞추자 아예 다 분리를 해버리는 이 녀석들.
맞출 수 있어?
네.
용감하게 대답을 하더니 웬걸.....
다 부셔서는 조각조각 주머니에 넣어 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빠가 맞춰 줬다며 신나서 들고 오는 개구쟁이들.
이래서 또 이쁘다.
수십억 빌딩이나 집이 아닌 이런 블록 성을 만들고
너무나 행복해하고 뿌듯해하는 아이들이
난 참 좋다.
스스로 맘에 들어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나중에 커서도 너무 욕심내느라 삶을 허망하게 만들지 않는
지혜로운 아이들이면 참 좋겠다.
2학년 에밀리는 하빈이 가 좋단다.
별로 크게 표현도 안 하는 하빈이 가 좋단다.
그리고 이렇게 시를 써서 하빈이에게 바쳤단다.
귀여워. 귀여워~~~~ 너무 귀여워.
누구 나한테 이런 멋진 시 써서 바치는 왕자님은 없나?
모두 다 개구리로 변해버렸나....?
하늘이 참 신비롭게 곱다.
요 며칠 계속 하늘을 찍었다.
자꾸만 하늘을 본다.
하나님을 바라보듯 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늘을 본다.
이제 곧 5월이네.
5월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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